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1886년 초 일본이다. 지운영이 고종의 위임장과 단도를 소지하고 일본에 와 있다. 김옥균을 암살하려 함이다. 김옥균의 심복 유혁로 등 세 사람은 지운영에 접근하여 위임장과 단도를 손에 넣는다. 그런 다음 경시청으로 가서 위임장과 단도를 증거로 제시하며 지운영을 고발한다. 경시청은 아연 긴장한다. 우선 김옥균에게 동경을 떠나도록 조치한다. 김옥균은 요코하마의 영국 조계지에 있는 그랜드호텔로 거처를 옮긴다. 그는 유혁로 등에게 지운영을 사로잡을 방안을 알려준다. 유혁로 등은 지운영을 찾아간다. 지운영에게 김옥균이 동경 체류를 금지당하여 요코하마로 이동했다는 것, 요코하마에는 치외법권이 있어 일본의 경찰권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 그러므로 김옥균을 암살하기 편리한 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꼬임에 빠진 지운영은 요코하마로 들어간다. 그의 동정을 유혁로가 일본 경시청에 밀고한다. 거리를 두리번거리는 자운영을 일본 경찰이 체포한다. 구속된 지운영은 암살 밀명을 받고 도일한 사실을 자백하고 만다. 1886년 4월 29일 김옥균이 일본 외무대신 이노우에에게 보낸 편지가 전해온다. 편지에서 김옥균은 지운영의 거동을 알리고 자신의 신변보호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은 '구름사다리'입니다. ‘구름사다리’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배곳(학교)의 뛰노는 마당이나 마을 놀이터에서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이도록 매달렸던, 아슬아슬한 놀이틀을 떠올리실 겁니다. 오늘은 우리의 어린 날과 오늘을 잇는 재미난 토박이말, ‘구름사다리’를 만나보려 합니다. 《고려대한국어사전》에서는 ‘구름사다리’의 첫 번째 뜻으로 ‘사다리 모양에 매달려 오고가도록 만든 놀이용 기구’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땅에 발이 닿지 않는 아슬아슬함을 즐기던 그 때, 그 쇠로 된 사다리가 왜 ‘구름사다리’였을까요? 아이들에게 그 사다리는 정말 구름에 닿을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칸 한 칸 나아갈 때마다 하늘과 가까워지는 느낌, 누리(세상)를 발아래 둔 듯한 뿌듯함이 그 이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일어나는 사고 가운데 구름사다리에서 떨어져서 생기는 것이 거의 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글을 보면 아찔했던 일이 떠오르는 것과 함께, 그만큼 씩씩했던 우리들의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구름사다리’에는 또 다른 얼굴이 있습니다. ‘아주 높은 곳까지 닿을 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2025년 9월 17일(수)부터 11월 3일(월)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2에서 문화유산의 복원을 다룬 《다시 만난 하늘: 보물 신ㆍ구법천문도 복원기》 특별전을 연다. 전시는 낱장 형태로 훼손되었던 유물을 원래의 병풍 형태로 복원한 보물 <신·구법천문도>와 보존 전문가의 치열했던 복원 과정 이야기 및 관련 도구들을 소개한다. 보존 전문가의 애환을 담은 전시 신ㆍ구법천문도는 조선시대 전통적인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와 서양의 '황도남북총성도(黃道南北兩總星圖)'를 하나의 병풍에 그린 것이다. 옛사람들은 하늘의 별을 보고 개인과 나라의 길흉화복을 예측했다. 동서양의 밤하늘을 함께 그려, 하늘의 뜻을 이해하려 한 귀한 천문도다. 1994년 국립민속박물관은 천문도를 입수했고, 2001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입수 당시 천문도의 상태는 좋지 못했다. 원래는 병풍 형태로 만들어진 것인데, 세월을 겪으면서 낱장으로 흩어지게 되었다. 입수 당시부터 복원과 보존처리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국립민속박물관 보존 전문가인 전지연 학예연구사의 주도로 10여 년의 관찰 기간, 6년의 집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 영상은 1945년 10월 10일 촬영됐습니다. 도열한 무장 군인들은 미국과 중국 등 2차 대전 연합국 소속입니다. 말 탄 장교들이 앞에 섰고 대열마다 각국 부대 깃발이 휘날립니다. (가운데 줄임) 동아시아에서 싸운 연합군 소속 부대들이 참여했는데, 이 부대들 사이 '한국 광복군'이라고 적힌 깃발이 보입니다. [보병대대 중 한국 광복군이 있었습니다.] 2차 대전 뒤 연합군 열병식은 회복 지역 여러 곳에서 열렸습니다. 그 가운데 중국에서 열린 승전 행사에 우리 광복군이 공식 참여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어제저녁 JTBC 뉴스에서는 한국 광복군 관련 사진이 단독으로 실렸습니다. 