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장천1호 고분의 아픔
내려다보면 푸른 오리나래 (빛)
말 타고 사냥턴 이 어디 갔나 (돌)
뒷산 그리메로 낙엽은 지고 (달)
풍류도 회복할 날 기약하네 (심)
... 24.11.11. 불한시사 합작시
길림성의 집안시에서 압록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장천분지(長川盆地)의 동쪽에 압록강이 내려다보이는 낮은 언덕이 있는데, 그곳에 아담한 고분 두 채가 있다. 둘레가 88m에 높이가 6m로 그곳에서 가장 큰 봉토돌방무덤이다. 장천1호 고분은 불교내용을 많이 담은 묘실벽화로 유명하다. 당시 도교적 신화로 채워진 중국 남북조 시대의 고분과 뚜렷이 구분된다. 묘실 앞방에 예불도, 보살도 및 비천도가 그려졌고, 연꽃그림이 무덤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제작 시기는 고구려의 전성기인 5세기 후반으로 알려져 있다.
불한시벗 가운데 한 분은 1990년대 초에 방문하여 묘실벽화를 직접 보았다. 그 감동을 맛보려 모두 설렘에 부풀어 있었지만, 막상 묘실이 닫혀있는 사연을 듣고 뜨악했다. 묘실벽화가 도굴꾼에게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도굴꾼 가운데 장천마을 사람은 잡혀서 사형당했다는데, 나머지 도망간 한국인들은 오리무중이란다.
그들은 묘실벽화의 한 부분을 뜯어내서 우리나라로 반입했단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대명천지에 유명한 문화유산을 도굴대상으로 삼았다니 너무도 무도하다. 우리가 현대에 들어와 나라를 잘 만들고 크게 성공했다고 자부해오던 터에, 이런 몰지각한 행위가 드러나니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동안 우리의 심성 속에 스며든 물욕과 탐욕에 대한 깊은 반성이 필요한 시기인 듯싶다. (한빛)
| ㆍ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합작시의 형식은 손말틀(휴대폰) 화면에 맞도록 1행에 11자씩 기승전결의 모두 4행 44자로 정착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으로 싯구를 주고받던 옛선비들의 전통을 잇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