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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복, 일꾼을 위한 척서단 내려준 정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2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불볕더위가 이 같은데 성 쌓는 곳에서 감독하고 일하는 많은 사람이 끙끙대고 헐떡거리는 모습을 생각하니, 밤낮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잠시도 놓을 수 없다. 이러한데 어떻게 밥맛이 달고 잠자리가 편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처럼 생각한다고 해서 속이 타는 사람의 가슴을 축여 주고 더위 먹은 사람의 열을 식혀 주는 데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따로 한 처방을 연구해 내어 새로 약을 지어 내려보내니, 나누어 주어서 속이 타거나 더위를 먹은 증세에 1알 또는 반 알을 정화수에 타서 마시도록 하라” 위는 《정조실록》 18년(1794) 6월 28일의 기록으로 정조 임금이 화성을 쌓는 공사장의 일꾼들이 더위에 지쳐 몸이 상할 것을 걱정한 나머지 더위를 씻어준다는 ‘척서단(滌暑丹)’ 4천 정을 지어 내려보냈다는 내용입니다. 오늘은 삼복의 마지막 말복(末伏)입니다.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가 지난 지 이틀이 되었고, 더위를 처분한다는 처서가 보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 혹독한 불볕더위가 온 지구촌을 뒤흔들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 못 들게 하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복지경(伏地境, 더위가 한창인 때)엔 자칫하면 열사병이

오늘 입추, 비가 많이 오면 영제를 지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2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가을이 시작된다는 24절기 열셋째 ‘입추(立秋)’입니다. 이제 절기상으로는 가을철로 들어서는 때지만 아직 불볕더위는 기승을 부립니다. 《고려사(高麗史)》에 보면 “입하(立夏)부터 입추까지 백성들이 조정에 얼음을 진상하면 이를 대궐에서 쓰고, 조정 대신들에게도 나눠주었다.”라고 나와 있는데 이를 보면 입추까지 날씨가 무척 더웠고 더위를 얼음으로 겨우 버티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또 “입추에는 관리에게 하루 휴가를 준다.”라고 하여 된더위에 고생한 것을 위로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기사에는 “'입추' 무더위 여전‥. 주말, 남부 또 폭우 최대 120mm”라는 기사가 보입니다. 얼마 전에도 물폭탄으로 재산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까지 일어나 사람들은 불볕더위와 물폭탄으로 이중 고생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영조실록》 113권, 영조 45년(1769년) 7월 7일 기록에는 “사문(四門)에서 영제(禜祭)를 행하도록 명하였는데, 장마가 졌기 때문이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여기서 ‘영제(禜祭)’는 입추 뒤까지 장마가 계속되거나, 오랜 장마로 고통이 심한 때 날이 개기를 빌던 나라의 제사로 ‘기청제(祈晴祭

물가에서 매운탕 끓이며 '이열치열'하던 선조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더워도 너무 덥다. 여름은 원래 더운 것이지만, 지구온난화인가 뭔가로 더위도 추위도 극심할뿐더러 비가 내리면 물폭탄 수준이다. 올 여름들어 한낮의 수은주는 낮과밤 가리지 않고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날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동남아보다 더 덥다고들 한다. 시원한 곳이라고 하면 에어컨이 빵빵 돌아가는 집이나 사무실이 최고겠지만, 옛 선조들은 전기도 없던 시절에 여름을 어떻게 견뎠을까 싶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란 말은 말 그대로 열로써 열을 다스린다는 말이다. 이무성 화백의 위 그림을 감상해보자. 한무리의 사람들이 물가에 솥을 걸고 불을 때고 있다. 솥에 불이 꺼지지 않도록 장작을 나르는 사람도 있다. 이 사람들은 왜 이 무더위에 가마솥에 불을 때는 것일까? 고것이 바로 이열치열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더울지라도 한솥 가득 물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는다면 구슬땀을 흘리는 가운데서도 무더위쯤 날려보낼 수 있다고 옛 사람들은 믿었던 것이다. 이런 것을 천엽(철렵)이라고 들었다. 천렵(川獵)이란 내 천(川)자와 사냥할 엽(獵)자를 쓰는 낱말로, 물가에서 사냥한다는 뜻이다.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매운

