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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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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임금의 어머니 숙빈 최씨의 무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0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경기도 파주시 소령원길에는 사적 <파주 소령원 (坡州 昭寧園)>이 있는데 이는 조선 21대 영조(英祖) 임금의 어머니는 무수리 출신으로 알려진 숙빈 최씨의 무덤입니다. 당시 무수리는 궁중 하인 가운데서도 직급이 가장 낮아서 흔히 “궁녀의 하인”으로 불렸는데 어머니의 천한 신분 때문에 영조는 같은 왕자이면서도 이복형이었던 훗날 경종 임금이 되는 왕세자와는 전혀 다르게 주위의 은근한 멸시 받으며 자랐습니다. “붓을 잡고 글을 쓰려고 하니 눈물과 콧물이 얼굴을 뒤덮는다(涕泗被面). 옛날을 추억하노니 이내 감회가 곱절이나 애틋하구나.”라는 글은 영조 임금이 어머니 숙빈 최씨 무덤의 돌비석에 쓴 <숙빈최씨소령묘갈(淑嬪崔氏昭寧墓碣)>의 내용입니다. 영조임금은 이렇게 묘갈문을 직접 썼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 무덤가에 여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한 효성이 지극한 임금으로도 알려졌습니다. 1724년 병약하던 경종이 후사 없이 죽자 그의 뒤를 이어 조선 제21대 임금이 된 영조는 어머니 최 씨가 천한 출신으로 품계가 낮아 위패를 모실 수 없게 되자 무덤 지위를 소령원으로 높였습니다. 참고로 능(陵)은 임금ㆍ왕비 무덤

내일은 단오, 세시풍속 단오장ㆍ부채 선물하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09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내일은 우리 겨레가 예부터 설날ㆍ한식ㆍ한가위와 함께 4대 명절로 즐긴 단오입니다. 이제 그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지만, 단오도 명절이기에 단오장, 단오첩, 부채나누기,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씨름 같은 여러 가지 세시풍속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단오장(端午粧)’이란 세시풍속은 단옷날 아낙네들이 특별히 하는 화장을 말합니다. 아낙네들은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로 만들어 머리에 꽂아 두통과 재액(災厄)을 막고,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아 윤기를 냈지요. 또 단옷날 새벽 상춧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 분을 개어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아낙네들이 단오장을 할 때 남자들은 단옷날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니는데, 그렇게 하면 '귀신을 물리친다.'라고 믿었지요. 단옷날 가운데서도 낮 11시부터 1시까지 곧 오시(午時)가 가장 양기가 왕성한 때로 농가에서는 약쑥, 익모초, 찔레꽃 따위를 따서 말려두는데, 오시에 뜯은 약쑥을 다발로 묶어서 대문 옆에 세워두면 재액을 물리친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창포주 등의 약주를 마시는 것도 나쁜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동지의 달력 선

우리말 ‘온ㆍ즈믄’은 ‘백ㆍ천’에 짓밟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09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평생을 토박이말 연구에 바치다 지난 2018년 세상을 뜬 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은 “우리 겨레의 삶을 구렁으로 몰아넣은 옹이는 바로 중국 글말인 한문이었다. 기원 어름 고구려의 상류층에서 한문을 끌어들였고, 그것은 저절로 백제와 신라의 상류층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말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우리말에 맞추어 보려고 애를 쓰기도 하였다. 그래서 한쪽으로는 중국 글자(한자)를 우리말에 맞추는 일에 힘을 쏟으면서, 또 한쪽으로는 한문을 그냥 받아들여 쓰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세월의 흐름에서 우리말은 시달리며 짓밟히고 죽어 나갔는데 헤아릴 수 없이 죽어 나간 우리말 가운데 셈말 곧 숫자만을 보기로 들어 보면, ‘온’은 ‘백(百)’에게, ‘즈믄’은 ‘천(千)’에게, ‘골’은 ‘만(萬)’에게, ‘잘’은 ‘억(億)’에게 짓밟혀 죽어 나갔지요. ‘온’에 미치지 못하는 ‘아흔아홉’까지는 아직 살아서 숨이 붙어 있다지만, ‘스물, 서른, 마흔, 쉰, 예순, 일흔, 여든, 아흔’으로 올라갈수록 한자말인 ‘이십, 삼십, 사십, 오십, 육십, 칠십, 팔십, 구십’에 짓밟혀 그 목숨이 간당간

