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와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아래 공진원)은 올해 광복 80돌을 기념해 한지특별판 도서 3종과 독립운동 관련 콘텐츠 3종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획은 일제강점기라는 억압의 시대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외쳤던 선열들의 염원을 우리 전통종이 ‘한지’에 담아, 그 뜻을 오늘에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지로 다시 만나는 독립의 기록, 시대를 넘어 오늘에 전하다 한지특별판 도서로는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이육사의 「육사시집」,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 제작되었다. 표지 디자인에는 각 세대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박금준(601비상), ▴권준호(일상의실천), ▴함지은(상록)이 참여해, 전통 소재인 한지 위에 세대별 디자인 언어를 얹어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지를 재해석했다. 또한, 독립운동 관련 콘텐츠로는 「독립신문(상해판)」 창간호, 「국내외 동포에게 고함」, 「3·1 독립선언서」 영인본을 한지에 재현해, 역사적 값어치와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한지는 닥나무 섬유를 활용해 전통방식으로 제작한 우리 고유의 종이로 견고하고 통기성이 뛰어나 ‘천 년을 간다’라는 말이 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일본은 1909년 2월‘출판법’을 제정하여 당시 조선에서 펴내는 모든 출판물을 검열토록 하였다. 일본에게 출판검열은 조선을 효율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일본은 검열을 통해 조선인의 독립 의지를 저지하고 민족의식을 말살하고자 했다. 반면에 독립운동가들은 검열에 맞서 붓으로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되어 있는 향산(響山) 이만도(李晩燾, 1842~1910)의 문집인 《향산집》의 검열본은 1931년 조선총독부에 제출하여 출판검열을 받고 돌려받은 책으로, 독립운동가의 글에 대한 일본의 억압과 말살이 잘 드러나 있다. 일본, 조선의 역사를 검열하다 이만도는 퇴계 이황의 후손으로, 1910년 국권 피탈 소식을 듣자, 단식으로 저항 의지를 보이다가 순국했다. 이만도의 순국 이후 그의 후손과 제자들은 이만도의 문집을 간행하고자 하였는데, 검열을 받지 않고서는 책을 펴낼 수 없었다. 검열본은 전체 14책인데, 이 가운데 본집 2책과 별집 1책을 포함한 3책이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되어 있다. 이때 조선총독부에 제출한 뒤 돌려받은 검열본 3책은 《직재집(直齋集)》이라는 표지서명으로 전해 내려왔다. 조선총독부는 책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여름의 뒷모습 어느새 가는가 올해 여름도 (달) 가야 온다니 어쩌나 가야지 (빛) 가는 뒷모습 처량만 하더냐 (심) 입춘대길 어느덧 입추로세 (돌) ... 25.8.7.불한시사 합작시 입추가 지나니 여름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예측하기 힘든 기후변화를 실감하는 폭우와 폭염, 폭풍과 지진에다 끊임없는 전쟁 뉴스를 보고 들으며 지낸 올해 여름. 그리고 국내 정치상황은 또 어떤가. 이런 불임(不姙)의 여름날을 되돌아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뭐라 표현할까. 돌아보면 "열음"이 있어야 여름이라 할 것인데, 열음(열매) 없는 여름을 뭐라해야 할까. 가고 있는 저 여름의 뒷모습이 처량할 수밖에 있겠는가. 그러나 가을이 오고 있는 이 입추 절기 즈음에, 계절의 순환이란 그저 돌고 도는 회귀가 아니라 뭔가 변화를 품고 돌아옴을 말하듯이 새로운 계절의 가을바람이 맑고 시원하게 불어오기를 빌어본다. (옥광) ㆍ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합작시의 형식은 손말틀(휴대폰) 화면에 맞도록 1행에 11자씩 기승전결의 모두 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도산 안창호가 창립했으며 독립운동에 뿌리를 둔 흥사단(이사장 직무대행 조현주)은 광복 80돌을 맞아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민주공화국의 값어치를 널리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기림 행사를 8월부터 나라 안팎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조현주 흥사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광복 80돌은 단순한 역사적 기념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선포한 민주공화국의 의미와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 담고 있는 국민주권ㆍ자유ㆍ평화의 값어치를 다시 