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요즘 젊은 사람들이 ‘쪽 팔린다’라는 말을 널리 쓴다. 귀여겨들어 보니 ‘부끄럽고 쑥스럽다’라는 뜻으로 쓰는 것이었다. 누가 맨 처음 그랬는지 모르지만 생각해 보니 아주 재미있는 말이다. 이때 ‘쪽’은 반드시 ‘얼굴’을 뜻하는 것일 듯하니, 한자 ‘면(面)’을 ‘얼굴 면’이라고도 하고 ‘쪽 면’이라고도 하기 때문이다. ‘팔린다’는 말은 값을 받고 넘긴다는 뜻이니, 남의 손으로 넘어가 버려서 제가 어찌해 볼 길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쪽 팔린다’라는 말은 ‘얼굴을 어찌해 볼 길이 없다’라는 뜻이다. ‘얼굴을 못 든다’라거나 ‘낯 깎인다’라거나 ‘낯 뜨겁다’라거나 하는 말들이 일찍이 있었는데, 이제 새로 ‘쪽 팔린다’는 말이 나타나서 우리말의 쓰임새를 더욱 푸짐하게 만들었다. 우리말에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쪽’이 있다. ‘무엇이 쪼개진 조각의 하나’라는 뜻으로 “그 사과 한 쪽 먹어 보자.” 하고, ‘시집간 여자가 땋아서 틀어 올린 머리’라는 뜻으로 “쪽을 찌고 비녀를 꽂으니 예쁘구나!” 하고, ‘여뀟과에 드는 한해살이풀의 하나’로 “쪽빛 물감이 참으로 예쁘다.” 하고, ‘책이나 공책 따위의 한 바닥’이라는 뜻으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최영창), 종묘대제봉행위원회(위원장 이귀남/종묘제례보존회ㆍ종묘제례악보존회)와 오는 5월 4일 낮 2시 종묘(서울 종로구)에서 <2025년 종묘대제>를 봉행한다. 「종묘대제(宗廟大祭)」는 왕실의 품격 높은 의례와 무용, 음악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의례로, 그 문화적 값어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었다.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가운데 길례(吉禮)에 속하며, 국왕이 직접 거행하는 가장 큰 규모의 제사다. 1969년 복원되어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유교의 예법과 절차를 엄격히 지켜 웅장하고 엄숙한 의식으로 거행된다. * 국조오례의: 1474년에 편찬된 국가의 기본 예식인 오례[길례(吉禮), 흉례(凶禮), 군례(軍禮), 빈례(賓禮), 가례(嘉禮)]에 대해 규정한 예전(禮典) 국가유산청은 지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의 종묘 정전의 대규모 수리를 끝냈으며, 오는 4월 20일 창덕궁 옛 선원전에 2021년부터 임시 봉안했던 신주를 다시 제자리로 모셔 오는 환안제를 열 예정이다. 이에, <2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수운교 삼천대천세계도」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를 등록 예고하였다. 「수운교 삼천대천세계도」는 불교의 수미세계도의 형식을 빌려 민족종교인 수운교의 우주관과 세계관을 표현한 종교화이며, 수운교의 교리로 평가된다. * 수운교(水雲敎): 1923년에 창시된 민족종교로,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崔濟愚, 1824~1864)의 호 수운(水雲)에서 따온 명칭임. * 수미세계도(須彌世界圖): 불교의 수미산을 중심으로 한 우주관을 표현한 종교화 세로 239.5cm, 가로 162cm의 화면을 크게 3단으로 구분해 각각 부처, 하늘, 인간을 뜻하는 무량천계(상단), 도솔천계(중단), 인간계(하단)를 배치하여, 불계(佛界)ㆍ천계(天界)ㆍ인계(人界)의 삼계 하늘이 하나이고, 부처·하늘(하날님)ㆍ인간의 마음도 하나라는 불천심일원(佛天心一圓)의 교리를 표현하였고, 제작 기법과 표현 양식은 근대기의 화풍을 잘 반영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등록 예고되는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는 일제강점기 유럽에서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서영해가 프랑스 파리에 고려통신사를 설립(1929년)하고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가야금 연주자 추정현이 오는 2025년 4월 24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김병호 가야금산조와 병창]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은 국악계의 거장인 김병호(1910-1968) 명인의 가야금산조를 심도 있게 조명하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김병호의 가야금병창을 최초로 선보이는 뜻깊은 자리다. 