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용산 개관 20돌과 관람객 600만 명 돌파를 기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정용석)과 함께 박물관문화향연 특별공연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삶의 무도회’>를 오는 17일과 20일 저녁 6시에 관내 역사의 길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2014년부터 이어져 온 박물관문화향연의 2025년 마지막 무대로 김아라 감독이 연출하고, 원로배우 박정자, 김선화, 강만홍 등이 무대를 채운다. 특히 오스트리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페터 한트게 작품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하여, 관람객과 배우가 전시관 입구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경계 없는 공연’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여 명의 출연 배우들은 정해진 무대 없이 박물관 일상을 무대 삼아 특별한 몰입과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 박물관문화향연은 지난 4월부터 중앙박물관에서만 18회 공연을 진행했으며, 광복 80돌 기림 역사 뮤지컬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경주, 부여 등 지방 국립박물관 11곳에서도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져 더욱 풍성한 한해를 완성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 이래 가장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서울시 전통문화공간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퇴계로34길 28)은 11월 15일(토)부터 12월 6일(토)까지 3주 동안 운영한 겨울 한정 프로그램 ‘2025 남산골 겨울나기<겨울 온기(冬溫氣)〉’가 전 회차 매진으로 모두 146명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끝났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북돋운다’라는 한의학 원리에 한옥 공간을 더해, 겨울철에 즐기는 전통ㆍ치유 체험 코스로 기획됐으며, 접수 시작 직후 전 회차가 조기 마감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프로그램은 대구약령시 한방의료체험타운, 티테라피 등과 협력해 평소 개방하지 않던 전통가옥 실내를 활용해 진행했다. ○ 11월 15~16일(토ㆍ일) / 대구약령시 한방의료체험타운 - 저주파 발마사지, 뷰티 갈바닉, 손지압점 등 한방 원리 기반 힐링 체험 - 계피 소품 만들기, 건식 족욕, 의녀복 포토존 - 체험 종료 후 체질별 맞춤 한방차 및 족욕제 기념품 증정 ○ 11월 22일~12월 6일(매주 토) / 티테라피 - 개인 체질 분석 기반 맞춤 한방차 제공 - 전통 약초를 활용한 온기 향낭 만들기 체험 - 한옥 실내에서 즐기는 건식 족욕 체험 ○ 특별이벤트 -
[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용재, 이하 ‘박물관’)은 연말을 맞아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소장 유물 <십장생도>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선보인다. *십장생도(十長生圖): 불로장생을 기원하며 이를 상징하는 상징물을 소재로 그린 그림. 보통 해ㆍ구름ㆍ산ㆍ물ㆍ바위ㆍ학ㆍ사슴ㆍ거북ㆍ소나무ㆍ불로초 등이 있고, 정초(正初)에 임금이 중신들에게 새해 선물로 내렸다는 기록이 있음. 붉은 줄기의 우람한 소나무에 눈을 얹고, 댕기, 버선, 복주머니, 노리개 등 전통 양식의 소품으로 꾸민 한국적인 느낌으로 탄생한 <십장생도>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는, 루돌프처럼 코가 빨갛게 물든 사슴과 함께 썰매로 재해석한 임금의 가마인 가교(駕轎)를 배치했다. 주변에는 전통 보자기로 포장한 선물 상자가 가득 쌓여 있고, 이를 한 마리의 학이 지켜보고 있어 풍성하고 행복한 연말 분위기를 더한다.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이 특별한 크리스마스 트리는 내년 1월 말까지 박물관 2층 로비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박물관 전체 관람객의 약 30%가 외국인 관람객인 만큼, 이번 크리스마스 트리가 우리 전통문화의 현대적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박판용)은 12월 16일부터 2026년 3월 22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기획전시실(전북 전주시)에서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전통 쪽빛 염색 공예를 주제로 ‘푸름의 대화: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쪽빛’ 전시를 연다. 