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한 ‘제4회 한글 활용 디자인 공모전’ 결과를 7월 28일(월)에 누리집을 통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한글의 끝없는 가능성, 디자인에서 찾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공모전에는 완제품과 아이디어 두 가지 부문에서 모두 94점이 접수되었다. 전문 심사위원 5인이 1차 예심과 2차 본심을 맡아 한글 활용도, 독창성, 상품성, 예술성, 공모전 적합도 등을 토대로 상품의 완성도와 아이디어를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대상 1점, 금상 2점, 은상 4점, 동상 7점, 장려상 5점, 입선 등 모두 45점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소리글자 한글, 풍경으로 울리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김동혁 디자이너의 작품인 ‘한글의 소리, 풍경’이 영예의 대상에 뽑혔다. 대상작은 훈민정음 해례본에 기록된 한글 창제원리에 따라 발음 기관, 조음 위치, 공기의 흐름 등을 상징화하여 시청각적으로 한글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디자인된 풍경이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500만 원의 상금과 경북도지사상을 준다. 김동혁 디자이너는 “한글의 복합적 값어치를 현대적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것이 큰 도전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말은 사람과 사람의 뜻을 통하는 것이라. 한 말을 쓰는 사람끼리는 그 뜻을 통하여 살기를 서로 도와주므로 그 사람들이 절로 한 덩이가 지고, 그 덩이가 점점 늘어 큰 덩이를 이루나니 사람의 제일 큰 덩어리는 겨레라. 그러하므로 말은 겨레를 이루는 것인데 말이 오르면 겨레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겨레도 내리 나니라. 이러하므로 겨레마다 그 말을 힘쓰지 아니할 수 없는 바니라.” 이는 평생 배달말(한국어)을 올곧게 사랑하고 실천하고 가르치신 한힌샘 주시경 선생의 말로써 오늘은 그 주시경 선생이 세상을 뜨신(1914년) 지 온열 하나 해(111돌)가 되는 날입니다. 선생은 국어학자로서 우리말의 정리와 보급에 크게 힘썼지요. 그의 연구는 말글생활을 바로잡고 교육할 목적으로 행해진 것으로서 그 필요성은 이미 1897년 《독립신문》에 발표한 논설 〈국문론〉에서부터 강조되어 온 것입니다. 한글은 세종임금이 28자를 반포할 당시 <훈민정음>이라 불렀는데 <훈민정음>을 언문(諺文), 언서(諺書), 반절, 암클, 아랫글이라 했으며, 한편에서는 가갸글, 국서, 국문, 조선글 등으로 불리면서 근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 한 사회단체에서 세미나를 연다고 보도자료를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내용 가운데는 “점자가 시각장애 아동의 학습과 성장에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교재나 교구, 커리큘럼이 부족하다는 사회문제에서 출발했다.”라는 대목이 보입니다. 여기서 “~임에도 불구하고”는 일본말 “~にもかかわらず( ~니모카카와라즈)”에서 온 것입니다. 굳이 일본어 표현을 쓰지 않고 우리말로 “필수적인데도”로만 써도 좋을 일을 “~임에도 불구하고”를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글을 쓸 때는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지 않고 되도록 간단하게 써야 뜻이 분명해져서 글을 읽는 사람이 더욱 쉽게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자말이나 일본말 표현으로 쓰는 것이 말뜻을 더 또렷이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 서초동에 위치해 있는 예술의 전당”이라고 쓰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경우는 그냥 “서울 서초동에 있는 예술의 전당”이라고 쓰는 것이 훨씬 알아듣기 쉽지 않나요?. 이처럼 흔히 중복의 느낌으로 쓰는 말에는 ‘역전앞’, ‘너른광장’, ‘동해바다’, ‘처갓집’, ‘해변가’ 등이 있습니다. 더러는 이미 말집(사전)에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우리가 날마다 부르는 익숙한 지명들. 그 이름의 유래와 의미는 무엇일까? 시인이자 인문학자인 이경교의 『지명발견록』은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열쇠다. 고유어 지명들은 한자어로 바뀌며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일정한 기준 없이 뜻이나 소리를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본래의 아름다운 의미가 흐려진 것이다. 예를 들어, 밀양은 '미르벌', 곧 ‘물이 질펀한 들녘’을 뜻하는 순우리말이었다. 