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지난 8월 22일부터 31일까지 부산시민공원 미로전시실에서는 아주 특별한 그림 전시회가 있었다.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화가 작품전'이 그것이다. 일본화가가 조선을 사랑했다고? 라고 반문 할지 모르지만 이 전시회에 소개된 야마카와 슈호, 야마구치 호슌, 가토 세이지, 가토 쇼린 작가 등 일본인 화가 35명이 그런 사람들이다. (사)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는 지난 전시에서 일본인화가 35명의 작품 500여점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이들 작품 가운데 몇편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1> 야마카와 슈호(山川秀峰)의 조선부인(朝鮮婦人) 야마카와 슈호 (山川秀峰)는 일본 미인화(美人畵)의 거장으로 1939년 6월 조선총독부 철도청의 초청을 받고 한 달 동안 조선을 여행했다. 경성과 평양에서 조선부인을 사생한 백여 점의 작품을 가지고 귀국 후 이것을 토대로 조선부인 목판화 2점을 제작하였고 그의 미인화 작품 7점이 일본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으며 여기에 조선부인 목판화 1점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출품작은 조선부인(朝鮮婦人) 이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고전문학을 전공하면서 천여 년 전 작품들 중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삶을 담은 작품에 매료되었고 공감했습니다. 바쁜 현대인이 잊고 살았던 사계절의 변화를 나도 느긋하게 느끼면서 즐기고 싶어서 이번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계절은 한 바퀴 돌면 다시 새로운 계절이 돌아옵니다. 27세인 내가 그린 사계절화 70점은 이번 전시에 처음 공개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림을 그려나가겠다는 다짐을 담은 전시를 예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 이는 젊은 일본 작가 나카가와 세이라(中河星良)의 말이다. 나카가와 세이라는 1996년생으로 일본 시코쿠 도쿠시마현 바닷가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대학생이 되면서 도쿄에서 생활하기 시작했고, 대학원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일본 고전문학을 전공했다. 2015년 대학 2학년 때 KADOKAWA 출판사의 ‘코믹그랑프리’에 입선하여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연재하는 잡지 ‘하루타’에서 만화가로 등단했고, 그 뒤 5년 동안 ‘하루타’에 작품을 연재해왔다. 이번에 인천관동갤러리에서 8월 11일(금) 부터 나카가와 세이라 작가의 "사계(四季)" 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 그림은 나카가와 세이라가 대학원에서 전공한 고전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장마비 치고는 심한 폭우가 쏟아져 특히 남부와 중부 지방에 엄청난 인명, 재산상의 손실을 끼치더니 이제는 불볕 가마솥 더위가 한반도를 휩쓸고 있다. 여름은 늘 더웠지만 기후 온난화 이후 겨울은 몹시 춥고, 여름 또한 견디기 어려운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불볕 더위 철이 되면, 일본인들은 안부편지인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를 쓴다. 쇼츄미마이는 대개 엽서를 써서 보내는데 엽서에는 파도치는 그림이라든가, 시원한 계곡 그림, 헤엄치는 금붕어 등이 그려져 있어 엽서를 받는 사람이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들게 배려한 것들이 많다. 그뿐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 집에 찾아가기도 한다.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를 보내는 때는 보통 장마가 갠 뒤 소서(小暑)부터 대서(大暑) 사이에 많이 보내는데 반드시 이때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입추까지 보내면 무난하며 이때까지는 안부 편지 앞머리에 ‘맹서(猛暑, 된더위)’라는 말을 쓴다. 바쁜 일이 있어 이때 못 보내고 이 이후에 보내면 ‘잔서(殘暑, 한풀 꺾인 더위)’라는 말을 앞머리에 넣는다. 이것을 “잔쇼미마이(殘暑見舞い)”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인터넷으로 일본의 근현대 아시아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아시아역사자료센터는 일본의 국립공문서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과 아시아 근린 제국 등과의 관계에 관련된 공문서, 기타 기록을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다. 