이번 공연은 추정현이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가 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병창 무대며, 그의 깊이 있는 연구와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가야금산조 복원 시리즈의 네 번째 공연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병호의 음악세계를 새롭게 조명하기 위하여 가야금산조 음원 가운데 가피아스 채록 음원(1966년 녹음), 서울음반 SRCD-141(1967년 녹음), Okeh12108/B(1937년 발매)를 바탕으로 김병호의 음악 어법과 음계를 충실하게 반영하여 복원하고자 하였다. 김병호의 말년에 녹음된 음원과 유성기음반의 음원을 면밀히 분석하여 기존 연주 시간에서 10분가량의 가락을 추가하여 복원, 김병호 가야금산조 본연의 모습을 더욱 풍성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김병호가 남긴 가야금병창 유성기음반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여주시(시장 이충우)가 제106돌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을 맞아 오는 4월 26일 저녁후 7시 ‘2025 여주 보통리 고택에서의 특별한 만남 -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6주년 기념 달빛음악회’를 연다. 이번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6돌 기림 달빛음악회’는 여주 출신의 독립운동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광복군 창설에 공헌한 조성환 선생의 독립운동 이야기와 여주 보통리 고택에 얽힌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보고, ‘대한이 살았다’, ‘광복군가’, 창작 힙합곡 ‘청사 조성환 이야기’ 등 우리 국악과 클래식이 어우러진 풍성한 무대가 선사될 예정이다. 특히 국악과 클래식 연주와 남성 성악 트리오, 여주 사마리안지역아동센터 어린이 합창단의 ‘신흥무관학교 교가 독립군가’ 공연에 대한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음악회에 앞서 저녁 5시부터 6시 40분까지 ‘휴대용 미니 태극기 비누 만들기’, ‘태극기 팔찌 만들기’, ‘청사 조성환 퍼즐 맞추기’, ‘전통놀이’ 등 전통문화예술 무료체험도 진행된다. 체험행사는 사전 신청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사전 신청자 취소 발생 시 현장접수할 수도 있다. 음악회에는 가야금ㆍ해금ㆍ대금ㆍ피리ㆍ타악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아래 공진원)이 주관하는 국내 가당 큰 규모의 공예 축제 <2025 공예주간(Korea Craft Week 2025)>이 올해 5월 16일부터 전국에서 열린다. 공예와 함께 우리의 일상을 즐겁게 생활한다는 의미를 담은 ‘공생공락(共生工樂)’을 올해의 구호로 정했다. 2018년을 첫 시작으로 8회를 맞이하는 <2025 공예주간>은 지난해에 이어 거점도시로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등 모두 3개 도시를 뽑았다. 각 거점도시에서는 세 도시의 특색있는 공예문화, 공예가, 공방, 문화시설 등의 공예적 자산을 활용하여 공예주간 기간동안 다양한 전시, 체험, 투어 프로그램 등이 펼쳐진다. 이 밖에도 기획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뽑힌 21개 선정처를 통해 지역특화, 공예마켓확산, 공예동행 등의 유형으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국 각지에서 지역과 연계한 공예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할 예정이다. 개막행사는 5월 16일(금) 서울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열리며, 기획프로그램 공모에서 선정된 유무형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국내산 첨단 공학목재인 구조용 집성재와 구조용 직교 집성판이 내화구조 기준을 통과해, 목조 아파트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공학목재는 내화 성능을 갖추고 있어, 고온에 노출되더라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고온에 노출된 공학목재 표면에 탄화층이 형성되어 연소를 방해하고, 화재 확산을 막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2시간 내화구조로 인정받은 공학목재가 경북 영주시에 준공된 5층 규모 ‘한그린 목조관’에 적용되었으며, 2024년에는 구조용 집성재의 기둥과 보가 3시간 내화구조로 인정받았다. 화재 발생 시 90%의 손실률을 보이는 철근 콘크리트와 달리, 목재의 손실률은 25%에 불과하다. 이처럼 내구성과 내화성이 뛰어난 공학목재를 활용하면 화재 상황에서도 구조물의 하중을 안정적으로 견딜 수 있다. 