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때때로 우리 생활 속에서 “혼줄 났다.”든가,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비난을 듣는 사람들을 본다. 이때 혼(魂)은 무엇이며, 정신(精神)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혼(魂)은 넋ㆍ영혼을 말하며, 정신은 ‘마음’ 또는 ‘얼’이라고도 하며 ‘영혼이라고도 하는데, 영혼(靈魂)은 별개로 죽은 사람의 넋이나 유혼(幽魂) 또는 혼령(魂靈)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영혼은 보이지 않는 개체 속에 하나의 존재로 등장한다. 그래 인간의 구조를 크게 둘로 나누면 유교나 무속 신앙에서 혼백(魂魄)이라 하여 혼(魂)은 하늘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정신적 요소, 백(魄)은 땅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육체적 생명력이라고 정의한다면, 그와 반면 불교 유식학에서는 명색(名色)이라고 정의하는데 명(名, Nāma)은 정신적 요소, 감각ㆍ의식ㆍ지각을 말하고, 색(色, Rūpa)은 물질적 요소, 육체를 말한다. 이와 같이 혼백과 명색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명(名)과 혼(魂)은 다음 생의 종자가 된다고 한다면 색(色)과 백(魄)은 지수화풍 사대로 결합 되었다가 다시 자연의 속성(屬性)인 지수화풍으로 돌아간다고 하겠다. 이렇게 살펴보았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철이 겨울로 가득 차는 온겨울달, 12월 이튿날입니다. 오늘은 나라의 살림살이를 굳히기로 다짐한 날입니다. 들려오는 기별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나라 일을 맡은 국회에서 서로 팽팽하게 맞서며 빈손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걱정뿐입니다. 하지만 거리에는 딸랑거리는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리고, 이름 없는 이웃들이 건네는 따뜻함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겉은 떠들썩하고 시끄럽지만, 속은 조용히 여물어가는 이 겨울 바람빛(풍경)을 보며 떠오른 토박이말이 있습니다. 바로 '알심'입니다. '알심'이라는 말을 소리 내어 읽기만 해도 동글동글하고 단단한 열매가 떠오르지 않나요? 말집(사전)에서는 이 말을 크게 두 가지 뜻으로 풀이합니다. 첫째는 '은근히 남을 안타깝게 여기며 돕는 마음'이고, 둘째는 '보기보다 야무진 힘'입니다. 첫째 뜻의 '알심'은 우리가 흔히 쓰는 '동정'(同情)'이라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겠습니다. 이 말은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 속에서도 잘 쓰였습니다. 채만식 님의 소설 <소년은 자란다>를 보면 "영호가 오 선생이 더워하는 것을 알고 알심 있게 세숫물을 가져왔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여기서 '알심'은 상대를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44) 1897년, 그녀는 아펜젤러 목사에게 세례를 받고 ‘마르다(Martha, 瑪多)’라는 세례명을 받았습니다. “마르다!” 커틀러가 그녀를 불렀습니다. “…….” 그녀는 가만히 서 있기만 했습니다. “오늘부터 당신 이름은 마르다입니다. 김마르다!” 그날부터 그녀는 김마르다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김마르다. 우리나라 첫 간호사의 이름이다. 그녀는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코와 손가락을 베인 아픈 개인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근대 의료기관 ‘보구여관’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간호사’라는 천직을 만났다. 한봉지가 쓴 이 책, 《우리나라 최초의 간호사 김마르다》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김마르다’라는 여성의 인생을 담담히 서술한 책이다. 그녀가 겪었던 아픔과 고통, 슬픔이 ‘간호사’라는 직업으로 승화되고, 또 가정폭력의 희생자로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던 그녀가 점차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자신감을 되찾아가는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그녀가 ‘보구여관’을 찾아간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보구여관은 말 그대로 여성 환자를 ‘보호하고 구원한다’라는 뜻이었다. 1884년 4월 서울 정동 이화학당에 여성의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