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30 (금)

  • 구름조금동두천 25.2℃
  • 구름많음강릉 26.6℃
  • 구름조금서울 27.1℃
  • 구름많음대전 27.8℃
  • 구름많음대구 27.3℃
  • 흐림울산 25.2℃
  • 구름조금광주 26.3℃
  • 구름많음부산 26.2℃
  • 맑음고창 25.3℃
  • 맑음제주 26.7℃
  • 구름조금강화 22.7℃
  • 구름조금보은 24.5℃
  • 흐림금산 26.9℃
  • 구름조금강진군 22.8℃
  • 구름많음경주시 24.6℃
  • 구름많음거제 24.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 사랑방

전체기사 보기


오래도록 붉어서 오래도록 서러운 여름

김창제, <배롱나무>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6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배 롱 나 무 - 김창제 서러워서 붉은 게 아니라 붉어서 서럽다 했지 오래도록 붉어서 오래도록 서러운 여름 성삼문(成三問, 1418∼1456)은 배롱나무를 일러 “어제저녁에 꽃 한 송이 떨어지고(昨夕一花衰), 오늘 아침에 한 송이가 피어(今朝一花開), 서로 일백일을 바라보니(相看一百日), 너를 대하여 기분 좋게 한잔하리라.”라고 했다고 한다. 옛 선비들은 배롱나무가 나무껍질 없이 매끈한 몸매를 한 모습이 청렴결백한 선비를 상징한다거나 꽃 피는 100일 동안 마음을 정화하고 학문을 갈고닦으라는 뜻으로 서원이나 향교에 배롱나무를 심었다. 작지만 붉은 꽃이 오랫동안 피는 배롱나무는 나무껍질이 미끄럽다고 하여 원숭이도 미끄러지는 나무라고도 하며, 그 붉은 꽃이 100일 동안 핀다고 하여 목백일홍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한 번 핀 붉은꽃이 백일을 가는 것이 아니라 연달아서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포도송이처럼 한 송이의 꽃이 아래부터 위까지 피는데 한 송이가 며칠씩 피어있으니 전체적으로는 백일동안 붉은 꽃들이 계속해서 피어있음으로 백일동안 화사한 꽃으로 장식하는 것이다. 한 시인은 “눈물 나는 날 고개를 돌리면 저만큼 보이는

조선 임금 ‘생로병사의 비밀’

《왕의 한의학》, 이상곤, 사이언스북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전하! 종묘사직을 생각하시어 부디 옥체를 보전하소서!” 사극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대사다. 지금도 대통령의 건강은 일급비밀에 해당하지만, 왕조시대 한 나라의 지존이었던 임금의 옥체(玉體)를 살피는 일은 나라의 존망과 직결되는 국가지대사였다. 그러나 당대 최고의 실력을 갖춘 어의(御醫)들에게 진료를 받고 뭇 백성은 구경도 하기 힘든 진귀한 탕약을 매일같이 복용해도, 그 옥체를 보전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웠다. 즉위하기까지 받은 스트레스로 임금이 될 무렵에는 이미 몸이 망가져 있는 경우가 많았고, 임금이 되고 나서도 각종 압박과 과로에 시달리며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임금으로 사는 것’도 어렵지만, 임금으로 ‘건강하게’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임금의 고뇌와 근심은 줄곧 병이 되어 심신을 괴롭혔다. 그럴 때마다 내려진 진료와 처방은 그 자체로 진귀한 사료이자 사관들이 미처 기록하지 못한 임금들의 내밀한 감정까지 보여주는 솔직한 기록이다. 현직 한의사 이상곤이 쓴 이 책, 《왕의 한의학(사이언스북스)》은 《신동아》 등에 연재한 칼럼을 엮은 것으로, 역사학자가 아닌 이가 썼다

[새책] 이규보의 화원을 거닐다

홍희창 지음, 책과나무

[우리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이 책은 고려의 문신 이규보의 시문집인 『동국이상국집』에 실린 2천 편이 넘는 수많은 시들 가운데 꽃과 나무, 과일과 채소를 읊은 시를 골라 소개한다. 시 속에 등장하는 식물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800여 년 전 고려인들의 식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식물에 붙여진 이름의 유래나 전해 내려오는 일화를 통해 현재 우리의 일상에 꽃과 나무가 어떤 상징물로서 함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책에 따르면 ‘많은 남자 중 유일한 여자’ 또는 ‘여럿 중 오직 하나의 이채로운 것’을 뜻하는 ‘홍일점’이란 용어는, 꽃받침이 발달하여 작은 종 모양을 이루며 끝이 여러 개로 갈라지고 여섯 장의 꽃잎이 진한 붉은 빛으로 피는 석류꽃을 본 송나라 왕안석이 “짙푸른 잎사귀 사이에 피어난 한 송이 붉은 꽃”이라고 읊은 데서 유래한다. 그리고 동전을 닮은 꽃 ‘금전화’는 노란색이 너무 선명해 ‘금으로 된 부처님’이라는 뜻의 ‘금불초’라고도 불린다. 조경기사인 저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곁들여 식물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식물마다 그것을 키우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어 식물의 생육 특성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통해 흔히 볼 수

