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1세기에 지구가 처한 환경위기를 극복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종교는 무엇일까? 필자는 단연 불교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종교는 반환경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지구촌에 사는 80억 인구 가운데서 불교를 따르고 생활 속에서 불교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인류는 상생(相生)과 평화(平和)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으리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러면 불교의 어떠한 요소가 친환경적인지 두 가지만 살펴보자. 불살생(不殺生) 불자가 지켜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계율이 오계(五戒)다. 오계 가운데서 첫 번째가 불살생으로 살아있는 존재를 죽이지 않는 것이다. 불살생은 자기가 직접 죽이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남을 시켜 죽게 하거나 죽음을 부추기지 않는 것, 그리고 생명을 해치지 않는 태도까지 포함한다. 불살생 계율에 따라서 신도들은 가능한 범위에서 생명을 살리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 불자들은 벌레를 죽이기보다 밖으로 내보내고, 방생(放生) 행사처럼 생명을 살리는 행동을 주기적으로 실천한다. 불자들은 식생활에서 가능하면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린다. 불살생 계율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는 목표로 확장된다. 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26년 4월 23일 국회 본회의는 “임도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임도법)을 통과시켰다. 임도법의 제1조는 다음과 같다. 제1조(목적) 이 법은 임도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산불 등 산림 재난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임도 관련 기술의 발전과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임도 사업의 체계적인 추진과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을 뒷받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전국 임도의 길이는 26,800km(2024년 기준)이다. 이 가운데서 산불 진화용 임도는 856km인데 산림청은 2030년까지 매년 500km씩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2025년 4월에 발표하였다. 경제림 육성단지에는 2030년까지 임도 20,742km를 신설할 계획이다. 산불 진화 임도는 폭이 5m로서 산불이 났을 때 진화 인력과 장비가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폭이 3m인 기존 임도는 큰 차량 통행에 제한이 있었다. 그러나 산불 진화 임도가 있으면 2km를 기준으로 4분 만에 산불 현장 도착이 가능하다. 30kg 이상의 무거운 펌프나 호스릴(호스 내부에 물이 차지 않거나 감겨 있는 상태에서도 즉시 방수(물 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산림청에서는 1996년 강원도 고성 산불과 2000년 동해안 산불의 피해지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산불피해지 복원 지침’을 2010년에 제작하였다. 산불 피해지를 복원하는 방법에는 조림복원(인공 복원)과 자연복원(생태적 복원) 두 가지가 있다. 조림복원은 사람이 개입하여 계획적으로 나무를 심어 숲 기능을 빠르게 회복하는 방법을 말한다. 산주와 산림청에서 선호하는 방법으로서 목재 생산, 송이 생산 등 숲의 경제적 값어치를 중요시한다. 조림복원은 초기 투입 비용이 많이 들고 토사 유출 위험이 있으며 생물다양성을 저하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자연복원은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산이 스스로 회복하도록 내버려 두는 방법이다. 자연복원의 장점은 대규모로 나무를 심지 않기 때문에 초기 투입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그밖에도 땅을 갈아엎지 않기 때문에 토양보호 측면에서 유리하며, 생물다양성 유지, 산불과 병충해에 대한 강한 저항성 등이 장점으로 지적된다. 단점으로서는 목재생산과 경제성에서 불리하다는 점이다. 2025년 3월 22일 경상북도 의성에서 성묘객의 실화로 시작된 산불은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25년 3월 22일 경상북도 의성에서 성묘객의 실화로 시작된 산불은 산청,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번지며 7일 동안 약 10만ha(대한민국 면적의 약 1%)를 태웠다.