섬진강은 '모래여울', 흑산도 사리 마을은 '모래미'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있었다. 목포의 다순구미 마을은 '볕이 따스한 후미진 곳'이라는 뜻의 고유어 이름이었지만, 현재는 온금동이라는 한자 이름으로 불린다. 유달산을 등지고 바다를 향한 남향받이 마을로서 햇빛과 별, 달의 빛을 가장 먼저 만나고 가장 늦게까지 그 속에 잠기는 지형적 특성이 한자화되며 지명에서 사라진 사례다. 이 책은 익숙한 지명에 숨겨진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밝혀내며 이 장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지명이 단순한 위치 정보가 아니라 오랜 세월을 품은 문화유산임을 일깨운다. 우리 땅을 따라가며 그곳을 스쳤던 사람들과 문화를 더듬어 나가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2025년 올해로 위대한 글자 훈민정음은 창제 582돌, 반포 579돌을 맞이했다.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대왕이 혼자 한 것이었지만, 해례본은 정인지ㆍ최항ㆍ박팽년ㆍ신숙주ㆍ성삼문ㆍ강희안ㆍ이개ㆍ이선로 등 8명의 학사와 함께 이뤄낸 집단 지성의 결과물이었다. 그런 만큼 15세기까지 이룩한 각종 학문 성과, 곧 인문학ㆍ과학ㆍ음악ㆍ수학 같은 다양한 지식과 사상이 융합 기술되어 있다. 인류 보편의 문자 사상과 철학이 매우 짜임새 있게 담겨 있다. 또 해례본은 1997년에 유네스코에 첫 번째로 오른 대한민국 세계 기록 유산이다. 섬세한 문자 해설서이면서 음성학 책이기도 하고 문자학 책이기도 하다. 15세기로 보나 지금으로 보나 으뜸 사상과 학문을 담은 책이자 현대 음성학과 문자학 그 이상의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무가지보의 문화유산인 해례본이 대단한 책이라는 건 알면서 정작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원문이 한문이고, 한글로 뒤침(번역)도 대개 전문가들이 그들의 수준에 맞게 한 것이라 읽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국어국문학과나 국어교육학과에서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한글놀이터 세종관(임시 이름) 조성 대상지로 조치원읍 세종문화예술회관이 뽑혔다. 세종시는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강정원)과 협력 추진하는 한글놀이터 세종관 조성을 위해 지난달 수요 조사와 현장 조사 등을 거쳐 지난 19일 열린 문화도시 추진위원회에서 대상지를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글놀이터 세종관은 한글문화도시 사업비 7억 원, 국립한글박물관 예산 3억 8,000만 원 등 모두 10억 8,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올해 가을 중 개관할 계획이다. 조치원읍 세종문화회관은 연면적 318.3㎡, 층고 5m(천장고 3.5m)로 국립한글박물관이 권장하는 규모를 충족했다. 또 대형버스 진출입이 가능한 주차면 145면, 유모차의 안전 이동을 위한 경사로를 갖춰 이용편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종시는 이번에 조성하는 한글놀이터 세종관에 '미로 속에서 한글자모 찾기' 등 실감형 체험 컨텐츠를 운영해 방문객들에게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려수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한글 놀이터 세종관은 아이들이 신나게 놀면서 한글을 이해하고 한글로 다양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전시체험형 공간"이라며 "세종시뿐만 아니라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1년 12월 7일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하여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일본식 지명 ‘진주만’이란 이름을 아무 비판 없이 쓰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그 개선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미국 하와이 펄하버 국립기념관(Pearl Harbor National Memorial)을 찾아 둘러보면서, 이곳 지명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본래 이 지역은 진주조개가 많이 잡히던 곳이라, 원주민들은 “진주조개를 잡던 곳”이라는 의미의 와이모이(Wai Moi)라 불렀다. 