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살이 반백 년에 이르지만, 여전히 한국어로만 소설을 쓰는 작가’가 있다. 그가 바로 재일 소설가 김길호 작가다. 꼭 일본어에 한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외국에 건너가 처음 몇 해는 언어의 부적응으로 어려움을 겪지만 10년, 20년, 50년... 세월이 흐르면 모국어보다는 현지어가 먼저 튀어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쯤 되면 현지어가 모국어 보다 우선될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김길호 작가의 일본어는 한국어를 뛰어넘는 언어일 텐데 왜, 무슨 까닭으로 그는 한국어 글쓰기를 고집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들을 절호의 기회가 지난 9월 26일 부산 동의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이경규 소장)주최의 <제24회 국제학술대회 '재일한인 연구 10년, 연구 성과에 대한 회고와 성찰', 아래, ‘동의대 재일한인 연구 학술대회’>였다. 평소 소식을 주고받던 김 작가로부터 ‘동의대 재일한인 연구 학술대회’ 소식을 들은 것은 행사 1주 전쯤이었다. 보내온 행사 일정을 보니 <주제1> 발표자로 재일동포 2세인 오문자 수필가의 <가교 역할을 희망한 재일코리안 여성의 염원>이고, 김길호 작가는 <주제2>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중국 촉한(蜀漢)의 명재상이었던 제갈량(諸葛亮)을 주제로 하는 노래, <공명가(孔明歌>를 소개하면서 <수심가>나 <관산융마>와 같이 앉아서 손이나 발, 몸의 움직임을 금기(禁忌)시해 온 좌창들을 왜 <잡가>, <긴잡가>라고 부르고 있는가? 아울러 <긴잡가>라는 이름에서 <긴>은 곡조의 길고 짧음이 아니라, ‘느리다’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이름이란 점도 덧붙여 이야기하였다. 사실, ‘서울의 긴잡가’, 또는‘서도잡가’라는 이름도 어느 특정 부류의 노래들을 가리키는 이름은 아니었다. 과거 전통사회에서 상류사회의 지식인 계층이나 양반들이 부르던 노래는 ‘정가(正歌)’라 통칭해 온 반면, 일반 대중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들은 ‘소리’ 또는 속가(俗歌)’라 불러오기도 했는데, 이러한 속가들을 통칭해서 부르는 명칭이 바로 잡가(雜歌)였다. 여기서 소개하려는 <공명가>를 비롯해서 <초한가>나 <제전>과 같은 노래들을 <서도의 잡가>, <서도잡가>라 통칭하고 있는데, 잡가란 어떤 노래이고 어떤 의미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반보기 - 이명수 손님이 멀리서 찾아오면 중간쯤 나가 마중한다 제주공항에서 수월헌(水月軒)의 중간은 애월(涯月), 자구내 포구에서 한림, 월령코지, 명월 지나 애월 곽지모물까지 낮달과 함께 네 개의 바다를 건너간다 한가위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역시 우리 겨레의 큰 명절답게 이때 즐겼던 시절놀이(세시풍속)은 참으로 많지요. 우선 손에 손을 잡고 둥근 달 아래에서 밤을 새워 돌고 도는 한가위 놀이의 대표 '강강술래'가 있습니다. 또 서당에서 공부하는 학동들이 원님을 뽑아서 백성이 낸 송사를 판결하는 놀이 '원놀이', 잘 익은 곡식의 이삭을 한 줌 묶어 기둥이나 대문 위에 걸어 두고, 다음 해에 풍년이 들게 해 달라고 비손하는 풍습 올게심니(올벼심리)', 채 익지 않은 곡식을 베어 철 따라 새로 난 과실이나 농산물을 먼저 신위(神位)에 올리는 ‘풋바심’, 한가위 전날 저녁에 아이들이 밭에 가서 발가벗고 자기 나이대로 밭고랑을 기는 풍속 '밭고랑 기기' 같은 것들이 있지요. 그런가 하면 '반보기‘ 곧 중로상봉(中路相逢)도 있는데 한가위가 지난 다음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끼리 때와 장소를 미리 정하고 만나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