유방을 겨눈 항장의 칼춤은 실패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743]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항우(項羽)와 유방(劉邦), 두 사람이 형제의 결의도 맺고, 진(秦)나라 수도인 관중에 먼저 들어가 공을 세우는 사람이 왕(王)을 하기로 언약했으나, 항우의 불이행으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겸해서 약속은 하기는 쉽지만, 의무와 책임이 전제되어야 하는 대상이어서 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신뢰를 잃고, 관계가 절연되기 쉽다는 점도 강조하며 “이미 정한 약속은 갚지 않은 부채”, “사람은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킬만한 좋은 기억력이 필요하다”, “약속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약속하지 않는 것”이라는 명언(名言)들을 소개하였다. 이번 주에는 항우의 부하인 항장(項莊)이라고 하는 무인(武人)이 홍문(鴻門) 연회에서 검무(劍舞), 곧 칼춤을 추며 유방을 죽이려던 계획은 장자방에 의해 실패로 돌아갔다고 이야기한다. 앞에서도 잠시 말한 바와 같이, 항우와 유방, 두 장수는 각기 다른 지방에서 일어나 세력을 키우고 있었는데, 초회왕이 제의한 대로 먼저 들어가 공을 세우는 사람이 왕을 하기로 합의하고 군사들을 이끌고 진(秦)나라의 수도인 관중(關中)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유방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왕위 자리를 놓고는 순조롭게 약속

일본 치바현 관음사 조선인 위령 '보화종루' 새단장

한일간 시민들의 성금으로 3년 3개월만에 완성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근현대사 역사 속에서 유일하게 자국의 자연재해(관동대지진) 흉흉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조선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나라시노수용소에서 끌려나와 하룻밤 묶여 지새운 관음사 뜰 안의 은행나무 그루터기에 화려한 버섯이 피어난다 5분 거리 다카쓰구 마을의 공유지인 나기노하라에서 생죽음을 당한 뒤 백목련 나무뿌리에 얽히어 묻혀있다가 양심적인 일본인들의 손에 의해 이국 하늘 바라보고 위령의 종소리로 고국의 향수를 달랬다. - 정종배 <관음사 보화종루 앞에서> 가운데 - 1923년 9월 1일 낮 11시, 일본 관동지방(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 군마, 도치기, 이바라기, 치바현)에 큰 지진이 일어났다. 리히터 지진계로 7.9도를 기록한 이 큰 지진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 이를 일본에서는 ‘관동대진재(關東大震災, 간토다이신사이)’라 부르고 한국에서는 ‘관동대지진, 간토대지진, 간토대학살’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최근에는 ‘ 1923 간토대학살’로 부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를 더 명확한 말로 고친다면 ‘1923 조선인 간토대학살’ 이라고 부르는 게 그 사건의 의미가 분명해질 듯하다. 무고한 조선인들이 1923년

오늘 중복, 인삼과 황기의 삼계탕이 좋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2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잡절 삼복 가운데 중복(中伏)입니다. 여기서 복(伏)이란, 엎드려 있다는 뜻으로 꼼짝하지 않는 모습인테 복날에 유난히 공기가 가만히 정체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온통 폭염특보로 몸살을 앓습니다. 이런 날 우리 겨레는 삼계탕을 즐겨 먹었지요. 이때 삼계탕은 꼼짝하지 않고 있는 몸의 습을 불로 태워서 일부는 수분을 없애고, 일부는 순환시켜 주게 됩니다. 우리문화신문에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을 연재했던 유용우 한의사는 특히 닭고기만 먹으면 순환까지 이루어지지는 않는데, ‘인삼’이 있기 때문에 순환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몸에 힘이 있는 사람들은 삼계탕의 도움을 받아 활발하게 혈액순환이 되고 이때 똥오줌과 땀으로 나쁜 요소들을 방출하기 때문에 몸이 가벼워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힘이 부족한 사람이 삼계탕을 먹으면 오히려 몸이 더 늘어지기도 한다고 하지요. 이럴 때는 습을 기운으로 순환시켜야 하기에 ‘황기’가 필요합니다. 힘이 있는 사람은 땀을 능동적으로 뿜어내는데, 힘이 없는 사람은 피부 표면이 땀을 능동적으로 배출하지 못하고, 삐질삐질 끈끈한 땀이 납니다. 이때 인삼 대신

