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경남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 ‘해인사박물관’에는 높이 82cm의 국보(2020.10.21. 지정) ‘건칠희랑대사좌상(乾漆希朗大師坐像)’이 있습니다. 이 건칠희랑대사좌상은 신라 말∼고려 초에 활동한 화엄종 승려로 태조 왕건을 도와 고려 왕조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희랑대사(希朗大師, 10세기)의 모습을 조각한 것입니다. 이 목조상은 몇 개의 나무를 이어서 만든 다음 그 위에 베를 붙이고 다시 채색한 것이죠. 크기는 실제 인체와 같은 등신대나 전체 비례로 보아 상체가 하체에 비해 약간 빈약하게 처리되었습니다. 긴 얼굴에는 이마ㆍ눈가ㆍ입 주위에 주름살이 새겨져 있고 부드러운 눈매, 툭 튀어나온 광대뼈, 입가의 미소 등에서 인자하고 덕이 높은 고승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지요. 얼굴에 보이는 사실적인 표현이나 비교적 균형 잡힌 체구와 함께 재료에서 오는 부드러운 조형감 에서 10세기 무렵 조각의 특징을 보여주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초상조각의 예로서 중요한 자료입니다. 후삼국 통일에 이바지하고 불교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 희랑대사라는 인물의 역사성과 시대성이 뚜렷한 제작기법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조각상은 고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조규형)는 국가유산청 산하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과 함께 9월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2026년 하반기 「창경궁 야연(夜宴)」을 연다. * 기간 중 창경궁 휴무일(월요일) 쉼 「창경궁 야연」은 19세기 순조대 효명세자가 임금에 대한 효심을 담아 주관한 궁중 연향인 ‘야연(夜宴)’에서 착안한 프로그램이다. 부모 가운데 한 명이 임금 초대를 받아 조선시대 문무백관ㆍ외명부의 복식과 분장을 하고 궁중 연회에 참석한다. 장수를 기원하는 사진 촬영과 가족 영상 편지, 궁중 병과 시식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가족들도 함께 연회에 참석해 전통공연을 관람하는 등 특별한 궁중의 밤을 경험할 수 있다. * 문무백관: 모든 문관과 무관 * 외명부: 임금의 딸 및 종친ㆍ문무관의 아내로서 남편의 직품에 따라 봉작을 받은 사람 창경궁 야연은 지난 5월에 10회차가 전회 매진되며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많은 호응을 받았다. 올가을에는 참여자들이 품격 있는 휴식을 만끽할 수 있도록 창경궁 문정전 일원을 고궁 전통의 멋을 품은 공간으로 단장했다. 「창경궁 야연」의 입장권은 9월 8일 낮 2시부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소장 이은석)는 오는 9월 14일(월)부터 9월 19일(토)까지 국립해양유산연구소(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목포시)에서 ‘한국 수중발굴 50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연구소는 지난 반세기 바닷속에서 건져 올린 위대한 역사의 성과를 돌아보고 세계로 도약하는 미래 비전을 나누고자 ‘역사의 물살, 미래의 물결’을 공식 표어(슬로건)로 선정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식과 특별전 개막식은 9월 14일(월) 오후 2시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사회교육관과 수중유산박물관에서 열린다. 1부 기념식에서는 한국 수중발굴 50년의 여정을 돌아보는 영상시사회와 특별공연, 수중발굴 발전에 헌신한 유공자 표창 등이 진행된다. 이어 2부에서는 특별전 ‘바다를 건넌 나무, 자단’ 개막식이 열린다. 이번 특별전(‘26.9.15.~’27.2.14.)에서는 신안선에서 발견된 핵심 무역품인 자단목을 중심으로, 370여 점의 유물을 통해 중세 동아시아 해상 교류의 문화상을 조명한다. * 자단목: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에서 생산되는 고급 목재로 재질이 아주 단단하고, 붉은색을 띰. 9월 15일(화)에는 ‘신안 해저로(海路)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 (2026.7.1.~10.25.)에 전시되었다가 외부 제보로 철수한 유묵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의 필자 문제에 대해 전문가 조사를 진행하고, 해당 작품이 애국지사 박원근(朴源根, 1912~1950)의 유묵이 아니라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朴重陽, 1874~1959)의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작품은 우리 식문화에 대한 다양한 언어 및 문구, 문학적 표현들을 종합적으로 조사ㆍ전시하면서 그 가운데 하나로 포함하게 되었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최초의 의승병장인 영규대사(?