아시아역사자료센터의 개설 경위를 들어보자. “1994년 8월 31일, 당시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는 이듬해에 맞이하게 될 전후(戰後) 50주년을 기념한 「평화우호 교류계획」에 관한 담화를 발표하면서 그 계획 가운데 「이전부터 필요성이 지적되어온 아시아역사자료센터의 설립을 검토하고자 한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를 기초로 센터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검토가 각계의 전문가 등이 포함된 15명으로 구성된 지식인 회의에 위임되었습니다. 지식인 회의는 국내외에서의 실상 조사, 전문가들의 의견 청취 그리고 일반인들을 통해 널리 수집한 요망 사항 등을 근거로 1995년 6월 30일에 「일본과 아시아 근린제국 등 사이의 근현대사에 관한 자료 및 자료 정보를 폭넓게 치우침없이 수집하여 이를 국내외의 연구자를 비롯한 일반에게 널리 제공할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하는 센터 설립을 제언하였습니다.” 일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문학과 음악 분야에서 세계적 거장의 자리에 올랐던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가 지난 3월 3일과 28일, 각각 세상을 떠났다. 진보적 민주주의자로 탈원전, 반핵 운동 등 사회운동도 앞장섰으며, 대표적 친한파로서 한국에서도 양심적 지식인으로 존경받아왔던 두 사람의 별세 소식이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이들의 대표작을 통해 거장들의 고뇌와 깊이를 다시 한 번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문화정보실 자료 제공-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상 작곡상, 그래미상을 수상한 아시아의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의 첫 자서전. 2년 3개월 동안 잡지 《엔진》을 통해 발표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꼼꼼한 보완과 자료를 덧붙여 완성한 그의 첫 자서전이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60여 년 전생애와 예술활동을 시대 흐름에 따라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YMO의 멤버로 한국의 팝음악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류이치 사카모토는 그룹 해산 후 「마지막 황제」의 아카데미상 작곡상, 그래미상 수상 등으로 폭넓은 유명세를 타게 된다. 그의 음악 중 'R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문학과 음악 분야에서 세계적 거장의 자리에 올랐던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가 지난 3월 3일과 28일, 각각 세상을 떠났다. 진보적 민주주의자로 탈원전, 반핵 운동 등 사회운동도 앞장섰으며, 대표적 친한파로서 한국에서도 양심적 지식인으로 존경받아왔던 두 사람의 별세 소식이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이들의 대표작을 통해 거장들의 고뇌와 깊이를 다시 한 번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문화정보실 자료 제공-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 1935.1.31~2023.3.3 (향년 88세)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 만엔원년의 풋볼,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체인지링, 책이여 안녕 등 【작품 3】 《우울한 얼굴의 아이》 오에 겐자부로 장편 3부작 중 두 번째. 《우울한 얼굴의 아이》는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의 자살사건을 모티브로 쓴 《체인지링》으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다. 자살한 고로의 젊은 연인 우라의 아이를 돌보기 위해 아내 지카시는 베를린으로 떠나고,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유지를 받아들인 소설가 고기토는 아들 아카리와 고향 시코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문학과 음악 분야에서 세계적 거장의 자리에 올랐던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가 지난 3월 3일과 28일, 각각 세상을 떠났다. 