행정 용어나 법률 용어를 보면 왜 그렇게 어려운 말을 쓰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빚을 갚다”로 쓰면 될 것을 “변제하다”라고 쓰거나
“속길”이라고 쓰면 될 것을 “이면도로”라고 씁니다. 속길이나 이면도로나 모두
마을 안 길입니다. 그런가 하면 늘어선 집들의 뒤쪽으로 난 길은 “뒤안길”입니다.
또 길 이름에 “등굽잇길”, “굽돌이길”과 “에움길”도 있습니다. “등굽잇길”은
등처럼 굽은 길로 비교적 완만하게 활처럼 휘어진 길을 말하고, “굽돌이길”은
급히 돌아가는 커브길입니다. 그리고 “에움길”도 있습니다. “에움길”은 빙 둘러서
가는 길을 말합니다. 가까운 방향으로 질러가는 길이 “지름길”이라면 이와는 달리
빙 둘러서 가는 우회로를 일컬어 “에움길”이라고 하는데 “두름길”과 같은 말입니다.
여기서 하나 더 알아둘 것은 본디 길이 없던 곳인데 많은 사람이 지나가 한 갈래로
난 길을 “통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