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 동자의 눈망울 속에서 세상을 보다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새벽 서쪽 하늘에 유난히도 밝은 별이 있다. 샛별이라고 했다. 고도 3,600m 산 능선에 자리 잡은 사원에 발을 들어 놓자 붉은 가사를 입고 내게로 다가와 생글생글 맞이하는 어린 동자승의 반짝이는 눈빛이 그러했다. 샛별 같았다. 천진무구한 얼굴, 반짝이는 눈 속에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가 버릴 듯한 유혹을 느끼며 나를 반기는 고사리 같은 어린 동자승의 손을 잡았다.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였다. 아직은 엄마 품에서 응석을 부릴 나이인데 어찌하여 이렇게도 깊은 산골에 들어와 불상 앞에 앉아 염불한다는 것인가? 가슴이 아리고 두 눈이 뜨거워졌다. 필자는 올 3월, 한 달가량 단독으로 히말라야 중턱에 있는 부탄에 가서 문화 취재를 하고 돌아왔다. 그 기간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린 동자승들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부탄 취재차 돌아본 사원마다 많은 아이들이 붉은 가사를 입고 수행하는 모습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하늘을 찌를듯한 거목들이 울창한 숲속, 그리고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해발 3,600고지 기암절벽에 있는 ‘추푸네 도지파모’ 사원에서 어른 스님들과 함께 수행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들이 한국에 돌아온
- 일취스님(철학박사)
- 2025-05-26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