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은 조선 후기 한양의 완성된 수도 방어 체계를 조명하는 특별전 ⟪여민공수(與民共守), 백성과 함께 지킨다⟫를 열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과 분관인 한양도성박물관에서 동시에 열리는 연계 전시로, 한양도성ㆍ북한산성ㆍ탕춘대성으로 이어지는‘한양의 수도성곽’과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소개한다. 전시명인 ‘여민공수(與民共守)’는 “백성과 함께 지킨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조선은 더 이상 임금과 조정만 피난하는 방식으로는 수도와 백성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숙종과 영조는 도성을 버리지 않고, 백성과 함께 끝까지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수도 방어 체계를 마련했다. 먼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18세기 한양의 수도 방어 체계가 완성되는 역동적인 과정을 보여준다. 한양도성의 대대적인 보수와 북한산성 축성, 두 성곽을 연결하는 탕춘대성 건설을 비롯해 군사 제도 정비, 도성민의 적극적인 참여까지 조선 후기 수도를 사수하기 위해 펼친 다양한 전략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분관인 한양도성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과거의 역사를 넘어, 오늘날 현대 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유네스코와 함께 7월 19일 저녁 6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이하 ‘위원회’)’의 개회식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여는 위원회의 시작을 알렸다. 개회식은 이재명 대통령, 칼레드 엘에나니(Khaled El-Enany) 유네스코 사무총장, 허민 국가유산청장, 전재수 부산시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접견과 사전행사, 특별공연, 환영 초대연(리셉션) 순서로 진행되었다. 관계자들은 사전행사로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기려 조성된 홍보관인 대한민국관(K-Heritage House)을 둘러보며, 20일부터 세계인을 맞이할 준비를 점검하였다. ‘하늘을 품은 지붕, 세대를 잇는 울림’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개회 기념 특별공연에서는 경복궁 수문장의 개문 퍼포먼스로 시작해 일무(종묘 제향 때 추는 춤), 신태평무, 강강술래 등 전통 무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으며, 특히 공연 중간에는 위원회의 공식 홍보대사인 지드래곤(G-Dragon)이 출연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드래곤은 무대에 올라 “유산을 지키는 일은 과거를 보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의 평화를 만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한국정책학회(회장 이석환)와 함께 7월 20일(월) 낮 1시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세계유산 거버넌스와 문화강국 실현: 백범 김구의 문화강국 비전과 정책 방향』을 주제로 공동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20세기 초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의 힘으로 세계와 평화를 이루는 문화강국을 꿈꾸었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공식 부대행사(Side Event)로 개최되는 이번 학술대회는 이러한 김구의 문화비전을 유산(Heritage)을 통해 재조명하며, 인류 평화와 공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세계인들과 함께 모색하는 자리다. 학술대회는 1분과(13:00~15:00)와 2분과(18:00~20:00)로 나뉘어 이석환 한국정책학회장의 개회사와 허민 국가유산청장의 환영사로 시작되고, 주제발표 3건과 전문가 토론으로 진행된다. 1분과에서는 세계유산의 정책적 과제와 지속할 수 있는 관리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진행된다. ‘미래유산국가전략: 정신문화와 AI 기반 유산 대전환을 통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확보’(박광국, 가톨릭대학교)라는 주제발표가 진행되고, 배수호(성균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8월 7일부터 8월 10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S씨어터’에서는 연극 <음이온 on Sync Next 26 : 개기일식 기다리기>가 열린다. 