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황금빛 탈을 쓴 그 사람 방울 채찍 손에 들고 귀신 부리네. 빨리 뛰다가 천천히 걸으며 추는 춤은 봉황이 너울너울 나는 듯하구나. 9세기에 최치원(崔致遠)이 지은 <대면(代面)>이라는 시입니다. 특정한 인물이나 동물을 형상화한 탈 곧 가면을 쓰고 나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전통연극을 우리는 탈놀이, 탈춤, 탈놀음이라고 부르는데 처용무, 북청사자놀음, 은율탈춤, 오광대놀이, 송파(양주, 퇴계원)산대놀이, 하회별신굿탈놀이 따위가 있습니다. 위 최치원의 시로 미루어 보면 이미 신라시대에 탈놀이를 즐겼음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그 이전 신석기시대 유적인 부산 동삼동에서 나온 조개탈과 강원도 양구에서 출토된 흙으로 빚은 탈이 있고, 고구려 안악 3호 무덤 벽화에도 탈춤 추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아 탈놀이의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된 듯합니다. 다만 신라 때의 처용무처럼 오래전의 탈놀이는 주로 귀신을 쫓기 위한 것이었지만 조선시대 이후 전승된 탈놀이들은 “탈 잡는 일”을 하는 것들입니다. 백성은 지배층인 양반들에게 탈 잡을 일이 많았지만 대놓고 탈을 잡으면 바로 보복 곧 “뒤탈”을 당할 것이기에 탈을 써서 지배층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옥션은 오는 12월 19일 저녁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76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출품작은 모두 78점, 낮은 추정가 총액 약 68억 원이다. 이번 경매에는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쓴 유묵이 출품된다. 안중근 의사의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 (龍乕之雄勢豈作蚓猫之熊)>는 일본에 있던 것을 국내로 환수한다는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1910년 3월, 안 의사의 사형 집행이 얼마 남지 않은 때 쓴 것이지만 사형을 앞둔 사람이 쓴 것으로 믿기 어려울 만큼 그 필치가 시원스럽고 당당하다. 또, ‘용과 호랑이의 용맹하고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견하겠는가’라고 해석되는 글귀와 함께 안 의사의 상징인 지장이 선명히 찍혀 있어 독립운동에 투신한 안 의사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고미술 마당에서는 <독립운동가 최전구의 초상 및 관련 유물>이 눈길을 끈다. 특히 ‘조선의 마지막 어진화사’ 석지 채용신이 그린 최전구의 초상화는 세밀하고 구체적인 표현에서 석지의 필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밖에도 무늬와 꾸밈이 단연 돋보이는 <백자청화진사투각산수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어린이ㆍ가족 공연 전문기업 ㈜문화공작소 상상마루와 어린이 전용 극장 종로 아이들극장이 함께 여는 <키즈컬 아시아로 시즌3> 리딩 시범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키즈컬 아시아로 시즌3>는 문화공작소 상상마루가 2020년부터 진행해 온 어린이ㆍ가족 뮤지컬 창작진 발굴 프로젝트의 세 번째 시즌으로 이번 리딩 시범공연은 <눈사람 보보의 모험>(이찬영,강림 작, 김용우 작곡), <나무의 춤>(이예진 작, 우경아 작곡), <펑펑과 빨간스케이트>(이예승 작, 김새미 작곡)로 모두 3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눈사람 보보의 모험>(이찬영,강림 작, 김용우 작곡)은 손지은 연출, 박혜정 음악감독이 지도자로 참여하여 따뜻한 마음과는 반대로 차가운 몸을 가진 눈사람 ‘보보’가 자신을 만들어 준 아저씨를 낫게 해주기 위해 따뜻한 손을 찾으러 마을로 떠나는 모험을 신나고 리듬감있는 가족ㆍ성장 드라마로 그려냈다. <나무의 춤>(이예진 작, 우경아 작곡)은 김삼일 연출, 이정화 음악감독이 지도자로 참여하여 예전처럼 아이들과 춤을 추고 싶은 나무 올랑이가 더는 밖으로 나오지 않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아래 공진원)이 여는 ‘2023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성과공유회’가 7일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열렸다.