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천지에 고하는 제사를 지냈다. 왕태자가 함께 참석하였다. 예를 끝내자, 의정부 의정(議政府議政) 심순택이 신하들을 거느리고 아뢰기를, "고유제(告由祭)를 지냈으니, 황제의 자리에 오르소서." 하였다. 신하들의 부축을 받으며 단(壇)에 올라 금으로 장식한 의자에 앉았다. 심순택이 나아가 곤룡포와 면류관을 성상께 입혀드리고 씌워 드렸다. 이어 옥새를 올리니 상이 두세 번 사양하다가 마지못해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왕후 민씨(閔氏)를 황후(皇后)로 책봉하고 왕태자를 황태자(皇太子)로 책봉하였다.” 위는 《고종실록》 34년(1897) 10월 12일 기록입니다. 1897년 2월 고종이 아관파천(러시아공사관에 거처를 옮긴 사건)에서 환궁한 뒤 독립협회와 일부 수구파가 연합하여 임금을 황제라 부르고, 독자적인 연호 사용한다는 ‘칭제건원(稱帝建元)’을 추진, 8월에 연호를 광무(光武)로 고쳤으며, 9월에는 하늘에 제사를 드리던 제단 곧 환구단(圜丘壇)을 세웠고, 드디어 1897년 10월 12일 황제즉위식을 올림으로써 대한제국이 세워졌습니다. 고종은 환호하는 백성들 사이로 경운궁(덕수궁)에서 원구단으로 갑니다. 그리고 원구단에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글날 제정 100돌을 맞아 훈민정음의 과학성과 한글 글꼴의 한류 확장을 함께 살피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어문화원연합회ㆍ세종대왕기념사업회ㆍ산돌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6 한글주간 학술대회 “내 곁에 한글, 소리에서 한류까지”가 10월 14일(수) 낮 1시부터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새문안교회 비전홀(1202호)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는 두 부로 나뉜다. 제1부 “훈민정음, 과학으로 증명하다”에서는 의학ㆍ음성학ㆍ문자학의 관점에서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과학적으로 검증한다.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훈민정음 발음 기관을 통해 의학과 한글의 만남을 보여 주고, 이호영 서울대학교 교수가 음향음성학으로 훈민정음 자모음을 측정한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이 훈민정음 해례본에 담긴 창제 원리를 과학의 눈으로 다시 읽는다. 제2부 “한글 글꼴, 한류를 입다”라는 공모전 대상 수상작 글꼴 반포식으로 문을 연다. 명계수 건국대학교 명예교수가 밝은체의 탄생 과정을, 이상현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회장이 K콘텐츠 속 한글 멋글씨(캘리그라피)를, 권경석 ㈜산돌티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자 한글날 제정 100돌을 맞은 지난 9일 한글학자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객원교수)이 1443년 훈민정음 창제부터 2026년까지 583년의 한글 역사를 100개의 사건으로 간추린 ‘한글 100대 사건’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김 원장은 이날 낮 2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기념 포럼 ‘훈민정음, 세계와 소통하다’에서 2부 주제 발제의 좌장을 맡아, 첫 발제로 ‘한글 100대 사건과 그 의미’를 밝혔다. 올해는 한글 역사에서 보기 드물게 여러 마디가 한 해에 겹친다. 김 원장은 발표문에서 “1446년 해례본 반포 580돌, 조선어연구회가 1926년 ‘가갸날’을 선포한 지 100돌에 주시경 선생 탄생 150돌, 박두성의 훈맹정음 반포 100돌, 헐버트 내한 140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창립 70돌까지 여섯 겹의 기념 해”라며 “100돌을 맞아 한글 역사를 100개의 사건으로 압축해 보는 일은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 200대 사건에서 ‘무엇을 뺄 것인가’를 고민하다 이번 100대 사건은 김 원장이 《한글교양》(아카넷, 20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장(청장 허민)이 2025년 9월에 제출한 「회암사지: 14세기 동아시아 선종사원의 전형적 고고유적」(HOEAMSAJI: Archaeological Remains of a Typical Seon Monastery from 14th-century East Asia, 아래 ‘양주 회암사터’)에 대한 ‘세계유산 예비평가’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예비평가(Preliminary Assessment)’는 각 국가가 세계유산의 등재 신청 준비 초기단계부터 자문기구와의 사전 논의를 통해 해당 유산의 완전성, 진정성 및 탁월한 보편적 값어치를 평가받고 잠재적 등재신청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2021년부터 유네스코에서 새롭게 도입된 제도이다. 