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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도 사심이 들어가면 바보가 돼

사심을 경계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정운복의 아침시평 282]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아무리 현자라도 사심이 들어가면 바보가 됩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개인적인 욕심이 개입되는 순간,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어리석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빛나는 보석이 흠집에 의하여 흐려지듯, 완벽해 보였던 현자의 판단은 사심이라는 불순물에 의해 흐려집니다. 역사 속 수많은 인물이 이러한 오류를 범하며 비극적인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권력욕에 눈이 멀어 백성을 멀리하거나, 개인적인 원한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때가 많습니다. 사심이 들어가면 짙은 안갯속에 있는 것과 같아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합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불리한 사실은 외면합니다. 이러한 편향된 시각은 객관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결국 잘못된 결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치인은 표를 얻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기도 하고. 기업은 이익을 위해 환경을 파괴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심은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공동의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그러니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매지구름

빗방울을 맺어 비를 내리는 구름, 매지구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볕이 뜨겁다 못해 따가운 한낮, 문득 바람의 결이 바뀌는가 싶더니 저만치 하늘 한쪽이 거무스름하게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쨍쨍하던 해가 가려지고 둘레가 어둑해지면서 흙냄새를 실은 바람이 불어올 때, 우리는 곧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리란 것을 알아챕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바로 이럴 때 딱 어울리는 '매지구름'입니다. '매지구름'은 곧 비를 쏟아낼 듯한 낌새를 지닌 구름을 가리키는 고운 우리말입니다. 우리가 흔히 '먹구름'이나 '비구름'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지만, '매지구름'에는 조금 더 생생한 모습과 쓰임새가 담겨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비를 머금은 검은 조각구름"이라고 풀이합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비를 머금은 거무스름한 빛깔의 구름"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두 풀이를 모아보면, '매지구름'은 비를 잔뜩 품고 있어 빛깔이 검거나 거무스름하며, 때로는 조각조각 뭉쳐 있는 구름의 모습을 그립니다. 무엇보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몰고 오는 구름과 아주 가까운 구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매지구름'은 왜 '매지구름'일까요? '구름'은 '구름'인데, '매지'는 무슨 뜻일까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뜬구름

뜬구름, 그 두가지 얼굴 토박이말=순우리말=고유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맑은 날이든 흐린 날이든,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곳을 떠다니는 구름이 있을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맑은 하늘이지만 곳곳에 구름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하늘에 떴다가 우리 마음에도 살며시 떠오르는 말, '뜬구름'을 모셔왔습니다. 우리가 '뜬구름'이라 할 때는 크게 두 가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말집(사전)에서는 이 말을 어떻게 풀고 있는지 찬찬히 들여다볼까요? 첫째 뜻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입니다. 다음과 같은 보기월이 있습니다. 하늘에 떠다니는 한 조각의 뜬구름. 《표준국어대사전》 뜬구름이 떠다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 둘째 뜻은 '덧없는 세상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다음과 같은 보기월이 있습니다. 세상사 뜬구름과 같다.(표준국어대사전) 그에게는 부귀영화와 공명도 모두 뜬구름으로 여겨졌다.(고려대한국어대사전) 두 말집(사전) 모두 '하늘에 떠가는 구름'이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과, '덧없고 허무한 일'이라는 마음속 느낌을 똑같이 담고 있지요. 비슷한 뜻을 가진 한자말(한자에서 온 말)로 '부운(浮雲)'이나 '유운(流雲)'이 있지만, '뜬구름'만큼 그 모습과 느낌을 잘 나타내는 말도 드문 듯합니다. "뜬구름 잡

새가 푸른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듯

김금원, 제천 의림지를 찾다 [돌아온 개화기 사람들] 54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바깥 여행을 할수 없었던 조선 시대 여성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 시대에 14살 소녀의 몸으로 모험 여행은 떠난 김금원은 누구였을까? 어떻게 그게 가능했으며 그 기분은 어떠했을까? 첫걸음의 행색과 여정은? 그녀의 육성을 직접 들어 보자 .“마음에 계획을 정하고 부모님께 여러 번 간절히 청하니 한참 뒤에야 겨우 허락하셨다. 그러자 가슴이 트이며 마치 새가 새장을 나와 저 푸른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것 같고, 천리마가 재갈을 벗어 던지고 천리를 내닫는 듯한 기분이다. 그날로 남자 옷으로 갈아입고 짐을 꾸려 먼저 네 고을을 향해 길을 떠났다. 때는 경인년(1830년) 봄 삼월 내 나이 바야흐로 열네 살을 넘겼을 무렵이었다. 남자아이처럼 머리를 땋은 뒤 가마에 앉아 푸른 실 휘장을 두르되 앞은 보이게 하고 제천의 의림지를 찾았다. 예쁜 꽃들이 웃음을 터뜨릴 듯하고, 아지랑이같이 피어난 향기로운 풀에서는 초록빛 이파리가 막 펼쳐지고 있다. 푸른 산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어 마치 수가 놓인 비단 장막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가슴 속이 시원해지니 폐부를 씻어내고 때와 먼지를 닦아내는 듯 하다. 의림지(義林池: 충북 제천의 못) 에 도착했다.