~1592)가 승병들을 모집할 때 말씀한 ‘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다’라는 문구의 역사적 값어치를 높이 평가해 이번 전시품에 뽑혔다. 박물관은 해당 작품을 애초 애국지사 박원근이 쓴 것으로 소개하였으나, 낙관(落款)의 ‘박원근’이 박중양의 또 다른 이름일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8월 10일 즉시 철수하고 12일 국민 여러분과 유가족께 검증 절차 미흡에 대해 사과하였다. 이후 박물관은 유물의 내력을 여러모로 교차 검증하기 위해 서예ㆍ근현대사ㆍ고문헌ㆍ보존과학 분야 전문가 7인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길태현)은 「2026 이수자뎐(傳)」의 네 번째 공연으로 국가무형유산 처용무 이수자인 이하경이 선보이는 《장구전(杖鼓傳): 처용의 울림, 다섯 개의 궤적》을 오는 9월 19일(토) 저녁 4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공연장(전북 전주시)에서 연다. 《장구전》은 처용무가 지닌 관용과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를 설장구의 힘찬 리듬과 춤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흰색에서 시작해 청색ㆍ황색ㆍ적색ㆍ흑색으로 이어지는 오방색의 흐름 속에서 만남과 갈등, 화해와 상생, 순환의 과정을 그려낸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처용무와 설장구를 하나의 무대 언어로 결합했다는 점이다. 처용무의 움직임과 설장구의 역동적인 가락이 어우러지고, 무용수가 직접 장구를 연주하며 춤과 소리를 함께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처용무의 정신을 전통적인 춤의 형식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공연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된다. 만물이 정지된 공(空)에서 생명의 기운이 깨어나는 <제1장: 태동(胎動)>, 처용이라는 주체로 깨어난 자아가 외부의 존재인 타자와 마주해 대립과 화해를 겪는 <제2장: 응시(凝視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국가유산을 지역의 관광과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핵심 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가유산 스테이 조성」과 「국가유산 기반 명소재생」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2027년도 사업 대상지를 지방자치단체 공모를 통해 뽑는다. 이번 사업은 국가유산을 단순히 보고 떠나는 곳에서 나아가 ‘머물고 경험하며 지역을 다시 찾게 만드는 곳’으로 전환하는 체류형 지역활성화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2월 25일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표된 ‘한국형 파라도르 국가유산 스테이 육성’ 및 ‘대한민국 명소재생 30 프로젝트’의 후속 사업으로 진행된다. * 스페인 파라도르(Paradores) : 오래된 성, 수도원 등 역사적ㆍ문화적 값어치를 지닌 건축물을 국가가 매입ㆍ개조하여 운영하는 국영 호텔 체인 □ 고택에서 하룻밤, 국가유산을 ‘머무는 유산’으로 먼저 「국가유산 스테이 조성」 사업은 역사성과 장소성, 희소성을 갖춘 고택을 고품격 숙박과 체험이 가능한 체류거점이자 국가유산 숙박시설로 조성하고, 지역의 다양하고 특색 있는 콘텐츠를 발굴ㆍ결합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국가유산 활용이 관람이나 일회성 체험에 집중되었다면, 앞으로는 국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국가유산기능인협회(이사장 한진석)와 함께 9월 9일부터 12일까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제21회 국가유산기능인 작품전」을 연다. 올해로 21회를 맞는 이번 작품전은 전통수리기술의 전승과 확산의 의미를 담아 국가유산수리 분야 장인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작품과 국가유산청이 지원하여 운영하는 ‘국가유산수리기능인 전문교육’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들의 작품까지 모두 106점을 선보인다.* 개막식: 9.10.