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한글서예」를 국가무형유산 새 종목으로 지정한다. 이번에 지정되는 「한글서예」는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을 먹과 붓을 사용하여 글로 쓰는 행위와 그에 담긴 전통지식’을 포괄한다. 「한글서예」는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반포된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이에 국한하지 않고 금석(金石), 섬유 등 다양한 재질의 매체에 한국인의 삶을 기록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전해져왔다. 왕실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한글로 쓴 문학작품의 필사본이나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편지글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되었으며, 전통적인 판본체, 궁체 말고 개인화된 필체인 민체를 통해 다양한 서체와 필법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 판본체: 조선시대 중ㆍ후기까지 주로 인쇄를 목적으로 하는 판각본에 사용한 서체 * 궁체: 궁중에서 서사(書寫) 상궁들이 붓으로 서사할 때 사용한 서체 * 민체: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판본체ㆍ궁체와 구분되는 민간 서체 또한, 「한글서예」는 글자를 이용한 독창적인 조형예술로서 다양한 서예 작품을 통해 시대별로 변화하는 미적 감각과 사회상을 담고 있다. 소전 손재형(1903~1981), 갈물 이철경(1914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전통공연예술 분야의 창작자·예술가를 양성하기 위한 ‘2025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의 하나로, 국립창극단 ‘창극 작가 프로젝트’와 국립무용단 ‘안무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술가를 모집한다.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한국 고유의 음악극인 창극의 지속적인 발전과 외연 확장을 목표로, 재능 있는 작가를 발굴ㆍ육성하는 ‘창극 작가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지난 2022년부터 2년 동안 진행된 ‘작창가 프로젝트’에 이어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이번에는 창작의 기초가 되는 극본에 초점을 맞춘다. 판소리를 기반으로 하는 창극 극본은 연극ㆍ뮤지컬과 마찬가지로 극 형식을 띠지만 여러 소리꾼이 판소리조로 부를 수 있는 가사가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극본 집필 역량 외에도 판소리와 작창(作唱, 한국음악의 다양한 장단과 음계를 활용해 소리를 짜는 작업)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뽑힌 작가들은 1대1 지도, 마스터 클래스, 창작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창극 극본 집필의 실제를 배우며, 완성작은 9월 시연회를 통해 관객에게 선보인다. 또한 향후 국립창극단 작품에 창작진으로 참여하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원장 임종덕)은 우리나라 고승(高僧)들의 비석에 새겨진 이체자(異體字)를 정리한 《한국 고승 비문 이체자 서체 자전》을 펴냈다. * 이체자: 음과 뜻은 같으나 모양이 다른 한자 * 자전: 한자를 모아서 순서대로 늘어놓고 글자의 뜻과 음을 풀이한 책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전국에 있는 금석문에 대해 지난 2020년부터 실시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금석문의 기본정보, 판독과 해석 내용, 고해상도 사진 등을 포함한 종합정보를 구축하였으며, 현재 심화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하나로, 앞서 2023년 《한국 고승 비문 이체자 서체 자전》의 첫 번째 책자인 ‘고대·고려 편’을 펴낸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책자인 ‘조선 편’을 펴내게 되었다. * 금석문 : 돌이나 쇠붙이에 새겨진 문자 이체자(異體字)는 흔히 정체자(正體字)에 상대되는 개념으로, 한자의 일부 획수를 줄여 간단히 한 약자(略字)나 관습적으로 한자의 자획을 약간 달리하여 쓰는 속자(俗字) 등을 통틀어 가리킨다. 