20살 창신제, 이제 '한음'이다

크라운해태제과 직원들, 일무를 추고 수제천을 목소리로 부르다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24]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몇 년 전부터 가을에, 눈에 띄는 행사가 서울의 한복판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도 지난 주말 사흘 동안 창신제라는 행사를 알리는 안내판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20회라고 했다. 입장권을 받아 자리에서 기다리는 2025년 창신제, 기대가 잔뜩 높아져 있었다. 창신이란 말은 법고창신(法古創新), 곧 '옛것을 참고하여 새것을 만든다'라는 뜻일 텐데 무엇을 참고하여 무엇을 만들었다는 말인가? 막이 오르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그 큰 무대에 전통음악연주단과 함께 흰 옷을 입은 100명이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합창단인 것 같다. 곧 악보를 꺼내 든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관현악의 장중한 선율이 나오다가 합창단의 우렁찬 목소리가 강당을 흔든다. 수제천이란 음악의 성부를 네 가지로 나누어 목소리로 부르는 합창공연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관현악을 맡았고 합창단은 이 공연을 준비한 회사의 직원들이라고 한다. 이들이 수준 높은 관현악곡 <수제천>을 합창으로 부르는 것이다. 정읍(井邑)이라고도 하는 <수제천(壽齊天)>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향악, 곧 우리가 발전시킨 우리의 전통음악 가운데 가장 오

코리아를 사랑한 푸른 눈의 여인 엘리자베스 키스

키스 자매의 여행기 《Old Korea》와 그림들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301]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김창희가 《가도 가도 왕십리》에서 말하고 있는 인물들은 대부분 한국인인데, 딱 1명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스코틀랜드 애버딘셔에서 태어난 푸른 눈의 여인 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입니다. 키스가 어떻게 왕십리에? 흥미가 바짝 당기지요? 키스의 언니 엘스펫은 1910년대 일본에서 발행되고 있던 <뉴 이스트 프레스> 편집인 존 로버트슨 스콧의 아내입니다. 엘스펫은 호기심 많고 독신으로 지내던 동생을 1915년 동경으로 불러 같이 살았습니다. 두 자매는 1919. 3. 28. 한국을 방문합니다. 둘은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의 인상을 엘스펫은 글로, 키스는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두 자매의 여행기는 1946년 《Old Korea》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엘스펫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나무 하나 없는 야트막한 언덕의 경치는 원시적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직 봄은 일러서 겨우 나온 볏잎은 약간의 푸른 빛을 보일 뿐이었고, 동산들은 그 둥그런 모습이 마치 오래된 한국 도자기를 닮아 사람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붉은 해가 올라올 무렵, 달리는

왕십리 사람들 엄행수, 고대수를 아십니까?

《가도 가도 왕십리》, 김창희, 푸른역사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300]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가도 가도 왕십리’라는 말이 있지요? 글자 그대로의 뜻은 왕십리가 워낙 넓어 가도 가도 아직도 왕십리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조선 시대 왕십리란 한양 도성 동쪽 바깥쪽으로 십 리까지 이르는 넓은 지역을 말하였습니다. ‘성저십리(城底十里)’란 말이 있는데, 한양 도성 바깥으로 10리에 이르는 넓은 지역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성저십리는 한양도성을 둘러싼 10리나 되는 넓은 지역을 말하는 것인데, 그 가운데에서 동쪽의 성저십리를 왕십리라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성외(城外)’라고 하지 않고 ‘성저(城底)’라고 하는 데서, 도성 안에 사는 사람들이 성 바깥 지역을 깔보는 심리가 들어간 것처럼 느껴지네요. 김소월의 시 <왕십리>에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라는 표현이 있지요? 시인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삶의 무력감도 표현한 것 같은데, 그래서 ‘가도 가도 왕십리’는 지리적으로 넓다는 뜻 말고도 삶의 지루함이나 계속 노력해도 벗어나지 못하는 무력감, 허탈함 등을 표현할 때도 쓰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에서는 ‘왕십리’가 다른 의미로 쓰이지요? 조선 초 무학대사가 도읍지를 정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