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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 김옥균, 그는 친일파인가?

자본주의 일본을 이용하여 우리나라를 개명시키려 했던 김옥균 [돌아온 개화기 사람들] 59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김옥균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북한의 시각과 평가도 다양하다. 일본과 청나라 그리고 서양인의 평가들도 다수 전해 온다. 오늘은 북한의 평가와 일본의 기록 하나를 보겠다. 먼저 김일성은 1958년 3월 8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워회 전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력사가들에게 이런 문제를 제기합니다. 다른 나라에는 다 부르죠아 혁명운동이 있었는데 왜 우리나라의 력사에만 그것이 없는가고. 중국에는 강유위나 량계초와 같은 부르죠아 혁명가들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있다고 하면 김옥균을 들 수 있는데 …친일파로 규정해 놓았습니다. 김옥균이 친일파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연구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 다 아는 바와 같이 일본은 동양에서 제일 먼저 자본주의적 발전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김옥균은 자본주의 일본을 이용하여 우리나라를 개명시키려 했는데, 훗날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략을 받게 되니 결국 그가 친일파로 규정된 셈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하여간 토론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한편 일본 흑룡회에서 1933년 펴낸 《동아선각지사기전(東亞先覺志士記傳)》에서는 아래와 같이 김옥균을 선각자로 소개한다. “자(字)는 백온(伯溫), 고균(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다스름

성적표를 받은 배움이들에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아침입니다. 목도리를 잊고 나오는 바람에 목이 더 서늘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늘 온나라 배곳(학교)에서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나누어 준다는 기별이 들습니다. 받아 든 성적표를 보며 웃음을 짓는 이도, 아쉬움에 고개를 떨구는 이도 있을 겁니다. 나라 안팎이 입시라는 큰 일을 두고 떠들썩한 이때, '눈치 작전'이니 '전략'이니 하는 날 선 말들을 갈음해 우리 마음을 차분하게 어루만져 줄 토박이말 하나를 꺼내 봅니다.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말은 '다스름'입니다. 이 말은 우리 소리꽃(음악), 국악에서 쓰이는 말입니다. 바탕 타기(본 연주)에 들어가기에 앞서 소리꽃틀(악기)의 줄을 고르고 타는이(연주자)의 숨을 가다듬으려고 하는 짧은 소리꽃(음악)을 뜻합니다. 낱말의 짜임을 살펴보면 그 맛이 더 깊어집니다. 이 말은 '다스리다'라는 움직씨(동사)의 줄기인 '다스리-'에 이름씨(명사)를 만드는 뒷가지(접미사) '-ㅁ'이 붙어서 된 '다스림'이 뀐 것으로 보입니다. 소리꽃틀(악기)의 소리를 '다스리고', 타는이(연주자)의 들뜬 마음을 '다스린다'는 뜻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차르트의 겨울

낙엽, 아기들 방이 춥지 않을까 걱정하며 돌아다녀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30]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올가을 기온이 계속 포근해 가을이 길 줄 알았는데 11월 들어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곤두박질치면서 철모르고 달려있던 나뭇잎들이 한꺼번에 다 떨어졌다. 그러고는 그새 12월이다. 앙상한 가지에는 나뭇잎 몇 개만 달랑거리고 땅에 떨어진 낙엽들은 벌써 길옆으로 미끄러지면서 바람이 불자 어딘가로 휩쓸려 날아간다. 새벽 산책길을 나서면 하늘에는 추운 공기 속에 파랗게 보이는 달이 외롭게 서쪽 하늘에 떠 있다. 이럴 때마다 나에게는 제일 먼저 생각나는 동요의 노랫말이 있다.​ 산머리 걸린 달도 추워서 파란 밤 나뭇잎 오들오들 떨면서 어디 가나 아기가 자는 방이 차지나 않느냐고 밤중에 돌아다니며 창문을 두드리네 60여 년 전 초등학교 학생 때에 배운 동요다. 동요 제목은 '나뭇잎'이었다. 가사도 좋고 가락도 쉽고 따라 부르기도 좋아 늦가을이나 초겨울이 되면 자주 흥얼거리던 노래다. 이렇게 초겨울 새벽과 아침 상황을 잘 묘사한 노랫말이 있단 말인가? 당시 음악 교과서에는 외국곡이라고만 나와 있어서 그저 그런 줄 알면서 이 노래 좋다고 감탄한 적이 제법 있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 클래식 기타를 배운다고 설치며 놀다가 일본에서 나온 악보집에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까치밥

