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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돌, 빛을 회복하는 여정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다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주제정원 《누리잡지(웹진)》 2025년 8월호 펴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광복 80돌을 맞아 이야기주제정원(스토리테마파크) 《누리잡지(웹진) 담(談)》 2025년 8월호 ‘빛을 회복하는 여정’을 펴냈다. 《누리잡지 담(談)》 8월호는 1945년 8월 15일, ‘빛을 회복’했던 그날의 감격과 의미를 되새기며,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다 스러져 간 수많은 분의 숭고한 희생을 기린다.

 

 

재일작가 김석범의 소설 《1945년 여름》, 8·15 광복의 의미를 묻다!

 

조수일 교수(한림대학교 일본학과)의 「재일작가 김석범의 ‘8·15’가 던지는 물음」은 재일작가 김석범(본명 신양근)의 소설 《1945년 여름》을 통해 8·15 광복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한다. 일본에서 광복을 맞이한 재일조선인의 복잡한 심경을 소설 속 주인공 김태조의 시선으로 살펴보고, 광복 80돌을 맞이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금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1925년 일본에서 태어난 김석범은 청소년 시절 오사카와 제주를 오가며 민족의식을 키웠다. 1945년 8월 15일, 일본 땅에서 조국의 해방을 맞이한 그는 소설 《1945년 여름》의 주인공 김태조의 시선을 통해 당시 재일조선인들의 해방 경험과 ‘8·15 해방’의 의미를 되묻는다.

 

주변 조선인들이 자기비판 없이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치며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김태조는 진정한 8·15 해방의 의미를 끊임없이 자문한다. ‘조국에게 8·15 해방은 무엇이었는가? 재일조선인에게 8·15 해방은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자신에게 8·15 해방은 무엇이었는가?’라는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그는 대한해협을 건넌다. 하지만 김태조가 목격한 조국은 ‘해방된 나라’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비참했다. 미ㆍ소에 의한 냉전과 이념 대립이 격화되는 현실은 우리 민족이 주체적으로 쟁취한 광복이 아닌 타의에 의한 해방이 지닌 비극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그는 거리마다 펄럭이는 태극기와 사람들의 밝은 표정에서 ‘8·15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해방된 자유’를 발견하며 복잡한 감회를 드러낸다.

 

신용호, 민족의 빛을 밝히다!

 

김한솔 대표((주) 배틀칙쳐스)의 「빛의 길: 교보생명, 교보문고 창업주 신용호」는 교보생명과 교보문고 창업주 신용호의 삶을 조명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조국의 독립과 번영을 위해 헌신하며 민족자본을 키우고, 해방 뒤에는 교육보험과 교보문고를 설립하여 우리 사회에 ‘빛’으로 남은 신용호의 생애를 따라간다. 1936년 열아홉 살의 신용호는 만주 유학 중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사를 만난다. 이육사는 그에게 “헐벗은 동포들을 구제하는 민족자본가가 되어야 한다”라고 가르쳤고, 신용호는 이를 평생의 목표로 삼았다.

 

 

스무 살의 신용호는 중국에 곡물 유통 회사 ‘북일공사’를 설립하고, 수익금 대부분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지원하며 독립군을 도왔다. 1945년 광복 뒤에도 그는 귀국부 활동에 참여하여 중국 동포의 고국 송환에 전 재산을 바쳤다.

 

1950년대 신용호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미래를 밝힐 방법으로 교육에 주목했다.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인 교육보험을 구상하고, 1958년 ‘대한교육보험’을 설립했다. 이는 당시 많은 사람의 우려와 달리 대성공을 거두어 가난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고, 사업의 성공으로 그의 평생 목표였던 ‘민족자본’의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1981년에는 광화문에 국내 가장 큰 규모의 서점인 ‘교보문고’를 세웠다. 2003년 신용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설계한 빛은 여전히 교보문고와 광화문 글판을 통해 우리 사회를 비추고 있다.

 

‘빛의 회복’을 위한 작지만 소중한 노력들

 

이 밖에도 《누리잡지 담(談)》에서는 광복 80돌 특집 ‘빛을 회복하는 여정’에 대한 다양한 뒷이야기를 다룬다.

 

‘광복 80주년 시(詩)툰’ 「흰 바람벽이 있어」는 백석 시인의 동명 시를 원작으로, 좁고 가난한 방의 ‘흰 바람벽’을 통해 쓸쓸하고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고결함을 잃지 않으려는 삶의 의지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흰 바람벽’을 화자의 내면을 비추는 성찰의 스크린으로 활용하여 의식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한 백석 시의 특징을 만화적으로 재해석했다.

 

 

 

「아웃사이더의 근대」에서는 신분제 철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고통받았던 백정, 노비, 기생과 같은 이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주목한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구동매와 장승구, 영화 《해어화》의 소율과 서연희 등 대중매체 속 인물들을 통해 이들이 겪었던 삶의 역설과 그 안에서 피어난 숭고한 정신을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나라는 그들을 버렸지만, 나라를 버리지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혼란 속에서도 따뜻한 일상과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려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준다.

 

「돌아온 에이, 아이」 속 ‘백이와 목금’은 인공지능(AI) ‘소설’이를 만나 1945년 8월 18일, 해방 직후 조선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한국광복군 선발부대가 여의도 비행장에 착륙하는 역사적인 순간, 두 소녀는 광복군 장준하를 만나며 진정한 독립의 의미를 되새긴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만남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광복의 값어치를 전한다.

 

 

 

「선물: 웃음의 말모이, 눈물의 말모이, 맛깔나는 말모이」는 영화 《말모이》가 보여준 조선어학회의 헌신처럼, 한국국학진흥원은 지난 29년 동안 사라져 가는 국학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해 왔다. 조선어학회는 일제강점기 동안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소중한 기록문화를 보호하고 있다. 이들의 발자취를 통해 언어와 기록문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긴다.

《누리잡지 담(談)》2025년 8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주제정원 누리잡지(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