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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에 맞는 농업서 《농사직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농사직설(農事直說)》을 여러 도(道)의 감사와 주ㆍ군ㆍ부ㆍ현과 서울 안의 2품 이상의 관원에게 나눠주고, 임금이 말하기를 '농사에 힘쓰고 곡식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왕정(王政)의 근본이므로, 내가 언제든지 농사에 정성을 쏟는 것이다.' 하였다." 이는 《세종실록》 47권, 세종 12년(1430년) 2월 14일 기록입니다. 세종 때 정초(鄭招)ㆍ변효문(卞孝文)이 펴낸 《농사직설(農事直說)》은 우리나라 풍토에 맞는 농사법을 찾아서 쓴 것으로 그동안 중국에만 의존했던 농사에서 벗어난 획기적인 농업서입니다. 나라의 뿌리인 농사가 생산력이 현저히 낮아지자, 백성의 생활은 날로 어려워졌는데 이를 안타까이 여긴 세종임금은 고민 끝에 이런 현상이 조선 풍토에 맞는 농사법이 없어서임을 깨닫고 마침내 각 지방에 농사 경험이 풍부한 농민들에게 그들의 농법을 물어 정리한 것이 《농사직설》입니다. 책 내용을 보면 씨앗의 고르기와 갈무리법, 논밭갈이법이 있는가 하면 삼ㆍ벼ㆍ기장ㆍ조ㆍ수수ㆍ피ㆍ콩ㆍ팥ㆍ녹두ㆍ보리ㆍ밀ㆍ참깨ㆍ메밀 등의 재배법이 나옵니다. 이 가운데 볍씨 뿌리는 법을 보면 당시 4가지 농법 곧 논에 볍씨를 뿌려 그대로 키우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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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강제노역을 지워나간 일본
[우리문화신문=류리수 기자] 지난 기사에서는 구로베의 고열터널에서 공사 중에 다이너마이트가 자연폭발 해서 몸이 흩어지고, 괴력의 눈사태로 인해 숙소 채로 내동댕이쳐져 몸이 찢겨 죽은 조선인들에 대해 얘기했다. 최근 구로베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은 일찌감치 조선인의 흔적을 지워나갔고 일본인의 손으로 자연을 이겨낸 문화유산이라고 당당하게 자랑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구로베에서 이렇게 고통 속에 죽어간 조선인들의 기록이 지워져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 또한 극히 일부이지만 조선인들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해 온 일본인도 함께 조명해 보겠다. 기록소설 《고열터널》이 지운 ‘조선인’, 그리고 역사에서 삭제된 ‘조선인’ 요시무라 아키라(吉村昭)는 구로베의 제3발전소 공사를 조사하고 증언을 살려서 소설 《고열터널(高熱隧道)》을 썼다. 이 소설에서는 일하는 사람을 기술자, 인부장, 인부 이렇게 셋으로 나누면서 터널에서 참혹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인부’라는 말로 뭉뚱그려서 칭했을 뿐 한 번도 ‘조선인’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 까닭을 대담에서 다음과 같이 변명했다. “이 공사에 종사한 노동자의 절반 이상은 조선사람인데, 강인한 체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