내화구조란 불이 났을 때 건축물이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해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구조를 말한다. 목조건축물의 내화구조는 화재 이후에도 남은 목재가 하중을 지탱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국내에서는 「건축물방화구조규칙」에 따라 4층 이하 건물은 1시간, 5~12층 건물은 2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25년 현재 원자력 발전은 세계 전력의 약 10%를 공급하고 있는데, 30개 나라에서 약 420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 원전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에너지원이다. 원전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환영받기도 하지만, 사고가 나면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배척을 받기도 한다. 원전 찬성론자들은 원전이 과학 기술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원전 사고, 1986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를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원전이 안전하다고 믿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2025년 현재 모두 26기의 원자로 가운데 21기가 운영 중인데, 국토가 좁아서 원전 밀도(단위 국토면적당 원자력발전 설비 용량)가 세계 제1위로 높아서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가 어렵다. 만에 하나라도 원전 사고가 나면 수백만 명이 피해를 볼 것이 너무나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고 위험성 말고도 원전이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핵폐기물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은 쉽게 말하면 원자폭탄을 매우 느리게 폭발시키면서 열에너지를 얻는 발전 방식이다. 원자폭탄의 원료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절에 가면 소리 나는 사물(四物)이 있습니다. 범종(梵鍾)ㆍ목어(木魚)ㆍ운판(雲版)ㆍ법고(法鼓)가 그것이지요. 법고는 대체로 소가죽으로 만듭니다. 북을 울리며 네다리로 걷는 축생들의 복을 비는 것이지요. 운판은 청동 재질의 구름 모양으로 만든 판입니다. 구름은 하늘에 있는 것이니 날짐승의 복을 빌기 위함입니다, 목어는 물고기 형상이니 물속 생물들의 복을 빌기 위함이고 마지막으로 범종은 현세를 사는 중생들의 복을 빌기 위한 물건이지요. 범종은 아침에는 33번 저녁에는 28번을 치는데 이는 아침에는 삼심삼천에 저녁에는 이십팔수에 종소리가 들리라는 의미이지요. 서양종과 동양종의 차이점은 크기에도 있지만 치는 방법의 다름에 있습니다. 서양종은 공이가 내부에 존재하지만, 동양종은 외부에 존재하지요.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은 러시아에 있는 짜르벨로 200톤이 넘습니다. 그 거대한 종의 공이도 내부에 존재합니다. 그러니 서양에서는 종이 클수록 치는 것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종은 평화의 댐에 있는 세계평화의 종입니다. 세계 각지의 전쟁과 분쟁지역에서 보내온 탄피를 녹여 만든 종으로 만 관의 무게지요. 곧 37.5톤입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진헌색(進獻色, 중국 황제에게 특별한 선물을 할 때 그것을 마련하기 위해 둔 임시 관아)을 설치하여 여자아이)를 모으고, 조정과 민간의 혼인을 금하였다. 의정부 찬성사(議政府贊成事) 남재(南在)ㆍ참지의정부사(參知議政府事) 함부림(咸傅霖)ㆍ한성윤(漢城尹) 맹사성(孟思誠)으로 제조(提調)를 삼고, 경차관(敬差官, 지방에 임시로 보내던 벼슬)을 각도에 나누어 보내어 처녀를 뽑게 하였는데, 천한 백성과 노예를 뺀 양갓집 처녀 13살 이상 25살 이하를 모두 고르게 하였다.“ 위는 《태종실록》 15권, 태종 8년(1408년) 4월 16일 자 기록으로 중국 황제에게 선물하기 위해 조정과 민간의 혼인을 못 하도록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조선시대에 왕비나 세자빈과 공주의 사위를 고를 때 온 나라에 금혼령을 내린 줄 압니다. 그런데 위 기록을 보면 중국 황제에게 바치기 위해 금혼령도 내려 양갓집 처녀 13살 이상 25살 이하는 모두 혼인할 수 없었음을 알 수 있지요. 심지어 고려시대 원나라 간섭기에는 원나라가 고려에 공녀를 보내라고 요구합니다. 특히 충렬왕은 고려 여성들을 공녀로 보내기 위해 금혼령을 내리고 13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