2차 대전 뒤 연합군 열병식은 여러 곳에서 열렸는데, 우리 광복군이 이곳에 공식으로 당당히 참여한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8월 15일 “우리나라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입니다.”라고 한 말을 완전히 뒤집는 사진이 발굴된 것입니다. 85년 전인 1940년 오늘(9월 17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던 중국 중경에서 광복군 총사령부 성립대회가 열렸습니다. ‘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이 10월 11일(토)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완창판소리–지선화의 심청가〉를 무대에 올린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해 온 젊은 명창 지선화가 국립극장에서 첫 완창 무대를 올리는 자리로, 한층 공들인 무대를 선보인다. 지선화는 열 살 무렵 판소리를 시작해 이일주 명창에게서 ‘심청가’ ‘흥보가’ ‘춘향가’ 등 정통 소리를 사사하며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전주예술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배웠으며, 2015년 명창박록주기념 전국국악대전 종합최우수상(국무총리상), 2018년 공주 박동진 판소리 명창ㆍ명고대회 명창부 종합최우수상(대통령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국립남도국악원 성악단 정단원으로 전승의 맥을 잇고 있다. 또한 한국-가나 수교 30돌 기림 이집트 공연, 베트남 후에 페스티벌(Huế Festival),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나이지리아 등 해외 무대서도 한국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심청가’는 앞을 보지 못하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 하늘의 도움으로 환생해 맹인잔치에서 심봉사와 재회하고 끝내 아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과 대한불교조계종 직지사는 9월 17일 저녁 4시 김천 직지사에서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의 국보 지정(‘24.12.26.)과 문화유산 수장시설인 보장각의 완공을 기념하기 위해 직지사 사부대중을 비롯한 신도들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행사를 연다.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金泉 直指寺 釋迦如來三佛會圖)」는 198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가 지난해 12월 국보로 지정된 조선 후기 후불도로, 중앙의 영산회상도, 좌측의 약사여래설법도, 우측의 아미타여래설법도 3폭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존 삼불회도 가운데 3폭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작품으로, 세관(世冠)을 비롯해 신각(神覺), 밀기(密機) 등의 화승들이 1744년(조선 영조 20년) 완성해 직지사 대웅전에 봉안하였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에 유행한 공간적 삼불회도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불화로, 장대한 크기에 수많은 등장인물을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로 장중하게 그려냈다. 3폭 모두 사방 테두리 부분에 《조상경(造像經)》에 근거한 원형의 ‘범자문 진언’을 배치하여 상징성을 부여한 점도 주목된다. * 조상경: 불상 조성에 관한 의식과 절차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2026년 미래 무형유산 발굴·육성 사업」의 지원 대상으로 ‘제주 가문잔치와 음식문화’(제주), ‘고창 무장읍성 칠거리 당산 용당기 놀이 발굴ㆍ육성’(전북 고창) 등 모두 15개 사업을 꼽았다. 「미래 무형유산 발굴ㆍ육성 사업」은 각 지역의 비지정 무형유산을 대상으로 향후 국가무형유산 또는 시도무형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육성하거나 지역의 대표 문화자원으로 발전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별로 조사ㆍ연구, 전승환경 조성 및 체계화 등 자율적인 전승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연간 최대 2억 원(국비 1억, 지방비 1억)까지 차등 지원하며, 사업성과에 따라 길게는 3년까지 지원한다.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2026년도 사업 공모에는 모두 12개 시·도에서 63개의 사업계획서가 접수되었으며, 무형유산으로서의 값어치, 사업 타당성 등에 대한 관계 전문가의 평가를 거쳐 최종 15개 사업이 뽑혔다. 