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전남 보성군 문덕면에 있는 대원사는 백제 무녕왕 3년(503) 신라에 처음 불교를 전한 아도화상에 의하여 창건되었다고 한다. 대원사 스님에 따르면 당시 아도화상은 신라의 선산군 모례네 집에 숨어 살면서 불법을 전파하고자 하였는데, 하루는 아도화상의 꿈에 봉황이 나타나 말하기를, 아도! 아도! 사람들이 오늘 밤 너를 죽이고자 올 것인데, 어찌 누워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에 눈을 떠보니 문밖에 봉황이 날개짓을 하여 아도는 봉황을 따라 광주 무등산 봉황대까지 왔는데 봉황은 갑자기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봉황의 인도로 목숨을 구한 아도화상은 이후 3달 동안 봉황이 머문 곳을 찾아 호남의 산들을 헤매다가 마침내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봉황포란형 형상의 명당을 찾게 되었다. 그리하여 아도는 그 산이름을 천봉산이라 부르고 그곳에 절을 지은 뒤 대원사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이미 불교가 융성하던 백제시대에 신라에서 온 스님이 지었다는 보성 대원사는 지장보살의 큰 뜻을 실현하고자 하는 절이다. 불교에서 지장보살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가장 큰 뜻을 세운 보살로, 그 원이 크고도 크다고 하여 대원본존지장보살이라고 부르는데, 그의 서원이 참으로 큰 보살이다. 지장보살의 서원은 일반 중생이나 보살들처럼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고, 세상의 모든 중생이 하나도 남김없이 성불하도록 보살핀 다음 맨 마지막에 이르러 자신도 성불하겠다고 서원한 것이다.
그의 서원을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세상에 출현한 부처나 보살들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중생들을 가르치고 성불하도록 도와 주는 부처요 보살들인데, 지장보살은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세상을 살다가 잘못을 저질러 회개의 과정인 윤회의 한 과정으로 다양한 지옥에서 벌을 받고 있는 모든 죄인들까지도 성불해야만 자신도 스스로 성불할 차례가 되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 많은 대원사라는 절이 있는데, 대원사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절은 모두가 지장보살의 큰원력을 세상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뜻으로 주존불로 지장보살을 모시고 수행하고 기도하는 절이라고 보면 된다. 그 가운데서도 보성에 있는 대원사는 가장 오래된 절인 것이다.
대원사에는 신라시대 중국 당나라의 산동반도에 지장보살의 원력을 크게 떨쳤던 신라왕자 김지장스님과 관련된 많은 소품들을 수집하여 김지장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울러 티벳지방의 불탑과 티벳불교의 독특한 사상을 알 수 있는 티벳박물관도 운영하고 있다. 티벳박물관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티벳인들의 사상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공간도 있어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야 할 것인지 스스로 묻고 생각하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백제시대에 신라의 첫 스님이 세운 것으로 전해지는 보성 대원사의 탐방은 불교역사뿐 아니라 불교의 지장보살신앙에 대하여 보다 깊이있게 생각하게 하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