우리는 모두 극장에 모여 180분 뒤에 시작되는 개기일식을 기다린다. 이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건 무려 375년 만의 일이며, 아마도 평생 단 한 번 겪을 희귀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거기 모여 무엇을 바라게 될까? 염원하던 것을 보고 나면 우리는 무엇이 될까? 다른 것이 되어 흩어져버릴까? ‹개기일식 기다리기›는 기다리던 그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다리는 시간’을 공연화한다. 누워서든, 주무시면서든, 손말틀을 보시면서든 함께 기다리면 된다. 관객과 창작자로 나뉘어져 있지만, 어쩌면 우린 모두 같은 처지일지도 모른다. 그 이분법을 넘어 다 함께 하나의 연극을 만든다. 오늘 극장에서 본 것이 우리가 만든 것이다. 극단이 만든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스스로 만든다. 그렇게 우리는 이벤트를 소비하는 극장들을 지나쳐 우연히 만나는 몸짓들에서 느슨하고 일시적인 공동체가 된다. 출연진은 강상헌, 구자윤, 권혁재, 김경헌, 김도윤, 김동민, 김보우, 김승록,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지난 4월 28일부터 오는 10월 18일까지 제주시 한림읍 용금로 883-5.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에서는 <은은한 문제: 김창열의 신문지 작업>이 열리고 있다. 물방울 회화로 널리 알려진 김창열은 캔버스 외에도 여러 매체를 사용했다. 그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신문지 작업이 있다. 1975년 자신이 살던 파리의 아파트 다락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신문은 작가에게 새로운 화면이자 시간의 매체로 다가왔다. 그는 당시 한창 물방울을 실험하던 차였다. 신문지 위에 물방울을 그리며 배경과 물방울 형상의 관계를 탐구하기 시작했고, 간헐적으로 아크릴 물감으로 여러 획을 긋거나 칠하며 신문지라는 공간을 상상력의 공간으로 환원시키곤 했다. 이후 그의 신문지 작업은 계속되었으며 천자문을 활용한 <회귀> 시리즈의 탄생에 이바지했다. 이번 전시는 김창열미술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그의 신문지 작업의 맥락을 찾아간다. 1975년부터 2010년대까지 이어진 신문지 작업은 대형 캔버스 작업에서 보이는 웅장하고 극적이며 압도적인 물방울과 달리 은은하고 절제된 시간 그리고 현실의 극복과 도약을 기다리는 인내를 보여준다. 작가의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소리꾼 김용우가 첫 등장 30돌을 맞아 오는 9월 2일(수)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김용우 30주년 - 나는 소리꾼입니다’ 공연을 한다. 1996년 첫 음반 ‘지게소리’ 이후 김용우가 꾸준히 불러온 민요와 대표 공연 종목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무대다. 김용우는 지난 30년 동안 전통 민요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이어왔다. 형식은 달라져도 민요를 중심에 뒀고, 전통의 뿌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더 많은 관객이 우리 소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왔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김용우의 음악적 방향과 지난 시간을 한 무대에 담는다. 공연은 ‘남도들노래’로 문을 연다. 이어 ‘시선뱃노래’, ‘서도액막이’, ‘창부타령’, ‘용천검’, ‘신아외기소리’, ‘너영나영’, ‘장타령’, ‘풍구소리’, ‘뱃노래’, ‘삼재푸리’가 차례로 펼쳐진다. 마지막에는 ‘정선아라리’, ‘신고산타령’,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이 이어진다. 들일과 뱃일에서 불리던 노동요, 액을 막고 안녕을 비는 소리, 사람들이 모여 흥을 나누던 민요까지 서로 다른 삶의 현장에서 태어난 노래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밴드와 국악 연주,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이 어두워지니 림체 롯지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등산객 열댓 명이 식당 난로 부근에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눈다. 나는 고산증 증세인지 손가락 끝이 저리고, 왼쪽 다리 대퇴부 접히는 부분 근육이 올라와 숙소로 돌아와 파스를 붙였다. 가파른 언덕을 많이 오르내려서 생긴 듯하다. 평소 운동 부족으로 몸이 망가진 것이다. 내일은 더 천천히 걸어야겠다. 고산 지대라 구름이 피어오르고 꽤 추워졌다. 