살짝곰보ㆍ사팔뜨기의 채제공, 영의정 되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09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정조실록》 37권, 정조 17년(1793년) 5월 25일 기록에는 “임금이 채제공을 의정부 영의정으로 임명하다”라는 기록이 나옵니다. 정조 개혁의 중심에 섰던 인물 번암(樊巖) 채제공(蔡濟恭, 1720~1799)은 영조 19년(1743) 문과에 급제한 뒤, 암행어사를 지냈으며 도승지ㆍ병조판서ㆍ평안도 관찰사를 거쳐 우의정ㆍ좌의정ㆍ영의정을 지낸 인물입니다. 10여 년을 재상으로 있는 동안 여러 분야에 걸쳐 임금을 보필하였습니다. 그가 죽자, 정조는 “이 대신은 불세출의 인물이다. 그 선천적으로 타고난 인격이 우뚝하게 기력(氣力)이 있어, 무슨 일을 만나면 주저 없이 바로 담당하여 조금도 두려워하거나 굽히지 않았다. 그 기상을 시(詩)로 표현하면 시가 비장하고 강개하여, 사람들이 우국지사의 유풍이 있다고 하였다. 그는 젊은 나이에 벼슬을 시작하여 이때부터 영조께 인정을 받아 금전과 곡식을 총괄하고 세법(稅法)을 관장하였으며, 임금이 쓴 글을 다듬고 내의원(內醫院)에 있으면서 선왕의 옥‘체에 정성을 다하였다.”라고 애통해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에는 채제공의 무덤이 있는데 이곳에는 경기도의 유형문화유산으로

부부 사이 서로를 ‘임자’라고 불렀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09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국가기념일 중 하나인 ‘부부의 날’입니다. 1995년에 창원의 권재도 목사 부부가 처음 제안해서 2007년에 국가기념일로 되었는데, 21일이 된 까닭은 둘(2)이 하나(1)가 되어 잘살라는 뜻이라고 하며, 그만큼 우리 사회가 부부의 금실과 가정의 화목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금실이라는 말은 ‘시경(詩經)’의 첫머리에 나오는 금슬(琴瑟)에서 유래한 말로서, 일곱 줄의 거문고인 금(琴)과 스물네 줄 거문고인 슬(瑟)이 같이 연주되면 더없이 좋다는 데서 나왔습니다. ‘부부(夫婦)’란 혼인한 한 쌍의 남녀를 말하지만, 부부 사이에 부르는 말을 살펴보면 ‘**아빠, 자기, 여보, 영감’ 등 다양하며 요즘 젊은 부부 사이에는 ‘오빠’라는 말까지 흔히 쓰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우리말에는 ‘임자’와 같은 말도 있었는데, 이에 대하여 평생 우리말을 연구했던 고 김수업 선생님은 《우리말은 서럽다》란 책에서 부부사이의 부르는 말(호칭)로 “여보ㆍ임자ㆍ이녁”을 꼽았습니다. 이 가운데 ‘임자’를 살펴보면 본디 ‘물건이나 짐승 따위를 제 것으로 차지하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 여느 이름씨(대명사) 낱말입니다. 요즘에는

오늘은 소만, 죽추와 보릿고개도 생각하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09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소만 지나 넘치는 것은 어둠뿐이라는 듯 이제 무성해지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듯 나무는 그늘로만 이야기하고 그 어둔 말 아래 맥문동이 보랏빛 꽃을 피우고 위는 나희덕 시인의 <소만>이라는 시 일부인데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여덟째로 ‘소만(小滿)’입니다. 소만이라고 한 것은 이 무렵에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자라 가득 차기[滿] 때문이지요. 또 이때는 이른 모내기를 하며, 여러 가지 밭작물을 심습니다. 소만에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해 먹고 죽순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묻혀 먹는 것도 별미입니다. 입하와 소만 무렵에 행했던 풍속으로는 “봉숭아 물들이기”가 있습니다. 봉숭아(봉선화)가 피면 꽃과 잎을 섞어 찧은 다음 백반과 소금을 넣어 이것을 손톱에 얹고 호박잎, 피마자잎 또는 헝겊으로 감아 붉은 물을 들입니다. 이 풍속은 붉은색[赤]이 악귀를 물리친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동지팥죽, 산수유열매, 혼인하는 신부가 찍는 연지곤지도 같은 풍속이지요. 첫눈이 내릴 때까지 손톱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이 무렵엔 양식이 떨어져 힘겹게 연명하던 ‘보릿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