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산청군에서는 7월 19일 기록적인 760mm 폭우가 내렸다. 산청군 4개 마을 15곳 이상에서 산사태가 발생하여 14명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환경단체에서는 산불로 인한 산림의 파괴, 인위적인 간벌, 임도 설치 등이 산사태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하였다. 2025년 봄에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처음으로 산림 정책이 공론의 장에 올랐다. 개발 위주 산림 정책 대신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고 숲의 자생력을 키우는 정책이 산불에 강한 산을 만들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2025년 7월 29일 역대 정부 사상 처음으로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경남 산청군 산사태의 원인을 두고 환경부 장관과 짧은 토론을 벌였다. 한겨레 신문의 보도(2025.7.30)에 따르면, 산림의 경제적 활용을 우선시하는 산림청의 주장을 대변하는 김성환 장관이 한국의 산림에는 간벌과 임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새만금(새萬金)’이라는 이름은 김제평야의 다른 이름인 만금평야(萬金평야: 만경평야의 ‘萬’과 김제평야의 ‘金’을 붙인 이름)의 만금에 새롭다는 뜻의 ‘새’를 붙여서 만들었다. 새만금 사업은 규모가 컸다. 방조제를 막아 새로 만들어지는 국토 면적(409km2)은 서울시의 2/3, 프랑스 파리의 4배에 해당한다. 홍보 자료에서는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에게 3평씩 나누어줄 수 있는 크기라고 했다. 1980년대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식량이 부족한 때였다. 광활한 갯벌을 간척하여 만든 논에서 쌀을 생산하면 식량부족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필자는 오랫동안 새만금 사업을 추적해 왔다. 새만금에 대한 몇 가지 단상(斷想)을 나열해 본다. 단상1: 이상한 모양의 새만금 방조제 새만금 방조제의 모양이 특이하다. 방조제를 막을 때에는 작은 만(灣)의 양쪽 끝을 직선으로 잇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새만금 방조제는 바다를 향해 돌출하는 형태이며 우리나라 10대 강에 포함되는 동진강과 만경강의 하구를 막고 있다. 왜 이런 형태가 되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1등을 좋아한다는 국민성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나라 환경운동가 김보림(33살)은 지난 4월 20일 ‘2026년 골드만 환경상(아시아 부문)’을 받았다. 골드만 환경상은 환경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세계 으뜸 권위의 풀뿌리 환경상이다. 이 상은 미국의 사업가이자 자선가인 리처드 골드만(Richard Goldman)이 환경보호를 위해 싸우는 평범한 시민 영웅들의 노력을 기리고자 1989년에 만들었다. 골드만 환경상의 수상자는 해마다 6개 대륙에서 한 명씩을 뽑는데 상금은 1인당 20만 달러(한화 약 2억 7천만 원)이다. 김보림 씨는 아시아 처음 청소년 기후 소송에서 정부를 상대로 2024년에 승소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리나라에서 이 상을 받은 것은 1995년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이후 31년 만에 두 번째다. 그녀는 한겨레21과의 대담에서 “이 상은 저에게 주어졌지만,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우리의 운동에 주는 상이라 생각한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보림 씨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어린 시절 집 근처 과학관에서 지구온난화 관련 전시회에 자주 갔다. 기후위기는 자기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주제였다. 그러나 2018년 역대 최악의 불볕더위로 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기후위기의 원인 물질인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선진국 여러 나라들의 정책과 환경단체 등의 활동은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 가운데 의류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비율은 항공산업과 선박운송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보다 더 많은 양이다. 유명한 청바지 회사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의 대표적인 제품인 ‘501 청바지’ 한 벌이 생산되고 유통과 소비 단계를 거쳐 마지막으로 폐기될 때까지의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33.4kg이다. 