이러한 이체자는 고승 비문뿐 아니라 묘지명(墓誌銘), 사리기(舍利器), 목간, 역사서 등에서 다양하게 확인되는데, 당시 사용된 글자의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겨레 큰 명절 설을 앞두고 아까시꿀 등 우리 꿀 관련 효능을 알리고 국산 양봉산물로 만든 별미를 소개했다. 아까시꿀 5월 초부터 중순까지 생산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벌꿀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맛과 향이 풍부해 요리와 식품 재료로 많이 이용된다. 단당류인 포도당(44.07%), 과당(28.60%)으로 이뤄져 몸에 흡수되는 속도가 빠르고 피로 해소에 좋다. 특히 위염, 위궤양 발병인자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 균을 억제하는 아브시스산(abscisic acid)이 1kg당 24mg 함유돼 있다. 나라 밖 생산 아까시꿀에 견줘 3배 이상 많은 함량*이다.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루마니아, 헝가리, 불가리아 등 나라 밖에서도 아까시꿀이 생산되나 꿀 속 아브시스산 평균 함량은 국산 아까시꿀의 1/3 정도로 나타남. 밤꿀 6월 중순에 생산된다. 진한 갈색, 강한 향과 약간의 쓴맛이 특징이다. 기관지 질환 예방, 항균 등의 효과가 있어 예부터 민간에서 많이 이용했다. 최근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 밤꿀이 인플루엔자 에이(A)* 바이러스 감염을 62.2% 억제하는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조선 첫 서양의사 알렌(Horace N. Allen )은 자신의 일기에 1885년의 설 명절에 대해 적었다. 2월 10일(화) 오늘 음력 섣달 스무엿새날(12월 26일)인데 사실상 오늘부터 조선의 가장 큰 명절인 설날이 시작된다. 조선인은 설날 명절을 5일 동안 쉰다. 이 5일 동안 서울거리는 온통 잔치로 꾸며진다. 썩은 짚으로 된 거름더미 같은 것은 말끔하게 치워진다. 5일 동안에는 거리에 좌판을 벌여놓고 각종 물건을 물물교환한다. 모든 사람은 제각기 무슨 물건이라도 팔고 산다. 그래서 서울거리는 시장 바닥이 되고 만다. 각종 물품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각종 놋그릇(유기-鍮器)더미를 산처럼 쌓아놓은 것인데, 햇빛을 받아 번쩍번쩍 눈부시게 빛난다. 놋그릇 종류에는 촛대, 숟가락, 젓가락, 사발, 대야, 타구(唾具, 침 뱉는 그릇) 등이 있다. 타구는 달걀을 두 쪽으로 갈라놓은 것처럼 생겼는데 양끝이 연결되어 있다. 이들 유기는 정교하게 가공되어 있고 그 값도 대단히 비싸다. 나는 조그마한 타구 하나의 값이 현금으로 500냥(약 50센트)이라는 말을 들었다. 조선사람은 어떻게 그같이 비싼 값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 참으로 놀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조선시대의 나라 살림은 농업에 의존하는 바가 컸다. 세계적으로도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인류는 농사나 축산에 의지하는 바가 컸다. 이후 서양은 산업혁명 이후 기술발전에 따른 통상이 활발해지게 되었고 동양은 세계사적으로 뒤처지는 역사를 맞게 되었다. 왕권제도 시대에 세종은 재해가 일어나거나 농사가 어려워지거나 먹고 사는 민생이 어려워졌을 때인 ‘민생가려’의 경우 어떻게 대처했는지 살펴보자. 평시에는 논과 밭을 새로 일구고 저수지 등을 확충하여 경기도를 빼고서도 태종 4년(1404)에서 25년 뒤인 세종 초기 때 642,352결이 늘어나 그 증폭이 배에 이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호수와 사람도 각기 27,607호, 319,339구가 늘어났다. 이와 같은 밭과 호수와 사람의 증가는 토지의 개간, 인구 자연증가의 영향도 있겠지만, 불과 25년 만에 거의 배에 달하는 토지의 개간과 호구에서 자연증가가 가능했다고 믿기지 않는다. 이것은 곧 나라가 직접 지배하는 토지의 증가 ‧ 호구의 증가로 보아야 할 것이다. 곧 이러한 증가는 조선왕조의 건국 이후 추진되었던 집권적 통제 체제가 확립되어 가는 과정에서 나라의 수세지(收稅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102년 전(1923년) 오늘은 김상옥 의사가 천여 명의 일제 경찰을 상대로 싸우다 순국한 날입니다. 의사는 당시 일제 경찰력의 중심부이자 독립운동가 검거와 탄압의 상징이었던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뒤 신출귀몰한 모습으로 경찰을 따돌립니다. 그 뒤 삼판동(오늘의 후암동)에서 일전을 치른 다음 또다시 포위망을 뚫고 효제동 동지의 집에 숨었습니다. 이후 의사의 은신처를 찾은 일경은 경기도 경찰부장의 지휘 아래 시내 4개 경찰서에서 차출한 사백여 명의 무장경찰을 동원하여 1월 22일 새벽 5시 반 무렵 김 의사가 숨은 집을 겹겹이 포위하였지요. 