진보적 민주주의자로 탈원전, 반핵 운동 등 사회운동도 앞장섰으며, 대표적 친한파로서 한국에서도 양심적 지식인으로 존경받아왔던 두 사람의 별세 소식이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이들의 대표작을 통해 거장들의 고뇌와 깊이를 다시 한 번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문화정보실 자료 제공-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 1935.1.31~2023.3.3 (향년 88세)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 만엔원년의 풋볼,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체인지링, 책이여 안녕 등 【작품 1】 《동시대 게임(同時代ゲーム)》 주인공 ‘나’는 멕시코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강사다. 멕시코 체재 중, 신관(神官)이었던 아버지의 직업인 ‘마을=국가=소우주’의 신화와 역사를 쓰는 일을 이어받기로 결심한다. ‘나’의 고향인 ‘마을=국가=소우주’는 도쿠가와 시절에 권력에서 도망쳐 탈번(脱藩)한 사람들이 시코쿠의 산속에 창건하였다. 메이지 유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는 한국의 어린이날이었다. 일본도 이날은 ‘어린이날(고도모노히 , 子供の日)’이다. 일본의 어린이날을 ‘탄고노셋쿠 (端午の節句 )’라고 하는데 원래 이날은 남자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비손하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이날은 형형색색의 모형 잉어를 띄우는데 이를 “고이노보리 (こいのぼり)”라고 한다. 예전에는 남자 아이가 있는 집안에서는 긴 장대에 모형잉어를 매달아 놓았지만 아파트 생활을 하는 현대는 아파트 베란다에 모형잉어를 장식하기도 한다. 왜 모형 잉어인가? 중국 《후한서 (後漢書)》에 보면 황하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용 (龍)이라 불리는 폭포가 있었는데 이 폭포를 향해 수많은 물고기가 뛰어오르려고 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 잉어란 놈만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잉어를 입신출세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전해지는데 일본에서도 잉어는 입신출세와 건강의 상징으로 믿어왔다. 일본의 단오풍습은 에도시대 (江戶時代.1603-1868)에 무사집안에서 시작되었으며 당시 입신출세란 ‘덕천가강 (도쿠가와이에야스)’ 같은 씩씩한 장수를 뜻하는 것이었다. 이 무렵이면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던 갑옷과 투구 등을 현관에 장식으로 걸어두고 아이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여러분들의 깊은 신앙심에 힘입어 약사사에서는 지난 12년 동안 수리 작업을 해온 국보 동탑(国宝 東塔) 대수리를 끝내고 4월 21일부터 25일까지 낙경법요(落慶法要)를 엄수합니다. 동탑의 일반공개는 2023년 4월 28일부터 2024년 1월 15일까지입니다.” 이는 일본 천년고찰 나라(奈良)의 약사사(야쿠시지, 薬師寺) 누리집의 ‘알림문’이다. 낙경법요(落慶法要, 이하 낙경법회)란 ‘사원에서 건물의 신축이나 수리 등의 끝냄을 축하하는 법회’를 말한다. 약사사의 국보 동탑(国宝 東塔)은 현저한 손상으로 2009년에 전면 해체 공사에 들어가 각 분야의 장인들이 동원되어 12년 만에 수리를 마치고 2021년 2월 준공되었으나 코로나19로 지난 4월 21일에서야 낙경법회를 열게 되었다. 이번에 수리된 동탑의 1층에는 4개의 상(像)이 안치되어 있는데 모두 높이 약 3미터, 폭 4·7미터, 깊이 1·5미터의 크기로 그 모습은 어머니의 태내에 깃든 '입태'(북), 탄생을 뜻하는 '수생'(동), 왕자로 지내는 '수락'(남), 수행생활을 하는 '고행'(서)을 나타낸다. 이는 부처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의미하는 것이다. 일본 초기 불교의 중요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버지가 번역한 일본어판 《백범일지》를 5년의 노력 끝에 펴낸 류리수 박사가 며칠 전 글을 보내왔다. 류리수 박사는 최근 일본 외상의 '조선인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뻔뻔스러움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예전에 한국문학지에 번역해서 소개했던 시 몇편과 해설이 실린 글을 필자에게 보내왔다. 글의 내용을 읽고 보니 필자 혼자 보기 아까워 5회의 연재로 싣는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빈다. (연재 글은 류리수 박사가 미츠다 이쿠오 교수의 글을 정리한 것임) - 기자의 말- " 1958년 2월 홋카이도 산속 땅굴에서 한 사람이 발견되었다. 미츠다 이쿠오(満田郁夫) 메이지가쿠인대학(明治学院大学) 교수는 땅굴에서 14년 동안 숨어 살다가 발견된 중국인에 대한 시를 《群》(통권14호 2003.10)에 발표했다. (《문학과 현실》(2010년 봄호)에 번역 소개됨) 미츠다 교수의 시는 다음과 같으며 내용이 조금 길다. 류리엔렌(劉連仁)이 죽었다 - 미츠다 이쿠오 산동성(山東省) 쯔아오포(草泊)촌의 1944년9월 어느 아침 마을 서쪽 변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