앞서 국립무형유산원은 한국 무형유산의 값어치를 알리고자 지난해 주오스트리아한국문화원(오스트리아 빈)에서 양국의 전통 쪽빛 염색 공예를 소개하는 ‘JJOKBIT(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쪽빛)’ 전시를 열어 현지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긍정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국립무형유산원ㆍ주오스트리아한국문화원ㆍ구타우염색박물관 세 기관이 협력하여, 국내에서 두 나라 전통 쪽빛 염색 공예의 기술과 미감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한국의 염색장은 천연염료를 이용해 옷감을 물들이는 전통 염색 기술로, ‘쪽’에서 추출한 물감과 여러 자연의 재료를 사용하여 맑고 아름다운 색감을 창조해 낸다. 오스트리아의 블라우드루크는 방염 풀을 묻힌 도장(패턴 블록)을 직물에 찍고 건조한 후 쪽빛 물감으로 염색하는 전통기술로, 다양한 무늬를 특징으로 한다. * 염색장: 2001년 국가무형유산 지정 * 블라우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서울시가 (사)대한출판문화협회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서울책보고(송파구 잠실나루역)와 서울아트책보고(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지하)가 다가오는 연말과 겨울방학을 맞아 겨울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는 ‘기록’의 가치와 세계명작의 명문장으로 채워진 크리스마스 축제 분위기를 통해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사할 예정이다. 먼저 서울책보고는 12월 16일(화)부터 내년 2월 22일(일)까지 ‘형형색책(形形色册)’ 네 번째 시리즈 <기록.zip : 기록으로 잇는 오늘과 내일>을 개최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록’을 대주제로 삼아, 지나온 시간을 회고하고 다가올 내일을 준비하는 다양한 전시와 행사로 구성됐다. 메인 전시인 ‘서울책보고 2025.exe’는 지난 1년간 서울책보고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빙 전시다. 큐레이션 서가에서는 ‘기록가의 서랍’ 을 주제로 김민철, 배동훈, 은유, 하미나 작가가 추천하는 책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취향상점’에서는 소소문구, 수집서 등 기록 도구 브랜드의 굿즈를 체험할 수 있다. 12월 23일(화)에는 지식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PUBLY)’의 전 대표 박소령 작가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8) 정적이 흐르는 궁궐의 밤, 왕세자와 신료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죽음이 가까워진 왕이 유언을 남깁니다. 종묘와 사직을 잘 보존하고 온 백성이 평안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왕의 목소리에는 왕실과 백성을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왕의 마지막 당부에 왕세자와 신료들이 옥체를 보존하시라 목 놓아 외치지만 결국 왕은 죽음을 맞습니다. 사극에서 한 번쯤, 내시가 궁궐 지붕에 올라가 옷을 흔들며 소리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상위복’이라 하여 ‘상위’는 임금, ‘복’은 돌아오라는 뜻으로 임금의 혼령이 자신의 옷을 알아보고 돌아오길 바라는 의식이었다. 막연하게 사극 속 한 장면으로 남아있던 이런 임금의 ‘죽음’은, 《효심을 위해 지은 왕의 무덤, 조선 왕릉》에서 생생히 다루어진다. 임금이 눈을 감은 뒤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거대한 왕릉에 묻히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소상하게 담았다. 유교의 예법에서는 적어도 5일 동안 임금의 혼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 기간에는 임금이 죽지 않고 돌아올 수도 있다고 여겨 왕세자가 즉위하지 않았다. 5일이 지나면 그제야 왕릉으로 모시기 전까지 관을 두는 전각인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저의 유년 시절은 시골에 묻혀있습니다. 한겨울 고요한 침묵 속에 눈이 참으로 많이도 내렸습니다. 요란하게 내리는 비와는 달리 경건한 침묵 속에 소담스럽게 내린 눈…. 도시의 소음과 번잡함이 닿지 않는 이곳에는, 밤새 내린 눈이 세상의 모든 것을 덮어 고요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마을 전체가 하얀 솜이불을 덮은 듯, 지붕 위에도, 들판 위에도,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도 눈꽃이 피어났습니다. 새벽의 햇살이 눈밭에 닿으면, 눈가루가 보석처럼 반짝이며 눈부신 은세계가 펼쳐집니다. 