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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림'을 해 놓은 곳이 더 시원하고 좋죠?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해가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도 하늘에는 구름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걸릴 것이 없는 햇볕이 아침부터 쨍쨍 내리쬐고 있구요. 햇볕이 뜨거워 해가림을 해 놓은 곳에 수레를 세웠습니다.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며 말이죠. 아무래도 햇볕이 더 뜨거운 여름에 뙤약볕을 바로 받는 곳에 수레를 세워 놓으면 수레 안까지 데워져서 다시 타기가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늘이 있으면 그늘에 대고 싶어 하지만 땅밑이 아니면 늘 그늘인 곳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와 다름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가림을 해 놓은 곳이 있으면 다들 그곳에 대고 싶어 하지요. 수레를 몰고 오지 않는 일꾼이 거의 없고 해가림이 된 자리에 다 댈 수 있을 만큼 넉넉하기 않기 때문에 일찍 오는 사람들이 그 곳에 댈 수가 있습니다. 지리한 곳이 좋아서 아침무렵에만 햇볕을 받고 마치고 갈 때까지 햇볕을 받지 않도록 되어 있어서 집에 갈 때 뜨거움을 느끼지 않고 타고 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더위를 타는 저로서는 아주 고마운 일이랍니다. 처음 만난 아이에게 "햇볕이 뜨겁지? 얼른 들어가자."라고 했습니다. 제 말을 들은 아이가 얼른 배곳 안으로 얼른 뛰어 들어갔습니다. 살갗에 햇볕의

'쓸데 없이 때는 불?'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군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날이나 요즘이나 오란비철에 여러 날 비가 오면 겪게 되는 어려움이 바로 숨씨 가운데(공기 중에) 물이 많은 것과 이어지기도 하죠.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던 빨래가 잘 안 마르는 것도 그렇고 벽지가 떨어지기도 하고 사이사이에 곰팡이가 자라기도 하지요. 그럴 때면 요즘이야 뽀송이(제습기)나 찬바람틀(에어컨)으로 말리면 되지만 옛날에는 그런게 없었으니 아궁이에 불을 넣는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렇게 아궁이에 때는 불을 ‘군불’이라고 했습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신 분들은 어릴 때 "군불 넣어라.", "군불 좀 때야 겠다."는 말을 자주 들으셨을 겁니다. 오란비(장마)철 뿐만 아니라 겨울철에 방을 데울 때에도 군불을 땐다는 말을 하는데 처음에 ‘군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냥 불을 땐다고 해도 될 텐데 왜 ‘군불’이라고 했는지 궁금하기도 했지요 그냥 불을 땐다고 해도 됩니다. 그런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두 가지 말을 가려서 써야 할 말이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따로 이름을 붙였다고 생각합니다. 불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불로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값진 일은 먹거리를 익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밥을 할 때 국

'빨래를 말릴 만한 겨를'을 뜻하는 말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날이나 요즘이나 오란비철에 여러 날 비가 오면 겪게 되는 어려움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빨래’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날 비가 오락가락 하니까 비를 맞아서 옷이 젖기도 하고 또 더워서 땀에 젖기도 하는 옷을 빨아야 되는데 비가 오면 빨래가 잘 마르지 않지요. 그처럼 ‘오란비철 빨래를 말릴 만큼 잠깐 해가 드는 겨를’을 ‘빨래말미’라고 했습니다. 올해는 아직 그런 날이 없어서 아쉬움을 못 느낄 겁니다. 하지만 빨래말미도 없이 비가 쉼 없이 올 때도 있습니다. 또 때로는 여러 날 비가 오다가 해가 나면 빨래말미를 얻어서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을 때도 있고요. ‘빨래말미’라는 말은 요즘도 손수 빨래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말인 만큼 쓸 일이 많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 말도 알고 있으면 쓸 일이 많은 말인데 우리 말집(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는 말이라는 것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저 나름대로 이곳저곳에서 알리고 있지만 부려 쓰시는 분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란비철을 맞아 이렇게 다시 알려드려서 많은 분들이 알고 쓰게 되기를 바라고 또 말집(사전)에도 얼른 오르기를 바라 봅니다. 이 말과

라면으로 함께 가다

일본서 배워온 라면, 이젠 일본이 따라한다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09]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요즘 '시그니처'라는 말을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영어단어 ‘signature’의 한글식 표기이다. 그 뜻은 일반적으로는 그 사람의 사인(sign), 혹은 서명(署名)을 뜻하는데 이 단어의 뜻이 넓어져 어떤 사람이나 현상을 대표하는, 그것만 보면 그게 누구인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것이란 해석이 함께 쓰인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유명 식품회사에서 '시그니처 한식'이란 이름으로 봉지식품이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 나왔다. '시그니처 한식'이라니, 아마도 가장 대표적인 한식, 혹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란 뜻을 담은 선전문구로 쓴 것 같다. 포장지의 전면에는 우리 한글로도 표기하고 있고 동남아에서 통용되는 한자표기는 아주 작게 쓰여 있어서 한국 식품인 것으로 오해할 정도다. 나온 식품은 세 종류다. 소고기 당면볶이, 치킨당면볶이, 트리플 치즈 당면볶이 이렇게 세 가지다. 그런데 이 제품을 만든 회사 이름이 ‘Nissin’이다. 일본을 좀 안다는 사람이 이 말을 듣더니 깜짝 놀란다. "아니 니신이 한국 이름으로 한국 맛 식품을 만들어 내놓았다고?" 이 사람이 놀란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닌 것이. 이 니신이라는 이름은 1958년에

여러 날 오래 내리는 비 '오란비'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오란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해마다 이맘때 찾아오는 것이 바로 ‘장마’인데 ‘장마’를 가리키는 토박이말 ‘오란비’를 아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지 않습니다. 제가 여러 해 앞부터 여기저기서 알려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그걸 보신 분들은 알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란비'라는 말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자주 보는 말집(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한 말집(사전)에 올라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들고 계신 똑말틀(스마트폰)으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열린 말집(사용자참여형 사전)인 ‘우리말샘’에만 ‘‘장마’의 옛말’이라는 풀이가 있고 그 어떤 곳에서도 ‘오란비’를 풀이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오란비’라는 말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 어렵고 그 말을 쓰는 것은 더 어려울 거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장마’라는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 찾아보면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또는 그 비’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말밑 어원 풀이에 ‘장’이 한자 ‘길 장(長)’에서 왔다는 것도 밝혀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옛말로 ‘오란비’가 있다고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왜 ‘오란비’를 찾으면 ‘장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