초패왕의 ‘배은망의(背恩忘義)’가 주는 교훈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742]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홍문연가 鴻門宴會>라는 제목의 단가는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이 홍문(鴻門)이란 곳에서 연회(宴會)를 가졌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노래 첫대목 사설 가운데는“ 진(秦)나라 모진 정사(政事) 맹호독사(猛虎毒蛇) 심하더니, 사슴조차 잃단 말가“ 란 말이 나오는데, 왜 여기 에 느닷없이 사슴을 잃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지록이마(指鹿以馬), 또는 지록위마(指鹿爲馬)와 관련하여 지난 호에서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그 뒤로 이어 나오는 사설을 주해(註解) 부분과 함께 읽어 보기로 한다. “초야에 묻힌 영웅, 질족자(疾足者-발 빠른 사람) 뜻을 두고 곳곳이 일어날 제, 강동의 성낸 범(항우를 뜻함)과 폐택(沛澤)에 잠긴 용(龍-유방을 가리키는 말)이 각기 기병(起兵) 힘을 모아 진(秦)나라를 멸(滅)할 적에, 선입정(先入定), 관중자(關中者)-진나라의 서울이었던 관중에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면 왕(王)을 하리라. 깊은 언약이 어젠 듯 오늘인 듯. 어찌타 초패왕은 당시 세력만 믿고, 배은망의(背恩忘義-은혜를 배반하고 의로움을 잊음)하단 말가.” 무죄한 패공을 아무리 살해코저 홍문에다 설연(

낡은 종이에 남은 민초(民草)의 목소리

부자 정인원이 벌벌 떨면서 읽은 ‘활빈당 발령’ [큐레이터 추천 소장품 135]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1903년 겨울, 해가 어느덧 산 너머로 넘어가는 밤 충청북도 회인(懷仁, 지금의 보은 일대)에 살던 부자(富者) 정인원은 자기 집 사랑채 안에 앉아 있었습니다. 멀리서 보기엔 그저 평안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니 종잇장 하나를 들고 벌벌 떨고 있군요. 무엇이 그를 이렇게 떨게 했을까요. 일렁이는 호롱불 아래, 종잇장에 적힌 한글이 언뜻언뜻 드러납니다. 이를 읽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정인원의 어깨너머로 그 글을 읽어봅시다. 지금은 읽기도 힘든 옛한글입니다. 번역을 해보면, “활빈당(活貧黨) 발령(發令). 이상 발령하는 일은 전일에 전(錢) 5천 냥을 보내라 하였더니, 3백 냥만 보내니 괘씸한 마음을 어디에 다 말하랴 … 명령을 내니 이번에도 따르지 않으면 조금도 사정을 두지 않을 것이로다.”라는 내용이네요. 허! 그냥 글이 아니었습니다. 홍길동(洪吉童)이 만들었던 도적 집단, 활빈당의 협박장입니다. 그러니 정인원이 이렇게 떨 수밖에요. 종이 위에 크게 박힌 화살 모양 수결(手決)이 그에겐 퍽 섬뜩했을 겁니다. 아니 그런데 잠깐, 활빈당은 고소설 《홍길동전》에 나오는 가상의 존재 아니었던가요? 한데 20세기로 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