국가유산청은 2025년 9월 「양주 회암사터」의 예비평가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하였고,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 ICOMOS)의 1년여의 서류심사를 거쳐 이번에 그 결과를 통보받았다. * 문화유산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자연유산은 국제자연보전연맹(아이유씨엔, IUCN)에서 예비평가를 하며, 현장실사 없이 1년여 동안의 서류심사로 평가가 진행됨. 이번 예비평가 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구 유유산업 안양공장(공장동, 연구동, 수위실), 「광주극장」, 「옛 대전공회당」 및 「제주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일제 비행기 격납고」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하였다. 「구 유유산업 안앙공장(공장동, 연구동, 수위실)」은 1950년대 말 형성된 제약분야 산업시설로, 원료 반입부터 생산과 연구 기능 등이 더해진 복합단지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중업에 의해 조성된 시설이라는 점에서 사회적ㆍ건축사적 값어치가 큰 문화유산이다. 또한, 「광주극장」은 1935년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법인이 개관한 극장으로, 일제강점기 조선인을 위해 조성됐던 문화공간이 현재에도 광주지역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역할하고 있으며, 현재 남은 유일한 단관극장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 그리고 「옛 대전공회당」은 1930년대 충남도청 이전과 대전읍에서 대전부로의 승격 과정에서 대전 첫 도시계획시설인 공회당 겸 충남산업장려관으로 건립된 건물이다. 현재 지방에 남은 유일한 일제강점기 공회당 건축물로 희소성이 있고, 1930년대 확산한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적용된 근대기 모더니즘 경향을 잘 나타내고 있어 건축사적 값어치가 크며, 원형회복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소장 김태영)는 11월 7일(토), 11월 14일(토), 11월 21일(토), 11월 28일(토)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새롭게 단청을 입힌 경복궁 흥복전(서울 종로구)에서 조선시대 왕실문화 이야기를 듣는 전문가 강연 프로그램인 ‘흥복전 왕실문화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올해 프로그램은 더욱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평일에서 주말로 시간대를 옮겨 진행한다. 아울러 성격이 다른 두 개의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우선 11월 7일(토)에는 이만희 작가가 궁궐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간한 책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궁궐의 비밀》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북궐도형 등 과거의 자료를 통해 현재는 사라진 경복궁 속 공간을 함께 추적해 보는 시간이다. 이어지는 3회차의 강연은 작년 12월 경복궁 근정전 향로에서 유실된 뚜껑의 재현품을 제작해 설치한 사업과 연계하여 경복궁 근정전 향로에 대한 심층 이해를 도모하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11월 14일(토)에는 이용진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교수와 함께 동아시아 향로의 세계를 탐험한다. 근정전 향로의 전통을 동아시아적 관점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10월 9일(금) 낮 11시 일본 도야마현(富山県) 구로베시(黒部市) 우나즈키(宇奈月)에서 조선인 노동자 희생자 여야용(呂野用) 씨를 기리는 89주기 추도식이 있었다. 추도식에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 15명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구로3댐 조선인 노동자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는 류리수 박사를 포함해 4명의 한국인이 참석했다. 이날 추도식을 안내한 사람들은 일본 현지 시민들로, 한국인 참석자들을 위해 여야용 씨 묘비석이 있는 동산까지 안내해 주는 등 3박 4일 동안 여러 가지 편의를 봐주었다. 여야용 씨 묘비석이 있는 곳까지는 차량 통행이 어려워 한국인을 태워준 일본시민들은 타고 간 차를 근처 우치야마(内山) 공민관(옛 우나즈키소학교)에 주차하고 우치야마역 철길을 건너서 야트막한 동산의 산기슭까지 함께 걸어 올라갔다. 