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은 전통문화분야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하여 전통문화분야 중소기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2천2백만 원 상당의 이용권(바우처) 형태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본 사업은 전통문화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사업으로, 전통문화분야 기업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기업의 현대화를 이루어 미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번 사업성과공유회는 본 사업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우수사업으로 뽑힌 14개 기업을 시상하고, 7개의 우수사업 발표를 통해 본 사업을 통해 발굴된 우수한 기업들을 조명한다. 올해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 대상(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장상) 수상기업은 디자인 강화 서비스의 수요기업 ‘엔플러그’와 공급기업 ‘아이디어두잇’이다. 전통예술 공연의 활로를 개척하고 기획하는 에이전시 ‘엔플러그’의 ‘전통공연 연주자 4팀의 브랜딩 및 애플리케이션 디자인 개발’이라는 수요에 맞게 ‘아이디어두잇’은 연주자들의 음악, 악기 등을 고려하여 기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환경부(장관 한화진)와 국립생태원(원장 조도순)은 지구상에 생존 개체수가 약 100마리에 불과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뿔제비갈매기 7마리가 번식을 위해 2020년부터 3년 동안 해마다 전남 영광군 육산도(특정도서)로 모두 귀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올해 3~6월에 무인도이자 특정도서인 육산도에 찾아온 뿔제비갈매기 7마리 모두가 2020년부터 해마다 귀환 이들 뿔제비갈매기 7마리 가운데 수컷 2마리는 2016년 육산도에서 번식활동(짝짓기)을 했던 어른새 개체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바닷새의 번식연령(약 4년)을 고려하면 이 두 마리의 수컷 나이가 최소 12살 이상인 것으로 추정했다. ※ 바닷새의 평균 수명은 약 10~50년으로 종마다 매우 다양하며, 뿔제비갈매기는 같은 속(thalasseus)인 큰제비갈매기의 수명 20~30년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 특히, 올해 분석 결과, 이들 7마리 가운데 암컷 1마리가 2016년부터 6년 동안 육산도에서 같이 번식활동을 했던 수컷이 생존하고 있는데도 무리 가운데 다른 수컷 1마리와 번식활동을 한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갈매기, 제비갈매기 등 대부분의 바닷새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에서 육성하고 있는 ‘국내산 승용마’에 붙여줄 새로운 이름을 공모한다. 이번 공모는 국내산 승용마의 특성이 잘 드러나면서도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친숙한 이름을 뽑아 ‘국내산 승용마’의 인지도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연다. 투표는 12월 8일부터 21일까지 2주 동안 소통24(구 온국민소통) 누리집(https://sotong.go.kr/)에서 할 수 있다. 내부 공모를 통해 미리 뽑은 6개 후보 가운데 가장 적합한 이름에 투표하면 된다. 농촌진흥청은 2009년 흑색 계열 기초 축군을 조성해 국내산 승용마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3세대에 이르고 있다. 연구진은 국내산 승용마의 체형을 키우기 위해 어깨높이(체고), 몸길이(체장) 등 체형 관련 12개 항목과 몸무게를 성장 단계별로 측정하고 있다. 어깨높이 124.5cm, 몸무게 191.3kg에 머물던 1세대(12개월령 기준) 체형은 현재 3세대에 이르러 어깨높이 128.5cm, 몸무게 232.5kg으로 개량을 거듭했다. 목표 어깨높이인 132cm에도 근접해 있다. 또한, 승마인들이 선호하는 털색(흑색 또는 흑백 얼루기)을 발현하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어린이병원 ‘발달장애 뮤지션’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풍성한 축제가 마련된다. 피아노, 트럼펫, 플루트 등 공연이 펼쳐지는가 하면 전문 엔터테인먼트사의 훈련 특전이 주어지는 오디션도 열린다. 서울시 어린이병원(병원장 남민)은 12.8.(금) 오후 4시 「일곱 빛깔 문화예술 페스티벌」이, 12.29.(금) 오후 6시에는 발달장애 뮤지션 10개 팀과 가수 김재중이 함께 하는 경연 행사 「기적의 오디션」이 펼쳐진다고 밝혔다. 8일(금) ‘레인보우 예술센터’ 발달장애 뮤지션 무대… 가수 더원 재능기부 공연도 먼저 「일곱 빛깔 문화예술 페스티벌」이 열리는 8일(금)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발달센터 내․외부에 다채로운 공연과 행사가 마련돼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전할 예정이다. 