새기는 시간”이라며 “흥사단과 단우들이 지난 112년 동안 지키고 실천해 온 독립운동의 정신을 오늘날 시민사회 속에서 되살려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흥사단은 △광복 80돌 기림 흥사단 포럼 △청소년 역사교육 프로그램 ‘도산을 찾아서’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생 나라 밖 역사탐방 △임창모 애국지사(흥사단 단우) 유해 봉환식과 안장식 △KB국민은행 후원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금 전달 △중국지역 독립운동 역사기행 등 전국과 나라 밖을 아우르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이 가운데 광복 80돌 기림 흥사단 포럼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선포한 민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도산서원 창건 450돌을 맞아 퇴계 이황의 도학정신과 시심(詩心)을 서예 작품으로 되살리는 특별 전시 <퇴계(退溪)>가 마련되었다. ‘도산서원’ 창건 450돌을 기려 퇴계의 삶과 정신을 계승하고자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작가 51명이 퇴계의 자작시와 도산을 노래한 후학들의 시를 현대 서예로 재구성했다. 이번 전시는 도산서원 창건 450돌을 기려 진행되는 일련의 문화행사의 서막이다. 앞으로 고유제, 학술대회, 다큐멘터리 제작 등 다양한 인문예술 프로젝트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그 첫 문을 여는 것이 바로 대구에서의 서예전이다. 도산서원 창건과 함께 걸린 편액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는 그 글씨의 유산을 이어가는 이들이 퇴계의 학문과 문학을 서예로 되살리는 자리다.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와 안동시(시장 권기창)가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 도산서원(원장 김병일), 한국서예협회 대구광역시지회(지회장 이종호)가 공동 주관하는 서예전 <퇴계(退溪)>는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6~10전시실에서,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경상북도청 동락관 1, 2전시실에서 열린다. 도산서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한 ‘제4회 한글 활용 디자인 공모전’ 결과를 7월 28일(월)에 누리집을 통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한글의 끝없는 가능성, 디자인에서 찾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공모전에는 완제품과 아이디어 두 가지 부문에서 모두 94점이 접수되었다. 전문 심사위원 5인이 1차 예심과 2차 본심을 맡아 한글 활용도, 독창성, 상품성, 예술성, 공모전 적합도 등을 토대로 상품의 완성도와 아이디어를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대상 1점, 금상 2점, 은상 4점, 동상 7점, 장려상 5점, 입선 등 모두 45점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소리글자 한글, 풍경으로 울리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김동혁 디자이너의 작품인 ‘한글의 소리, 풍경’이 영예의 대상에 뽑혔다. 대상작은 훈민정음 해례본에 기록된 한글 창제원리에 따라 발음 기관, 조음 위치, 공기의 흐름 등을 상징화하여 시청각적으로 한글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디자인된 풍경이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500만 원의 상금과 경북도지사상을 준다. 김동혁 디자이너는 “한글의 복합적 값어치를 현대적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것이 큰 도전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시킨 넷플릭스 애니매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헌터스>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뜨겁게 만들고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한 다양한 한국문화가 궁금하다면, 이제 《한류문화사전》에서 그 의미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한류문화를 집대성한 최초의 백과사전인 《한류문화사전》을 2025년 8월 1일부터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누리집’과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 공개했다. 