조선인 노동자 여야용 씨 묘비석에 다다르자, 이미 와 있던 일본인들이 꽃, 향, 초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여야용 씨 묘비석에는 이름과 함께 “조선 경북 대구부 명치정(朝鮮慶北大邱府明治町), 1937년 10월 9일 사망(昭和一二年十月九日死亡)”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는데 그는 지금으로부터 89년 전에 이곳 낯선 땅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이 훈민정음 반포 580돌 한글날을 맞아 미국 아메리카국제대학교(총장 엘리자 리드)가 주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특별대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10월 9일 낮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훈민정음 세계와 소통하다’ 행사에서 있었다. 상장은 박상원 글로벌챈슬러 총장이 대신 전달했다. 이날 오양심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이사장도 같은 상을 함께 받았다. 아메리카국제대학교는 김 원장이 오랫동안 훈민정음 연구와 교육에 몸 바쳐 온 점을 높이 샀다. 김 원장은 특히 나라 밖 한글학교 특강 등으로 지구촌 곳곳에 우리말과 글을 알리고 한글 세계화에 이바지한 공로로 이 상을 수여한다고 했다. 박상원 총장은 미국에서도 한글날 기념행사가 크게 열리고 있다고 전하며, 한글날의 뜻을 높이고 한국어교육이 나라 밖으로 퍼지는 데 힘을 보태려고 이 상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슬옹 원장은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간송본)을 직접 보고 해설한 국어학자다. 훈민정음 해례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글과 세종을 다룬 책 133권(공저 72권)을 펴냈다. 세종문화상과 대한민국 한류대상을 받은 바 있다. 김 원장은 수상 소감에서 “한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가을이 되면 들판에서 익은 곡식을 거두어들입니다. 벼를 베고, 콩을 털고, 보리를 훑어 낟알을 얻습니다. 이렇게 가을걷이를 하는 여러 일 가운데 곡식의 이삭에서 낟알을 떨어 내는 일을 ‘바심하다’라고 합니다. 요즘은 흔히 ‘타작하다’라고 하지만 ‘바심하다’라는 우리 토박이말도 있습니다. 낯설게 느끼는 분이 많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 말이 들어 있는 ‘조바심’은 자주 쓰고 있습니다. '타작하다'와 같은 뜻을 가진 ‘바심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바심하다’를 다음과 같이 풀이합니다. 1.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다. 2. 채 익기 전의 벼나 보리를 미리 베어 떨거나 훑다. 첫째 뜻의 같은말로 ‘타작하다’를 들고 있습니다. 둘째 뜻과 같은말로는 ‘풋바심하다’가 있습니다. 두 말은 비슷해 보여도 쓰임을 가려야 합니다. ‘바심하다’는 곡식의 이삭을 떨어 낟알을 거두는 일을 두루 가리키지만, ‘풋바심하다’는 채 익기 전의 벼나 보리를 미리 베어 떨거나 훑는 일을 가리킵니다. 풋보리를 거두는 일처럼 아직 다 익지 않은 곡식을 거두는 상황이라면 ‘풋바심하다’라고 하는 것이 알맞습니다. 보릿고개를 견디게 한 풋바심 《표준국어대사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주식회사 셈틀(대표 오현우)은 한글날 지정 100돌을 맞아 10월 9일 한국어로 앱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래밍 언어 ‘훈민정음’과 전용 개발 도구 ‘훈민정음 IDE’를 공개했다. 훈민정음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한국어 문장의 구조를 그대로 살려, 코드를 읽는 순간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단추의 내용은 '관람 신청'이고, 누르면 관람신청하기를 실행한다."처럼 코드가 한국어 문장으로 읽히도록 하고, 이렇게 쓴 코드를 실제로 사용하는 앱과 서비스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훈민정음의 시작은 2022년이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오현우 대표는 자신이 쓰고 말하는 한국어로 프로그래밍하고 싶어 언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직접 쓴 한국어 문장이 화면에서 실행되는 것을 보며 개발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 훈민정음이,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에 재학 중인 오현우 대표를 지금의 자리로 이끈 발판이 됐다. 다른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한동안 멈췄던 개발은 인공지능을 계기로 다시 시작됐다. 최근 인공지능이 개발 방식을 크게 바꾸면서, 오 대표는 앞으로 무엇을 만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