우는 내게 웃으면서 위로하는 그대

김태영, <우리는>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6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 리 는 - 김태영 내가 쓸쓸할 때는 혼자 걷는 너를 생각한다. 내가 울면서 너를 위로하면 너는 웃으면서 나를 위로한다. 우리는 외롭지 않다. 중국 춘추시대 종자기는 거문고 명인 백아가 산을 생각하며 연주하면 “좋다. 우뚝하기가 마치 태산 같구나.” 하였고, 흐르는 물을 마음에 두고 연주하면 “좋다 도도하고 양양하기가 마치 강물 같구나.” 했을 정도로 백아의 음악을 뼛속으로 이해했던 벗이었다. 그런데 그런 종자기가 죽자 백아가 더는 세상에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知音)이 없다고 말한 다음 거문고 줄을 끊고 부순 다음 종신토록 연주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 도가 경전인 《열자(列子) 〈탕문(湯問)〉》에서 유래한 ‘백아절현(伯牙絶絃)’이란 고사성어 이야기로 종자기는 백아를 알아주는 진정 참다운 벗이었다. 진한 우정을 이야기하는 고사성어는 이 ‘백아절현(伯牙絶絃)’ 말고도 ‘관포지교(管鮑之交)’와 함께 ‘금란지교(金蘭之交)’, ‘수어지교(水魚之交)’, ‘단금지교(斷金之交)’, ‘지란지교(芝蘭之交)’, ‘금석지계(金石之契)’ 등이 있다. 특히 ‘지란지교(芝蘭之交)’는 지초와 난초처럼 ‘벗 사이의 향기로운 사귐’을 뜻한다.

정상의 기쁨은 잠시, 힘든 과정 즐겨야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라》, 엄홍길,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167]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엄홍길’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히말라야 8,000m 14개 산을 오르고, 나아가 위성봉 얄룽캉, 로체샤르까지 더하여 히말라야 16좌를 오른 산악인 엄홍길! 그가 지난 6. 11. EBM 포럼의 강사로 와서 회원들에게 히말라야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회원들은 강연을 들으면서 엄홍길씨가 들려주는 16좌를 오르는 동안의 도전정신, 동료를 잃은 슬픔, 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에 같이 웃고, 같이 아파하였지요. 강연이 끝난 후 현장에서 엄홍길씨의 수필집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라》를 샀습니다. 엄홍길씨는 히말라야 16좌에서 내려온 이후에 ‘엄홍길 휴먼재단’을 설립하여 가난한 나라 네팔에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지어주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산사나이가 단순히 산에만 눈길을 두지 않고, 이렇게 산 아래에서 따뜻한 휴먼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니, 엄홍길씨야말로 진정한 산사나이라고 하겠습니다. 머릿글인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사람은 오른다’에서 엄홍길씨가 그러한 휴먼정신으로 나아가게 된 동기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8,000미터의 산을 서른여덟

설국에서 만난 극한의 허무 《가와바타 야스나리》

[맛있는 일본이야기 60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친절하게 자신을 설명하는 법이 없었기에 그를 찾아가는 길은 잘 열리지 않는 문을 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문은 끝이 없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없이 문을 열었지만, 아직도 나는 문 앞에 여전히 서 있다.” 이는 허연 시인의 ‘설국에서 만난 극한의 허무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의 마지막 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속초 설악산책(雪嶽山冊) 도서관 입구에는 들어서자마자 눈에 확 띄는 곳에 책 표지를 앞으로 해서 세워둔 테이블이 있다. 이곳에 드나든 지 보름이 넘었지만, 책을 읽으러 온 것이 아니라서 그냥 무심히 지나치다가 오늘 불현듯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에 시선이 꽂혔다. 표지에 영어로 ‘KAWABATA YASUNRI’라고 쓰여 있는 바람에 활자의 의미를 새기지 않은 채 ‘웬 영어책을 진열했나?’ 싶었다. 보름 동안 이 책이 내 시야에서 ‘영어책’으로 여겨졌다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 책 장을 넘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보지 못한 무용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머리를 숙여 쌀쌀맞게 대답했다. 그 목덜미에 삼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