이에 김상옥 의사는 양손에 권총을 들고 인근 집들의 지붕을 타고 넘나들며 무장결찰과 치열한 격전을 벌였습니다. 조국독립의 염원을 담은 의사의 총구는 쉴 새 없이 불을 뿜었고 대한 남아의 기백을 여지없이 떨친 의사에게 일경들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3시간여의 치열한 전투 끝에 10여 명의 일경을 사살하였으나 탄환이 떨어지자, 마지막 탄환이 든 권총을 머리에 대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결 순국하였지요. 당시 나이 34살이었던 김상옥 의사는 일제 경찰과 총격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소장 김지연)는 서울 아차산장성의 실체 규명을 위해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구간에 대해 실시한 시굴조사(‘24.11.4.~12.31.)에서 조선시대 사복시가 말을 기르기 위해 토성을 쌓아 운영했던 시설인 ‘살곶이 목장성’의 흔적을 확인하였다. * 서울 아차산장성: 서울 광진구 아차산과 동대문구 배봉산의 능선을 따라 길게 둘러쌓은 성으로, 중랑천 일대에 형성된 들판인 살곶이벌을 둘러싸고 있음 * 사복시(司僕寺): 조선시대 말, 수레 및 마구와 목축에 관한 일을 맡았던 관청 아차산장성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는데, 《대정오년도고적조사보고(大正五年度古蹟調査報告)》(1916년), 《독도부근백제시대유적조사약보고(纛島附近百済時代遺蹟調査略報告)》(1919년) 등에 유적의 현황과 분포가 기록되어 있으며, 백제시대 성곽 또는 조선시대 목장성일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에도 아차산장성의 실체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었으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성격이 확인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는 아차산장성의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기 위하여 지표조사(2024년 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1994년 박물관이 조사한 강원도 산골 살림살이 모습을 온라인 콘텐츠로 재탄생시킨 ‘1994 강원도 산간주거, 너와집ㆍ굴피집ㆍ겨릅집’을 공개한다. 온라인 콘텐츠 개발 사업은 어렵고 딱딱한 과거 민속조사 결과를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게 재가공하는 사업으로, 이번이 네 번째 콘텐츠다. 이번 온라인 콘텐츠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첫 번째 민가 조사 보고서인 ‘1994년 강원도 산간지역의 가옥과 생활 조사’ 결과를 대중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있던 21채의 강원도 전통 산골 살림살이를 찾아내는 민속학자들의 조사 과정에서부터 조사 결과와 오늘날 변화 모습까지 충실히 담아냈다. 온라인 콘텐츠는 모두 7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조사 배경, 2부는 조사 대상 가옥 선정 과정, 3부는 조사 과정, 4부는 강원도 산간 지역 가옥의 주요 키워드, 5부는 VR로 체험해 보는 강원도 산간주거, 6부는 강원도 삼척 신리마을의 너와 장인에게 들어보는 너와집 만드는 과정, 7부는 21채 조사 가옥이다. □ 지금은 사라진 21채의 산골 살림살이, 디지털로 되살리다 1994년 보고서에 등장한 21채의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원장 직무대리 강대금, 아래 국악박물관)은 2025년을 맞이하여 관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신기술융합콘텐츠와 교육프로그램 개편을 진행했다. 조선의 일상 속 국악을 만나다 2025년 새롭게 제작된 <오늘, 풍류를 만나다>는 김홍도, 신윤복의 풍속화를 활용하여 조선의 일상 속 풍류를 만나볼 수 있는 4면 실감영상이다. 고화질로 구현된 조선 풍속화와 함께 국립국악원 공연 실황 음원*을 활용하여 조선의 하루를 다각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오늘, 풍류를 만나다>는 종묘제례악을 미디어아트로 재해석 한 <종묘제례악, 조선을 노래하다>와 함께 30분 단위로 상영하고 있다. 국악뜰의 4면 실감영상 콘텐츠는 시각적인 즐거움에 우리 전통음악을 더하여 더욱 풍부한 경험을 선사한다. * 음원에는 2024년 민속악단 정기공연 <일노래, 삶의 노래>, 정악단 정기공연 <영산회상>, 상설공연 <토요명품> 등의 공연 실황을 활용하여 현장감을 높였다. 체험과 함께 더욱 가까워지는 국악 국악박물관은 실감영상 제작과 함께 <내가 만드는 연회도>ㆍ<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