따라서 이 지역을 가리킬 때는 원어의 의미와 발음을 존중하여 펄하버(Pearl Harbor) 또는 와이모이라고 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외래어 지명은 통상적으로 현지에서 사용하는 원음을 존중하여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반적으로 "해(海)", "만(灣)", "바다", "산맥(山脈)", "산(山)", "사막(沙漠)", "역(驛)" 등과 같은 지형지물 이름은 원어 뒤에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표기하며, 고유한 지명 자체를 번역하거나 해설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교육부와 외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2025년 올해로 훈민정음 창제 582돌, 반포 579돌을 맞이했다.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대왕이 혼자 한 것이었지만, 해례본은 정인지ㆍ최항ㆍ박팽년ㆍ신숙주ㆍ성삼문ㆍ강희안ㆍ이개ㆍ이선로 등 8명의 학사들과 함께 이뤄낸 집단 지성의 결과물이었다. 그런 만큼 15세기까지 이룩한 각종 학문 성과, 곧 인문학ㆍ과학ㆍ음악ㆍ수학 같은 다양한 지식과 사상이 융합 기술되어 있다. 인류 보편의 문자 사상과 철학이 매우 짜임새 있게 담겨 있다. 또 해례본은 1997년에 유네스코에 첫 번째로 오른 대한민국 세계 기록 유산이다. 섬세한 문자 해설서이면서 음성학 책이기도 하고 문자학 책이기도 하다. 15세기로 보나 지금으로 보나 으뜸 사상과 학문을 담은 책이자 현대 음성학과 문자학 그 이상의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런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무가지보의 문화유산인 해례본이 어떤 책이라는 건 알면서 정작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원문이 한문이고, 한글 번역도 대개 전문가용 문체라 읽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국어국문학과나 국어교육학과에서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이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국립국어원은 2024년 한 해 동안 우리 사회에 들어온 외국 용어 76개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 2024년 다듬은 말에 대한 국민 수용도를 조사한 결과, 가장 잘 다듬은 말로는 ‘혈당 스파이크’를 바꾼 ‘혈당 급상승’이,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할 외국 용어로는 ‘옴부즈퍼슨’이 꼽혔다. 2024년 다듬은 말은 3월부터 12월까지 총 18회의 전문가 논의와 매회 2,500명을 대상으로 국민 수용도 조사를 거쳐 선정했으며,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했다. 2024년 다듬은 말 중에서 국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잘 다듬은 말로는 ‘혈당 급상승(혈당 스파이크), 금리 대폭 인하(빅 컷), 역량 강화(업스킬링), 금리 소폭 인하(스몰 컷), 가치 향상(밸류업)’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반려동물 돌보미(펫 시터), 책 소개 영상(북 트레일러), 교차 검증(크로스 체크)’ 등도 잘 다듬은 말로 조사됐다. ‘옴부즈퍼슨’, ‘오프 리시/*오프 리쉬’, ‘리스킬링’ 등은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2024년 다듬은 외국 용어 중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써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용어는 ‘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서울 영등포본동 주민센터는 요즈음 <영등포본동 정월대보름 척사대회>라는 펼침막을 걸었다. 지난 2023년 평택시는 '척사대회'라는 용어 대신 '윷놀이대회'를 사용할 것을 민간에 권고하는 한편, 시에서 진행하는 관련 행사에서도 '윷놀이대회'를 공식 이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평택시에 따르면 “각 마을에서 펼쳐진 윷놀이대회는 '던질 척(擲)'과 '윷 사(柶)'를 사용해 '척사대회'로 불려 왔다. 하지만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에게 '척사'의 뜻이 쉽게 해석되지 않고, 쉬운 우리말인 '윷놀이'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평택시는 용어 순화를 민간에 당부했다.”라는 것이다. 이런데도 영등포본동 주민센터가 ‘윷놀이’라는 모두가 알 수 있는 쉬운 말을 놔두고 굳이 ‘척사대회’라고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 영등포본동 주민센터 공무원들 가운데 이 ‘척사’라는 어려운 말을 한자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지난해 영등포본동 주민센터는 <윷놀이 한마당>이란 펼침막을 걸었었다. 오히려 영등포본동 주민센터는 주민들에게 다가서는 모습에서 퇴보하고 있음이다. ‘윷놀이’를 ‘척사’라고 쓰면 유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