산그림자가 어둠으로 변하며 빠르게 어둠이 찾아왔다. 저녁 7시 30분에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롯지의 벽은 판자로 대어 놓아 옆방 소음과 불빛이 훤히 들어오는 바람에 불편하여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밤 11시 40분쯤 일어나 물 한 잔 마시고 밖에 나가 하늘을 보니 구름은 사라지고 산 위에 별이 잔뜩 걸려 있어, 누가 누가 더 밝은지 시합을 하고 있는 듯하다. 별과 산이 가까워서 그런지 별들이 유난히 크고 무척 밝게 보인다. 별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와 삼각대를 가져올까 했었으나, 무게 때문에 포기한 것이 무척 아쉽다. 슬기말틀(스마트폰)로 여러 장 찍었는데, 사진이 흔들렸지만 그래도 정말 좋다. 다시 자리에 누우니 계곡의 물소리가 장마철 소나기
[우리문화신문=김슬옹 문학박사ㆍ세종국어문화원 원장] "횡단보도에 선 사람들 / 그림자가 제 몸을 / 따라오지 않는다." 이임선 시인의 새 환경 시집 《탄소중립 너는 알고 있니(고래실)》는 이처럼 낯설고 서늘한 풍경으로 문을 연다. 정오의 폭염 아래 신체와 그림자가 분리되는 이 장면은 온대에서 아열대로 넘어가는 한반도의 기상학적 현실인 동시에, 극한 기후 속에서 인간의 몸과 정신이 풀려서 떨어지는 순간을 암시한다. 시인에게 도시는 더는 인간이 온전한 정신으로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제목이 시사하듯 이 시집은 문학적 감상의 나열이 아니라, 날마다 날씨와 기후변화를 기록한 '일기'이자 '임상 보고서'에 가깝다. 심리상담사이자 치유노래 작사가로 활동해 온 시인은 상처받은 대지를 향해서는 극도로 치유적이면서, 인류를 향해서는 서늘할 만큼 윤리적인 시선을 던진다. ■ 열병 앓는 도시, 고장 난 계절의 시계 1부 '버려진 얼굴들'에서 자연은 순환하지 않고 정체되고 썩어간다. 생명의 원천이어야 할 햇빛은 「도시 아열대」에서 "독처럼 쏟아진다". 자외선 지수 상승과 오존층 파괴로 자연의 은혜가 위협으로 변질된 단면을, 시인은 도시인의 신체 감각으로 예리하게 포착한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백두산과 들꽃 이한꽃 오늘도 백두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끝없이 이어지는 긴 행렬 속에 나도 가만히 몸을 맡긴다 하늘로 닿을 듯 끝없는 천사백사십이계단을 오르며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저마다의 염원과 사연을 배낭에 메고 묵묵히 거친 숨을 고르는 길 절반도 못가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하얗게 질려버린 시선 끝에 가야 할 길은 아직도 아득한데 나는 하늘로 난 계단을 보지 않고 조용히 고개 숙여 땅을 바라다본다 여기 모진 바람과 차가운 바위 틈새 기적처럼 고개를 내민 주홍빛, 보랏빛 미소들 발아래 펼쳐진 들꽃들의 속삭임을 들으며 나는 발을 옮긴다 그 작고 여린 들꽃들과 속삭이며 걷다 보면 거칠던 숨은 잦아들고 다리엔 다시 힘이 실려 어느새 민족의 영산 천지에 다다른다 넓고 푸르게 열린 천지를 바라보며 내 발걸음을 지켜준 작은 존재들을 돌아본다 들꽃 너희가 없었다면 천지에 이르는 이 가파른 길이 얼마나 삭막했을까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의 너를 기억하며 가슴 벅찬 천지의 푸른 하늘을 우러러본다. --------------------------------------------------------------------------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7월 18일부터 오는 9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길 100. ‘NOL 씨어터 대학로’에서는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공연이 열리고 있다. 전 세계가 사랑한 인생 영화, 마침내 무대 위에 펼쳐진다. 1989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톰슐만 극본 원작의 국내 정식 라이선스 초연작품으로, 스크린 속 감동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 옮겨낸다. 대중문화에 깊이 각인되어 오늘날까지 젊은이들 삶의 신조로 남은 "현재를 즐겨라!"라는 상징적 대사를 탄생시킨 바로 그 작품! 국내 정상급 창작진의 손으로 태어나는 클래식 명작 <남자충동>, <베르테르> 등을 통해 철학적 깊이와 서정적 미학의 대가로 불리는 조광화 연출, 감성을 설계하는 영화음악의 거장 이동준 작곡ㆍ음악감독, 프레피 감성의 컨템포러리 패션 리더로 손꼽히는 고태용 의상 디자이너 등 국내 정상급 창작진의 손으로 완성도를 더한다. "너희만의 목소리를 찾아라!" 나를 깨우는 단 하나의 문장 "현재를 즐겨라!" 키팅 선생님의 이 한마디는 25년이 넘는 시간을 관통해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며, "삶에 대한 주체의식과 용기" 그리고 "참된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