길게 늘어진 산그림자가 하얀 들판 위에 푸른 빛을 드리우며 명암을 더합니다. 언뜻 보기에 모든 것이 잠든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삶의 작은 흔적들이 고요 속에 숨어 있습니다. 지붕 처마 밑에 길게 매달린 투명한 고드름은 겨울이 새겨 놓은 정교한 조각품이고 이따금 낯선 이를 보고 짓는 견공들의 소리만이 마을의 존재를 세상에 알립니다. 시골집 굴뚝에는 새벽부터 장작 타는 냄새와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올라 하늘로 곧게 솟아오릅니다. 그 연기는 이 추운 계절에도 집 안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와 가족의 삶을 이야기해 주는 듯합니다. 언 땅을 녹이고 언 몸을 녹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기별종이(신문)에는 참 시원하면서도 어머어마한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우리나라의 이름난 큰일터 으뜸빛(대기업 회장)들이 앞날의 먹거리를 찾으러 온 누리를 오갔는데, 이들이 올해 오간 길이가 지구를 열 바퀴를 돈 셈이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싸움터에서 온 힘을 다해 뛰고 있는 이들의 애씀을 '하늘길 경영'이라 부른다는 대목에서 오늘의 토박이말을 떠올렸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말은 앞서 알려드린 말이자 기별 종이에서 만난 '하늘길'입니다. '하늘길'은 앞서 알려드린 바와 같이 '하늘을 나는 길'을 뜻하며, 우리가 흔히 '항로(비행기가 다니는 길)'를 빗대어 이르는 토박이말입니다. 이 말은 '하늘'과 '길'이라는 두 가지의 맑고 쉬운 우리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늘'이 주는 탁 트인 넓음과 '길'이 주는 맞섬과 일굼(도전과 개척)의 뜻이 더해져, 왠지 모르게 마음을 울리는 힘을 품고 있습니다. 비행기가 다니는 길이라는 뜻을 넘어, 우리가 무언가를 좇아 나아가는 끝없는 늘품(가능성)의 길을 말할 때도 이 '하늘길'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 '하늘길'은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 속에서도 그 빛을 낼 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기어이 옛날의 제도를 실행하려 한다면 고대의 법복으로 실낱같이 끊어지지 않고 전승되고 있는 것이 한 가지가 있는데, ‘심의(深衣)’가 그것입니다. 심의라고 하는 것은 존비와 남녀, 문무와 길흉에는 관계없이 통용된 정식 복장인데 유생들로서 도안을 넣고 설명한 사람이 수백 명입니다. 그러나 옛날 제도에 근거하여 오늘날을 생각하고 절충하여 취사선택한다면 어찌 편리하게 적용하는 방도가 없겠습니까?” 위는 《고종실록》 25권, 고종 25년(1888년) 10월 28일 기록으로 유학자들이 입던 겉옷 ‘심의(深衣)’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백세포(白細布, 흰색의 삼베)로 만들며 깃ㆍ소맷부리 등 옷의 가장자리에 검은 비단으로 선(襈)을 두릅니다. 대부분의 포(袍, 바지저고리 위에 입던 겉옷)와는 달리 의(衣, 저고리)와 상(裳, 치마)이 따로 마름질(재단) 되어 연결되며, 12폭의 치마가 몸을 휩싸 심원한 느낌을 주는데 심의라는 말도 이런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심의의 흰색과 가장자리의 검은색, 복건의 검은 색이 조화를 이루어 학자다운 고귀한 기품을 풍깁니다. 이러한 심의는 철릭(天翼, 무관이 입던 공복(公服)의 하나)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오는 12월 17일부터 12월 28일까지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111. ‘더 줌 아트센터’에서는 국립극단의 연극 <청소년극, 19호실> 공연이 열린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창문 하나 없는 낯선 방, 그리고 처음 만나는 일곱 명. 하나뿐인 문은 굳게 잠겨 있다! "하나, 둘, 셋 하면 살려주세요! 같이 불러보죠.“ 둘, 청소년이 말하는 ‘진짜 청소년의 모습’ 시범공연 당시 청소년 관객들이 '가장 리얼한 청소년극'이라 호평했던 <19호실>. 한층 더 촘촘하게 완성된 본공연은 2024 백상예술대상 연극상의 김수희 연출 특유의 속도감과 만나 긴장감과 몰입도를 한껏 높였다. 무대 위를 채운 나윤희, 안병찬, 이서도, 셋! 지금 당신은 몇 호실에 있나요? 스스로 방에 갇혀 있는 모든 이들은 이 질문 앞에 선다. 그곳이 '19호실'이든, '29호실'이든 혹은 '41호실'이든. <19호실>은 특정한 세대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잠긴 공간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시대와 나이를 넘어, 지금, 이 순간 보이지 않는 경계 앞에 멈춰서 있는 모두를 호출한다. 출연진은 나윤희, 안병찬, 이서도, 이주형, 장석환,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