이번 서비스로 한국 전통문화부터 대중문화까지 한류문화에 관한 453개의 표제어와 900여 장의 사진을 나라 안팎 누구나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다. 20년 동안 한국문화의 원형을 집대성, 전통과 대중을 잇는 한류문화까지 정리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민속을 집대성해 지식체계를 구축하고 민속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해 증진을 위해 2004년부터 해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을 펴내고 있다. 현재까지 30개 주제, 76권의 사전을 펴냈다. 2024년에는 한류의 뿌리인 전통문화와 현대 대중문화를 연결해 나라 안팎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한류문화를 알리고자 《한류문화사전》 종이책을 발간했고, 올해 8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덧없음 세월이 흐르고 나는 서있네 (빛) 다리는 흐르고 물이 서있나 (돌) 서있다고 착각하는 게 인간 (심) 덧없음을 딛고 선 사랑이어 (달) ... 25. 7. 28. 불한시사 합작시 '덧없음'이라는 말에서 "덧"은 '때' '제' 또는 '짬' '쯤'처럼 시간을 나타내는 순수 우리말이다. 이런 '덧'은 현대어 '어느덧'에 살아있다. '덧없다'는 원래 '시간이 없다'라는 말인데, 점차 '헛되이 시간을 흘려보내, 남은 짬이 없다'라는 뜻으로 의미가 넓어지고, 마지막에는 '헛되이 지냈으니 보람없이 허망하다'라는 뜻으로 의미가 깊어졌다. 합작시의 시제는 사랑과 삶의 허망함을 노래한 프랑스 상징주의의 대표적인 시인인 아폴리네르가 쓴 유명한 시 '미라보의 다리'를 기려 띄운 것이다. 그의 시에 덧없다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지만, 그것을 은유하는 유명한 후렴구가 있다. 프랑스어로, “Vienne la nuit sonne l'heure, Les jours s'en vont je demeure.” 우리말로 옮기면, 밤이 오고 시간이 흘러간다. 날들이 흘러가고 나는 남는다. 흘러간 사랑의 아픔을 안고 서 있는 외로움과 덧없음이 진하게 담긴 시구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른 새벽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인력시장에 모여들기 시작한다. 운 좋게 일거리를 잡으면 승합차에 몸을 싣고 현장으로 향하고, 선택받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간다. 이들 대부분 생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의 사람들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도 오늘날의 인력시장과 비슷한 것이 있었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자신을 팔 때 작성하는 ‘자매문기(自賣文記)’를 15여 점 소장하고 있다. 자매문기는 흉년이나 기근 등으로 살림이 곤궁해진 서민이 생계를 위해 자신을 팔 때 작성하는 일종의 계약문서다. 다만 오늘날의 인력시장처럼 1일 계약이 아니라 남의 집으로 들어가서 평생 노동력을 제공한다는 점이 다르다. 자매문기에는 자매를 하는 당사자, 상대측 계약자, 증인, 기록인 등의 이름과 매매를 하게 된 까닭과 파는 값 등이 명시되어 있다. 이들 모두 생계를 이어가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지만, 그 가운데는 기구한 사연도 있다. 안동의 어느 마을에 윤매(允每)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당시 두 해에 걸쳐 거듭된 홍수와 기근으로 가족들이 굶을 지경에 이르자 윤매의 아버지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타지로 떠났다.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객지에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광복 80돌을 맞아 이야기주제정원(스토리테마파크) 《누리잡지(웹진) 담(談)》 2025년 8월호 ‘빛을 회복하는 여정’을 펴냈다. 《누리잡지 담(談)》 8월호는 1945년 8월 15일, ‘빛을 회복’했던 그날의 감격과 의미를 되새기며,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다 스러져 간 수많은 분의 숭고한 희생을 기린다. 재일작가 김석범의 소설 《1945년 여름》, 8·15 광복의 의미를 묻다! 조수일 교수(한림대학교 일본학과)의 「재일작가 김석범의 ‘8·15’가 던지는 물음」은 재일작가 김석범(본명 신양근)의 소설 《1945년 여름》을 통해 8·15 광복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한다. 일본에서 광복을 맞이한 재일조선인의 복잡한 심경을 소설 속 주인공 김태조의 시선으로 살펴보고, 광복 80돌을 맞이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금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1925년 일본에서 태어난 김석범은 청소년 시절 오사카와 제주를 오가며 민족의식을 키웠다. 1945년 8월 15일, 일본 땅에서 조국의 해방을 맞이한 그는 소설 《1945년 여름》의 주인공 김태조의 시선을 통해 당시 재일조선인들의 해방 경험과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