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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고 읽힌 일의 그물을 당겨줄]벼리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벼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철이, 온이 겨울로 가득 차는 온겨울달의 열여섯째가 되는 날입니다. 하지만 날씨가 어제보다 따뜻하고 여느해보다 따뜻한 날이 이어질 거라는 기별에 마음까지 따뜻해졌습니다. 나라 안팎에서 들리는 기별 가운데 통일부 장관을 지낸 분들이 "나라의 대북 정책이 헌법의 원칙을 벗어났다"며 걱정 어린 쓴소리를 던졌다는 기별이 있었습니다. 나라의 큰 기틀이 흔들린다는 말씀에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지는 분들도 계실 것같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서로 나누고 좋은 수를 찾아가야 하는 때, 우리는 쓰는 말도 좀 가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핵심'이나 '기강' 같은 딱딱한 한자어 대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물을 손질하며 쓰시던 거칠지만 힘 있는 토박이말, '벼리'를 썼으면 하는 마음에 오늘은 그 말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벼리'라는 말은 본디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오므렸다 폈다 하는 '으뜸 줄'을 뜻합니다. 그물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코가 있어도 이 벼리를 잡고 당기지 않으면 그물은 그저 헝클어진 실타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말은 '일이나 글의 뼈대나 줄거리'를 뜻하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 말의 맛

조선 임금은 어떻게 장례를 치렀을까

《효심을 위해 지은 왕의 무덤, 조선 왕릉》, 글 임소연, 문학동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8) 정적이 흐르는 궁궐의 밤, 왕세자와 신료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죽음이 가까워진 왕이 유언을 남깁니다. 종묘와 사직을 잘 보존하고 온 백성이 평안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왕의 목소리에는 왕실과 백성을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왕의 마지막 당부에 왕세자와 신료들이 옥체를 보존하시라 목 놓아 외치지만 결국 왕은 죽음을 맞습니다. 사극에서 한 번쯤, 내시가 궁궐 지붕에 올라가 옷을 흔들며 소리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상위복’이라 하여 ‘상위’는 임금, ‘복’은 돌아오라는 뜻으로 임금의 혼령이 자신의 옷을 알아보고 돌아오길 바라는 의식이었다. 막연하게 사극 속 한 장면으로 남아있던 이런 임금의 ‘죽음’은, 《효심을 위해 지은 왕의 무덤, 조선 왕릉》에서 생생히 다루어진다. 임금이 눈을 감은 뒤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거대한 왕릉에 묻히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소상하게 담았다. 유교의 예법에서는 적어도 5일 동안 임금의 혼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 기간에는 임금이 죽지 않고 돌아올 수도 있다고 여겨 왕세자가 즉위하지 않았다. 5일이 지나면 그제야 왕릉으로 모시기 전까지 관을 두는 전각인

저의 유년 시절은 시골에 묻혀있습니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90]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저의 유년 시절은 시골에 묻혀있습니다. 한겨울 고요한 침묵 속에 눈이 참으로 많이도 내렸습니다. 요란하게 내리는 비와는 달리 경건한 침묵 속에 소담스럽게 내린 눈…. 도시의 소음과 번잡함이 닿지 않는 이곳에는, 밤새 내린 눈이 세상의 모든 것을 덮어 고요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마을 전체가 하얀 솜이불을 덮은 듯, 지붕 위에도, 들판 위에도,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도 눈꽃이 피어났습니다. 새벽의 햇살이 눈밭에 닿으면, 눈가루가 보석처럼 반짝이며 눈부신 은세계가 펼쳐집니다. 길게 늘어진 산그림자가 하얀 들판 위에 푸른 빛을 드리우며 명암을 더합니다. 언뜻 보기에 모든 것이 잠든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삶의 작은 흔적들이 고요 속에 숨어 있습니다. 지붕 처마 밑에 길게 매달린 투명한 고드름은 겨울이 새겨 놓은 정교한 조각품이고 이따금 낯선 이를 보고 짓는 견공들의 소리만이 마을의 존재를 세상에 알립니다. 시골집 굴뚝에는 새벽부터 장작 타는 냄새와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올라 하늘로 곧게 솟아오릅니다. 그 연기는 이 추운 계절에도 집 안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와 가족의 삶을 이야기해 주는 듯합니다. 언 땅을 녹이고 언 몸을 녹