주요 선정 사업으로는 ▲ 제주 지역의 혼례와 이에 사용된 음식 등에 대한 조사·연구를 하는 ‘제주 가문잔치와 음식문화’(제주), ▲ 고창 무장읍성 주민들에게 전승돼 온 합굿이자 민속놀이인 ‘고창 무장읍성 칠거리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임승경)는 9월 19일 낮 11시부터 20일 오후 8시까지 경주 월정교 북편 일원에서 ‘신라 왕궁 월성’을 주제로 다양한 체험과 공연 관람, 월성 야경을 감상하는 「빛의 궁궐, 월성」을 연다. 이번 행사는 경주에서 진행되는 ‘2025년 APEC 정상회의’(10.31.~11.1.)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고 신라 왕궁이었던 월성유적의 올해 발굴 성과를 국민이 체험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다양한 체험행사들이 준비된 ‘월성 체험마당’은 올해 공개된 월성 사로국 시기의 주거지에서 출토된 직물과 보석함을 주제로 진행된다. 실을 엮어 직물을 직접 짜보는 ‘달빛 엮은 직조 월 행잉 만들기’와 ‘달빛 잇는 매듭팔찌 만들기’, 천연염색을 체험해 보는 ‘달빛 물든 천연염색 가방 만들기’, 조사 현장에서 사용되는 모래주머니에 소원을 적어 채워보는 ‘월성을 지키는 소원주머니’, 끈과 펜던트를 꿴 목걸이와 보석함을 만들어 보는 ‘월성을 품은 보석함 만들기’ 등의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실제 월성지구 조사 현장을 둘러보는 ‘월성을 걷다’와 현장 답사 후 한 잔의 차와 함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춘천문화재단(이사장 박종훈)의 예술제 참가지원 사업 ‘무대위로’의 선정단체인 박기현발레단(대표자 박기현)이 <그해 6월, 이름 없는 별이 되어: Remnant>로 제34회 전국무용제에서 강원도 처음 단체부문 대상(대통령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인 박기현 대표(국립강원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는 개인부문 안무상을 받아 2관왕을 차지하였다. 박기현발레단은 (사)대한무용협회와 대전시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후원하여 9월 5일(금)부터 9월 15일(월)까지 대전에서 열린 전국무용제에 출전하였으며, 강원을 대표하여 전국의 16개 시도 대표 무용단의 하나로서 경연을 펼쳤다. 전국 무용제는 한국 무용계 으뜸 권위의 대회로, 강원무용계는 지난해에도 해당 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등 2년 연속 입상하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수상작인 <그해 6월, 이름 없는 별이 되어: Remnant>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춘천전투에 참전한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유일한 무용작품이다. 춘천지역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전쟁의 비극과 평화의 값어치를 예술적으로 표현하여 전국 무대에 소개했다는 점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근육량, 근력, 근 기능이 모두 감소하는 근감소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체 노화에 더해 활동량 저하, 영향 불균형, 만성질환 등이 겹쳐 나타나는 근감소증은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고 사망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고구마 식물체의 다양한 효능을 탐색한 결과, 국산 개발 품종인 채소용 고구마 ‘통채루’ 지상부* 추출물이 근력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잎, 잎자루, 줄기 국립식량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연구진이 근육세포에 ‘통채루’ 줄기와 잎 추출물을 처리했을 때, 근육세포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발현은 늘어나고, 근육세포 분해에 관련된 단백질의 발현은 억제돼 근력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동물실험의 경우, 근감소를 유도한 실험군에 ‘통채루’ 추출물을 투여해 보니 근 위축으로 줄어든 제지방량 비율이 정상군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됐다. 악력 역시 근 감소 대조군에 견줘 20.9%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제지방량: 체중에서 체지방을 뺀 나머지 무게로 주로 근육, 뼈, 혈액, 장기 등으로 구성됨 근육 손상을 나타내는 지표인 엘디에이치(LDH)*와 시피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