날짐승까지 챙기는 따스한 마음이 느껴지는 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은 어제보다 더 차갑습니다.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요즘 거리에 울려 퍼지는 자선냄비 종소리마저 움츠러들었나 봅니다. 들려오는 기별을 보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몬값(물가)과 팍팍한 살림살이 탓에 이웃을 돕는 손길이 여느해만 못하다고 합니다. 나눔의 따스함을 나타내는 탑의 눈금이 더디게 오르고 있다는 기별에, 몸보다 마음이 먼저 시려오는 아침입니다. 이렇게 모두가 어렵다고 말하는 때,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토박이말은 바로 '까치밥*입니다. '까치밥'이라는 말을 소리 내어 읽어보면 참 살갑고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이 말의 짜임은 아주 쉽고도 뚜렷합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새인 '까치'와 먹거리인 '밥'을 더해 만든 말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은 그렇게 가볍지 않습니다. 말집(사전)에서는 이 말을 '까치 따위의 날짐승이 먹으라고 따지 않고 몇 개 남겨 두는 감'이라고 풀이합니다. 늦가을, 사람 먹을 감을 거두어들이면서도 저 높은 가지 끝에 달린 감 몇 알은 날개 달린 짐승들을 생각해 기꺼이 남겨두었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넉넉한 마음씨가 깃든 말이지요. 이 말은 우리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 속에

부탄인의 생활 속에 민족의 혼이 살아 숨 쉰다

부탄의 민족혼은 종교와 생활, 공동체와 환경이 어우러져 [청정하고 행복한 나라 부탄을 가다] 13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때때로 우리 생활 속에서 “혼줄 났다.”든가,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비난을 듣는 사람들을 본다. 이때 혼(魂)은 무엇이며, 정신(精神)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혼(魂)은 넋ㆍ영혼을 말하며, 정신은 ‘마음’ 또는 ‘얼’이라고도 하며 ‘영혼이라고도 하는데, 영혼(靈魂)은 별개로 죽은 사람의 넋이나 유혼(幽魂) 또는 혼령(魂靈)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영혼은 보이지 않는 개체 속에 하나의 존재로 등장한다. 그래 인간의 구조를 크게 둘로 나누면 유교나 무속 신앙에서 혼백(魂魄)이라 하여 혼(魂)은 하늘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정신적 요소, 백(魄)은 땅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육체적 생명력이라고 정의한다면, 그와 반면 불교 유식학에서는 명색(名色)이라고 정의하는데 명(名, Nāma)은 정신적 요소, 감각ㆍ의식ㆍ지각을 말하고, 색(色, Rūpa)은 물질적 요소, 육체를 말한다. 이와 같이 혼백과 명색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명(名)과 혼(魂)은 다음 생의 종자가 된다고 한다면 색(色)과 백(魄)은 지수화풍 사대로 결합 되었다가 다시 자연의 속성(屬性)인 지수화풍으로 돌아간다고 하겠다. 이렇게 살펴보았을

김마르다, 우리나라 첫 간호사 이야기

《우리나라 최초의 간호사 김마르다》, 한봉지 글, 김민정 그림, 리잼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44) 1897년, 그녀는 아펜젤러 목사에게 세례를 받고 ‘마르다(Martha, 瑪多)’라는 세례명을 받았습니다. “마르다!” 커틀러가 그녀를 불렀습니다. “…….” 그녀는 가만히 서 있기만 했습니다. “오늘부터 당신 이름은 마르다입니다. 김마르다!” 그날부터 그녀는 김마르다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김마르다. 우리나라 첫 간호사의 이름이다. 그녀는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코와 손가락을 베인 아픈 개인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근대 의료기관 ‘보구여관’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간호사’라는 천직을 만났다. 한봉지가 쓴 이 책, 《우리나라 최초의 간호사 김마르다》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김마르다’라는 여성의 인생을 담담히 서술한 책이다. 그녀가 겪었던 아픔과 고통, 슬픔이 ‘간호사’라는 직업으로 승화되고, 또 가정폭력의 희생자로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던 그녀가 점차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자신감을 되찾아가는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그녀가 ‘보구여관’을 찾아간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보구여관은 말 그대로 여성 환자를 ‘보호하고 구원한다’라는 뜻이었다. 1884년 4월 서울 정동 이화학당에 여성의원이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매조지다

마음의 끈을 단단히 동여매야 할 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철이, 온이 겨울로 가득차는 온겨울달, 12월의 첫날입니다. 오늘 거리에는 딸랑거리는 구세군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며 사랑의 온도를 높이기 비롯했습니다. 그런데 나라의 살림을 꾸리는 국회에서는 예산안 처리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기별이 들려옵니다. 해끝 바람빛(풍경)이 나눔과 다툼으로 갈리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조금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온겨울달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입니다. 이렇게 값진 때에 흐지부지한 끝맺음 대신, 야무지고 단단한 마무리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토박이말은 바로 '매조지하다'입니다. '매조지다'라는 말, 소리 내어 읽어보면 참 단단하고 찰진 느낌이 들지 않나요? 이 말은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마무리하다'라는 말보다 훨씬 더 야무진 느낌을 주지요. 이 말의 짜임을 살펴보면 그 맛이 더 깊어집니다. '매다+조지다'라고 할 수 있는데 끈이나 매듭을 묶는다는 뜻의 '매다'와 짜임새가 느슨하지 않도록 단단히 맞추어서 박다는 뜻을 가진 '조지다'가 더해진 말이지 싶습니다. 그저 일을 끝내는 게 아니라, 풀리지 않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