[푸른 하늘을 여는 길]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하늘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기별종이(신문)에는 참 시원하면서도 어머어마한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우리나라의 이름난 큰일터 으뜸빛(대기업 회장)들이 앞날의 먹거리를 찾으러 온 누리를 오갔는데, 이들이 올해 오간 길이가 지구를 열 바퀴를 돈 셈이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싸움터에서 온 힘을 다해 뛰고 있는 이들의 애씀을 '하늘길 경영'이라 부른다는 대목에서 오늘의 토박이말을 떠올렸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말은 앞서 알려드린 말이자 기별 종이에서 만난 '하늘길'입니다. '하늘길'은 앞서 알려드린 바와 같이 '하늘을 나는 길'을 뜻하며, 우리가 흔히 '항로(비행기가 다니는 길)'를 빗대어 이르는 토박이말입니다. 이 말은 '하늘'과 '길'이라는 두 가지의 맑고 쉬운 우리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늘'이 주는 탁 트인 넓음과 '길'이 주는 맞섬과 일굼(도전과 개척)의 뜻이 더해져, 왠지 모르게 마음을 울리는 힘을 품고 있습니다. 비행기가 다니는 길이라는 뜻을 넘어, 우리가 무언가를 좇아 나아가는 끝없는 늘품(가능성)의 길을 말할 때도 이 '하늘길'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 '하늘길'은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 속에서도 그 빛을 낼 수

일부일처 제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44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K 교수가 속한 공과대학에서 시작된 스파게티 붐은 자연대학을 거쳐, 경상대학을 찍고 인문대학까지 확산하였다. S대 남자 교수들은 모두 미스 K의 미모에 반한 모양이었다. 어떤 교수는 미스 K에게서 휴대폰 번호가 적힌 명함까지 받아왔다고 명함을 보여 주었다. 경영학 박사인 어떤 교수는 미녀식당의 경영 컨설팅을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자랑하였다. 어떤 교수는 미스 K가 자기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떤 교수는 미스 K가 자기에게 “전화 한번 주세요”라고 말했다고 자랑하였다. K 교수는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었다. K 교수는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잘들 놀고 있네." 그날 밤 K 교수는 야간 수업이 끝난 뒤에 습관처럼 미녀 식당으로 갔다. 예상했던 대로 손님은 한 사람도 없었다. 미스 K는 창가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비가 많이 내리네요.” “맞아요. 오늘 하루 종일 비가 내려 장사를 공쳤습니다.” “벼농사를 위해서는 비가 내려야 좋습니다. 농촌에서는 못자리를 내야 하니까요. 그런데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쓸쓸했죠?” “네, 조금은... 그전에는 쓸쓸하면 못

부정선거는 있을 수 없다

개표에 수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는데 부정선거?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307]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 비상계엄을 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작년 12월 3일 윤석열이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의결과 대통령 탄핵소추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윤석열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결정되어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났을 뿐만 아니라, 또 내란범으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극우세력들은 아직도 ‘윤 어게인’을 외치고, 윤석열이 계엄 명분으로 내세운 부정선거 주장이 맞다고 헛소리를 해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거제도 아래에서 부정선거는 있을 수 없습니다. 저는 예전에 판사로 있으면서 시간 순서대로 김해, 고양, 노원 갑, 신안군, 수원 팔달구 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 위원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법원에서 퇴직하고 시간이 흘렀지만, 사전투표 제도를 빼고는 그때나 지금이나 기본적인 선거관리제도는 변한 것이 없습니다. 선거관리위원장을 오래 한 제 경험으로 말씀드리건대, 비록 사소한 실수는 있을지언정 부정선거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부정선거론자들이 주로 주장하는 것은 전산조작입니다. 들어보면 그럴듯하기에, 순진한 사람들이 여기에 속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