이러한 양은 자동차가 110km 거리를 달리는 동안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같다고 한다. 옷을 많이 생산할수록 이산화탄소는 더 많이 발생하게 되며 지구는 더 뜨거워질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옷이 날개다”라는 속담이 있다. 좋은 옷을 입으면 사람이 품위 있게 보인다는 뜻이다. 서양에는 “옷이 사람을 만든다. / Clothes make the man.”라는 격언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좋은 옷, 예쁜 옷을 입고 싶은 사람의 욕망은 똑같다고 볼 수 있다. 전국의 만13살~59살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거 가운데 하나는 해마다 벚꽃이 피는 시기가 앞당겨진다는 사실이다. 벚꽃이 피는 시기는 곳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기상청은 기준을 정하여 한반도의 벚꽃 개화 시기 변화를 관측한다. 벚꽃이 꽃 피는 기준이 되는 나무는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기상관측소 안에 있는 왕벚나무다. 서울에서 벚꽃이 피었다는 판정은 이 왕벚나무를 기준으로 한다. 여의도처럼 지역별로 따로 보기도 하는데, 여의도 윤중로는 국회 맞은편 118~120번 벚나무 3그루를 기준으로 개화를 판단한다. 아래 그림은 서울의 벚꽃 개화일을 100년 동안 관측한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26년에 벚꽃은 4월 23일에 피었다. 50년 전인 1976년에는 벚꽃이 4월 11일에 피었다. 최근 5년 동안의 벚꽃 개화일을 여의도 기준으로 조사한 자료는 다음과 같다. <표1> 최근 5년 동안의 서울 벚꽃 개화일 기상 자료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벚꽃이 4월 중ㆍ하순에 피었다. 그러나 이제는 벚꽃 피는 때가 3~4주 앞당겨졌다. 벚꽃은 3월 말부터 피기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처럼 벚꽃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육지에서 자라는 식물인 나물을 많이 먹는 우리나라는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海藻類)를 먹는 음식 문화도 매우 독특하다. 서양에서는 해조류를 바다 잡초(seaweed)라고 부르며 식재료로 취급하지 않았다. 해조류는 해안가에 밀려온 지저분한 식물로 여겨졌다. 해조류는 수거하여 가축의 사료나 비료, 혹은 젤라틴 추출용으로 사용하였다. 우리나라는 기록상 삼국시대부터 해조류를 먹어온 오랜 역사가 있다. 우리가 먹는 해조류는 김, 미역, 다시마 외에도 톳, 파래, 청각 등 50여 종이나 된다. 이웃 나라인 일본과 중국에서도 일부 해조류를 먹는다. 일본에서는 김을 많이 먹는다. 삼각김밥과 김초밥으로 김을 많이 소비한다. 일본 사람은 김 말고도 미역, 다시마, 톳 큰김말 같은 해조류를 먹는다. 중국 사람은 다시마를 가장 많이 먹으며 강리(江籬), 김, 미역 등도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조류를 단순히 간식이나 고명으로 먹는 것이 아니고 쌈이나 나물 형태로 먹거나 국으로 끓여서 대량 소비한다. 한국 일본 중국은 해조류를 먹는 동양 3국이지만, 국민 1인당 해조류 소비량은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1위다. <표1> 동양 3국의 1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잡초(雜草)란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다. 잡초는 생명력이 강하다. 잡초는 일부러 심지 않아도 씨앗이 날아와서 뿌리를 잘 내리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잦은 외침과 지배 계급의 착취로 민중들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백성들은 고난에 굴복하지 않고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잡초처럼 잘 살아왔다. 그래서 백성을 뜻하는 다른 말로서 민초(民草)라는 표현이 있다. 질긴 생명력을 가진 백성을 잡초로 비유한 것이다.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이 잡초도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먼저, 잡초의 나쁜 점은 무엇일까? 잡초는 농부에게는 아주 귀찮은 존재다. 텃밭을 가꾸거나 농사를 지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 이름도 모르는 온갖 풀이 땅에서 솟아난다. 잡초는 얄밉게도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제때 뽑아내지 않으면 잡초는 2주일만 지나면 논밭을 쉽게 점령한다. 논밭에서 잡초를 뽑아내는 것을 ‘김매기’라고 말한다. 전통 벼농사에서는 벼가 자라는 동안에 세 번 정도 김매기를 했다. 처음 김매기를 초벌, 두 번째는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