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피 맛 골 꼴보기 싫은 벼슬아치가 탄 말을 피하고자 생긴 거리 피맛골 그 거리에 발길을 하지 않으면 더러운 꼴 안보련만 국밥집, 선술집이 손짓하는 그곳을 차마 등지지는 못했으리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 백성을 위해 무슨 정책을 펴나 틀어보는 방송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후보가 뒤바뀌는 전대미문의 해프닝이 벌어지는 요즘 피맛골 처럼 피(避) 방송 하고프다만 피하기만 해서 될일이 아닌고로 오늘도 더듬이 세우고 향(向) 방송 하는 백성들 나도 그 중 한사람. ▶ 피맛길(避馬길)은 조선 시대의 한성의 길로써 지금의 종로1가에서 종로6가까지 이어지는 비좁은 골목길이다. 조선시대 백성이 종로를 지나는 높은 벼슬아치들의 말을 피해 다니던 뒷골목인데, 당시에는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말을 탄 고관대작을 만나면 행차가 끝날 때까지 엎드려 있어야 했다. 그때문에 갈길 급한 서민들이 번거로움을 피하려고 다니던 좁은 길인데 말을 피한다는 ‘피마(避馬)’에서 유래해 이름이 붙었다.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강점기 동안 탑골공원, 화신백화점 등이 개발되면서 피맛길은 부분적으로 끊어졌으며, 1970년대 초 서울 지하철 1호선을 건설할 때 남쪽 피맛길이 사라졌다. 청진동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징분질욕(懲忿窒慾)' 강희맹, 강희안 아버지 강석덕 그의 평생 좌우명은 분을 삭이고 사욕을 억제한다는 '징분질욕(懲忿窒慾)'이었다지 사욕이 독버섯처럼 피어오르는 세상속에서 외롭게 홀로 흔들림없이 살다가 이승을 하직하는 길목에서 아들들에게 나지막히 건넨 말 큰명예는 없었지만 부끄럼없는 삶을 살았노라'던 강석덕의 굳은 신념 비바람 몰아치는 세찬 추위 속에서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고고하고 정갈하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삼월 스무하루 봄이라고는 하지만 바람이 차다 저 땅밑 어딘가에서 새싹들의 꿈틀대는 몸부림이 꽃샘추위에 멈칫 거린다 광화문 돌담 밑 어디선가 날라온 민들레 씨앗의 움트는 용트림 삼월이 가기 전 그 모습을 보고싶다. - 이 윤 옥 -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조 족 등 꼭 별볼일 없는 사람들이 먼 곳을 보라한다 자기 발밑은 보지 않고 허공만 보라한다 그래서 지금도 조족등이 필요한 건 아닐까 잡다한 곳 비추지 말고 자신의 발밑을 비추는 조족등 네가 그립다. 조족등(照足燈)은 밤거리에 다닐 때 들고 다니던 등으로 댓가지로 비바람에 꺼지지 않게 둥근 틀을 만들고 그 안에 촛불을 켜는 등이다. 특히 조족등은 순라군이 야경을 돌 때 주로 썼다. 조족등을 이름 그대로 풀어 보면 비출 조(照), 발 족(足), 등잔 등(燈) 자를 써서 발을 비추는 등이라는 뜻이 된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고맙다, 고맙습니다>란 우리말이고 <감사하다, 감사합니다>는 한자말 감사(感謝)+하다로 이뤄진 말이다. '우리말살려쓰기'라는 뜻에서 보면 '감사합니다' 보다는 '고맙습니다' 쪽이 더욱 정겹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말만이라도 고맙다. 나는 무엇보다 자네의 그 따뜻한 배려가 고맙네. 그녀는 그가 자기를 위해 그렇게 애써 주는 게 무척이나 고마웠다.라는 "고맙다' 예문이 있는가 하면, 나는 친구에게 도와준 것에 감사했다. 그는 매사에 자신이 믿는 신께 감사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는 그가 이곳을 직접 방문해 준 것에 무척 감사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감사하다" 예문도 있다. 예문을 살펴보면 '고맙다'와 '감사하다'의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고맙다 자리에 감사하다라는 말을 써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말 '고맙다, 고맙습니다'를 정겹게 살려 써 보는 것은 어떨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겨울보다 추운 '입춘 추위' 이윤옥 이제 곧 입춘이니 겨울이 다 갔다고 하던 사람들 입이 얼어붙었다 슬슬 두꺼운 옷을 집어 넣고 조금 가벼운 옷을 입으리라던 기대 마저 쑥 들어가 버렸다 아직 오지 않은 봄을 기다리는 것은 좋다 그렇다고 섣불리 방정을 떨면서 봄을 찬양하지는 말라는 듯 내일은 영하 10도란다 내일은 1월 그 어느날 추위보다 더 춥단다.
[우리문화신문=이무성 작가] 우리문화신문은 한국화가 이무성 작가의 그림에 이윤옥 시인의 시를 붙여 <이무성 작가의 그림 나들이> 방을 만들었습니다. 이무성 작가는 지난 2007년부터 우리문화신문과 인연을 맺기 시작하여 어언 18여 년 동안 수백 편의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특히 한국문화 관련 그림을 맛깔스럽게 그려 우리문화신문의 격을 한껏 높여주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또한 이윤옥 시인의 여성독립운동가 관련 글에도 이무성 작가 특유의 그림으로 여성독립운동가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얼마 전 이무성 작가는 자신이 소중하게 보관하던 '원화'들을 우리문화신문사에 보내주었기에 우리문화신문은 <이무성 작가의 그림 나들이>에서 이를 시와 함께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그림 이무성 작가) 눈을 뚫고 봄을 알리는 '설중매' 이윤옥 네가 만일 눈 속에서 피어나지 않고 오월에 피는 뭇꽃들 속에 피어났다면 네가 만일 눈보라 속 추위를 뚫고 향기로운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았다면 수 많은 시인묵객들이 너를 어루만지며 사랑 고백은 하지 않았으리 너를 고요한 묵향 속에도 부르지 않았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