(목), 10:30 국가유산수리 각 분야의 장인들이 오랜 기간 제작한 불상과 석등, 「백의관음도」, 「삼국지연의」, 「사신도」 등 기존의 역사서와 그림 등을 각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 전통 기법으로 재현한 창과 문, 전통 온돌 난방과 건축 구조 등을 재해석한 모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국가유산수리 현장에서 평생을 바쳐온 장인들의 헌신과 열정을 조명하고 차세대 기능인들의 성장을 확인하는 동시에, 많은 국민들과 전통기술의 값어치와 의미를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올해는 국내 가장 큰 규모의 국가유산 분야 종합 전시회인 ‘세계국가유산산업전’(9.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진주박물관(관장 박진일)은 다가오는 한가위를 맞아 오는 9월 24일(목), 26일(토), 27일(일)까지 사흘 동안 박물관 일원에서 ‘2026 한가위 맞이 문화 한마당’ 행사를 연다. ‘민속, 특별전, 임진왜란’의 3가지 주제로 모두 10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먼저, 행사 기간 박물관 앞마당에서 누구나 쉽게 즐기는 민속놀이로 세대 사이 정을 나눌 수 있다. 투호 던지기에 성공하는 어린이, 청소년에게 학용품을 주어 참여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박물관 로비에서 두암 김용두 기증 30년 기념 특별전 「나의 인생 박물관」(2026. 9. 22.~2027. 2. 28.)과 연계한 체험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별전을 관람하고 미니 카드에 기증의 의미를 적어보는 행사로, 두암 기증품의 의의를 되새기고 미래 값어치를 조망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가장 인상 깊은 전시품에 투표한 관람객에게 가방걸이 인형, 반짇고리, 원목거울 등을 준다. 이는 ‘초충영모어해산수첩(꽃과 곤충, 동물, 물고기가 그려진 화첩)’, ‘나전어문침선함(조개껍데기로 장식한 반짇고리)’, ‘목조업경대(내가 지은 행동을 비추는 저승 거울)’ 등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김윤서 가객이 전해주는 월하 명인의 이야기 <4>를 소개하였다. 대학 2학년 겨울, 할머니가 혼자 팥죽을 드시다가 옹심이가 목에 걸려 급히 응급실로 갔으나, 회복이 바로 안 되어 1년여 고생 끝에 1996년 1월 1월 세상을 떴다는 이야기, 월하 선생은 평소 제자들에게 다정다감하였으나 노래를 지도할 때에는 매우 엄격했으며, 특히 자세나 태도에서 흐트러짐 없는 모습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다는 이야기, 손녀 김윤서는 <정가악회(正歌樂會)>와 관련 활동을 해 오던 중, 전통가곡 음반으로 미국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2019년에는 <KBS 국악대상>을 수상했다는 이야기도 소개하였다. 이번 주에는 월하 여사의 유업(遺業)을 이어받고 싶다는 손녀, 김윤서 가객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간다. 그는 현재, <국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실기지도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월하문화재단>의 정기공연과 특별행사, 기타 각종 크고 작은 연주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의 특별한 활동이 있다면, 그것은 2024년~올해까지 3년 차 문화로 치유하는 지원 사업, 「마음치유,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푸른 침묵의 누각, 광한루에서 - 이한꽃 초가을 하늘이 저리도 높고 푸른 것은 어느 서러운 약속을 품고 있어서일까 연못의 비단잉어들 잔물결 하나 없이 시간의 모서리를 한가로이 유영할 때 이곳의 바람은 문득 정지된 기억을 깨운다 한 걸음 딛을 때마다 디딤돌 위로 시대를 건너뛴 치맛자락 소리가 서린다 기어이 눈물겹고 끝내 애틋했던 춘향의 시절 그녀가 거닐던 뜰에는 여전히 가닿지 못한 연인의 숨결이 서늘하게 고여 있다 오작교 돌다리 위를 조용히 걸으면 멈춘 시간 너머로 아그득한 울림이 들린다 사랑은 가고 사람은 시대를 떠났어도 저 푸른 하늘과 고요한 못은 그날의 맹세를 차마 놓지 못해 오늘도 깊은 여운으로 번져가고 있다. 광한루와 광한루원의 뜻은? 광한루는 누각 건물 자체를, 광한루원은 광한루와 연못ㆍ오작교 등을 포함한 정원 전체를 가리키며, 흔히 “광한루에 간다”고 하는 이유는 춘향전과 호남제일루로 유명한 핵심 건물이 광한루이기 때문이다. 원 광한루는 1419년 황희 정승이 유배 시절 지은 '광통루'에서 시작되어, 정유재란으로 불타버린 뒤 1639년 남원부사 신감에 의해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이후 조선시대 정원인 광한루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