시는 행사 취지에 공감한 기업․단체의 후원과 가수 더원의 재능기부가 더해져 더욱 훈훈한 연말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부 광장에서는 ‘거리마켓’이 열리고, ㈜컴포즈커피의 참여로 행사를 찾은 시민에게 따뜻한 커피도 제공한다. 발달센터 지하 1층에서는 투호 놀이, 미니 축구 등이 진행되고 바로 옆 작은 공연장에서는 레인보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2024년 청룡의 해를 앞둔 12월, 제천 청풍호(충주호)는 2023년을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운세 좋은 여행지일 것만 같다. 맑은 청(淸)풍과 푸른 청(靑)룡을 굳이 구분할 이유는 없겠다. 새해 전망은 맑고 푸름이라 믿고 걷다 보면 정말 그런 해가 될지도. 그래서 제천 사람인 양 ‘청풍호’라 부르며 떠나고 싶다. 청풍호를 품기에는 청풍호반케이블카가 제격이다. 청풍호반케이블카 물태리역을 출발해 비봉산역에 다다르면 광활한 풍광이 압도한다. 멀리 소백산과 월악산이 넘실대고, 옥순대교에서 굽이굽이 흘러온 남한강 줄기는 내륙의 바다를 실감케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은 이미 조망의 여정이다. 비봉산역은 너른 덱을 조성해 여유롭게 거닐며 청풍호와 주변 산세를 감상하기 좋다. 베이커리 카페, 약초숲길, 초승달과 하트 포토 존, 모멘트 캡슐 등이 여행을 풍요롭게 한다. 관광 약자를 위한 노력으로 ‘2020년 한국 관광의 별’ 본상에 선정된 만큼 휠체어나 유아차 이용도 편하다. 제천 시민의 일상이 스민 의림지, 루미나리에가 반짝이는 겨울밤 비룡담저수지가 12월 여행지로 좋다. 미식 도시 제천을 재발견하는 가스트로투어도 추억을 쌓기에 손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성북구립미술관이 2023년 하반기 기획전시 '조용한 움직임'을 12월 16일(토)까지 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 김중업 건축문화의집 두 곳에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가 진행되는 두 공간은 위치한 곳의 특성 때문에 조용함을 요구받는다. 도서관 열람실과 같은 층에서 운영되고 있는 성북어린이미술관 꿈자람은 작은 소음에도 민감하다. 김중업 건축문화의집 역시 주택가에 위치해 소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처럼 조용함을 유지해야 하는 미술관과 문화공간은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할까? 언어가 사용되기 전 움직임은 언어로 기능했다. 움직임으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움직임'은 조용함과 대비를 이루며 공간의 정체성을 은유한다. 조용함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두 공간이 동적인 공간임을, 자유롭게 상상하고 사고의 확장을 일으키는 곳임을 상기시키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박성림, 오유경, 신예선 작가는 내면의 표상들을 물질의 물성을 활용해 표현한다. 세 작가는 두 공간에서 각기 다른 작품으로 동시에 관람객을 만난다. 꿈자람에서는 오유경의 탁구공 모듈로 확장돼 오브제의 변주를 보여주는 설치작업을 시작으로 자신의…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김삼진)은 2023년 전통공연예술문화학교(이하 문화학교)의 수료식 및 발표회를 12월 8일과 9일 양일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한다. '문화학교'는 전통예술 보급을 목적으로 1988년부터 매년 1000여 명이 넘는 수강생을 배출하고 있는 국내 최대, 최장수 전통예술 교육 프로그램이다. 한국무용(살풀이, 승무 등), 기악(해금, 가야금 등), 성악(판소리, 민요 등), 타악(사물놀이, 장구 등) 등 전통예술 전 부문의 단계별 강좌가 개설돼 초급자부터 숙련자까지 수준별 맞춤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올해 문화학교는 85개 강좌가 개설돼 1년(36주) 과정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총 1075명의 수료생이 이번 문화학교 수료식과 상급과정 수료생 발표회로 한해의 과정을 마치게 된다. 문화학교는 다양한 프로그램뿐 아니라 백경우(승무), 한혜경(장구춤), 김주남(해금) 외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이수자, 국립국악원 단원 등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강사진으로 구성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번 발표회 행사에서는 문화학교 강사로 오랜 기간 전통예술 교육에 수고한 원로 강사 5명의 공로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