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날씨가 무척 춥네요. 어제 한라산에 눈이 내렸다니 이제 곧 육지에도 눈이 내릴 것 같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저도 가을 외투를 벗고 두꺼운 겨울 외투를 꺼내입었습니다. 내일은 목도리도 겨울용으로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롱 패딩'이라고 아시나요? 먼저, 패딩은 padding으로 솜이나 오리털을 넣어 누비는 방식으로 옷을 만드는 것을 이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누비옷'으로 다듬었습니다. 롱은 long입니다. 그래서 '롱 패딩'은 '긴 누비옷'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긴 누비옷'이라고 안 하고 왜 '롱 패딩'이라고 하냐는 게 아닙니다. 학생들이 롱 패딩을 좋아해서 부모 부담이 크다는 것을 기사로 내면서 '등골 브레이커'를 쓰는 것을 꼬집고자 합니다. 저는 '등골(을) 빨아먹다', '등골(을) 뽑다', '등골(이) 빠지다'는 말은 알고 있습니다. 이 말을 좀 세게 하고자 깬다는 뜻을 지닌 브레이크를 써서 '등골 브레이커'라는 낱말을 만든 것 같습니다. 누가 만들었을까요? 바로 언론이 만들었습니다. 조금 전에 검색해보니 이렇게 나오네요. 롱 패딩,‘등골 브레이커’ 등극…학부모 ‘한숨’ http:/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어제 어떤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지진 때문에 수능시험을 미룬 것을 두고 우리나라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그동안은 다수와 효율성을 중시했는데, 이제는 소수나 약자와 안전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죠. 수능시험을 미룬 일 하나만 가지고 우리나라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좀 이르지만, 그분의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당연히 그렇게 가야 한다고도 생각하고요. 패러다임은 paradigm입니다.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 또는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를 뜻합니다. 딱히 우리말로 바꾸기가 마땅치 않아서 외래어를 그냥 쓰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우리말로 바꿔 쓰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패러다임을 어떤 한 낱말로 바꾸기보다는 풀어서 쓰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보다는 '발상의 전환'이나 '시각의 변화' 정도가 어떨까 생각합니다. 아침에 KBS뉴스를 보는데 자막에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는 자막이 보였습니다. '더'는 동사 위에 얹혀서 '계속하여', '거듭하여'나 '그 위에 보태어'처럼 쓰는 부사입니다. '이상'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오늘 자 한 기사를 보니 '금도 넘지말라'는 제목이 있네요.http://www.fnnews.com/news/201711111423475954 제가 보기에 '금도'는 정치인과 이름 있는 학자들만 쓰는 낱말인 것 같습니다. 그것도 사전에 있는 풀이와 달리 잘못 쓰는 게 대부분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금도'를 찾아보면 모두 다섯 가지 뜻이 나옵니다. 금도(金桃) 복숭아의 한 종류. 금도(金途) 돈줄. 금도(琴道) 거문고에 대한 이론과 연주법을 통틀어 이르는 말. 금도(禁盜) 도둑질하는 것을 금함. 금도(襟度)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 사전에는 이 다섯 가지 뜻밖에 없습니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는 뜻의 '금도(禁度)'는 사전에 없는 말입니다. '금도'를 정치인이나 학자들이 쓰시려면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이라는 뜻으로 써야 한다고 봅니다. 큰일을 하시는 분일수록 남을 감싸주고 안아줄 수 있어야 하잖아요. “병사들은 장군의 장수다운 배포와 금도에 감격하였다, 경선과정에서 말과 행동 모두 금도를 보여줘야 한다, 법관의 자리에 오른 사람의 금도가 이정도인가, 지도자로서 보여 줘야 할 금도이다“처럼 써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어제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국빈으로 왔고, 청와대에서 국빈 만찬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이용수 할머니를 초대했고, 만찬에 울릉도에서 난 새우를 올렸다고 하지요. 그걸 두고 일본에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568211&ref=D 日관방, 韓공식만찬 ‘위안부피해자’ 초대에 “日 입장 제기” http://www.mbn.co.kr/pages/vod/programView.mbn?bcastSeqNo=1168909 일 관방장관, '위안부 피해자' 초대에 우려 표명…독도 새우엔 '불쾌감' 저는 그 뉴스를 보면서 여러 가지로 기분이 나빴습니다. 저도 '불쾌감'을 드러냅니다. 우리나라에 오신 손님께 베푸는 만찬에 어떤 분을 모시는지를 다른 나라에서 왜 참견을 하며, 그 상 위에 새우를 올리건 가자미를 올리건 자기네가 왜 불편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찔리는 게 있으면 반성을 하고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 되는 것이지, 오지랖 넓게 나설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1. 국영방송이라는 KBS에서 낸 제목입니다. 日관방, 韓공식만찬 ‘위안부피해자’ 초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지난주 금요일에 한글학회가 주관한 한글날 기념 전국 국어학 학술대회에 다녀왔습니다.저는 농촌진흥청에서 벌이는 알기쉬운 농업용어 알리기를 소개하며 행정기관 언어의 실태와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발표뒤 이어진 토론에서 행정기관에서 깨끗한 언어를 쓸 수 있는 방안 세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첫번째는 어려운 낱말을 쉽고 깨끗한 우리말로 바꿀 때, 행정 서비스 공급자인 공무원의 입장보다는 그 말을 실제 쓸 국민 편에서 낱말을 바꿔야 한다는 점입니다. 두번째는 행정문서를 만들때 어려운 낱말의 사용 비율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쉽고 깨끗한 우리말로 문서를 만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번째는 공직사회에는 약간의 강제성이 필요하기에, 우리나라 중앙부처가 매년 받는 정부업무평가에 어려운 문서를 많이 만드는 두서는 점수를 깎거나 쉽고 깨끗한 글을 많이 쓰는 부서는 점수를 더 주는 지표를 만들어서 넣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제가 제안한 두 번째 내용과 비슷한 것을 이미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제안했었네요. 서울경제에 난 “초등학교에 날아온 임지훈 카카오 대표의 ‘손편지’…어떤 내용이?”라는 기사에 다음과 같은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어제 우연한 기회에 다큐 공감을 봤습니다. 한원주 의사 선생님 이야기로 그걸 보면서 무척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나이가 92살이시고 지금도 병원에서 일하시며 주말이면 대중교통을 6번이나 갈아타면서 3시간 가까이 걸려 집에 다니십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봉사활동을 하시고 새로운 지식도 배우십니다. 무엇보다 제가 놀란 것은 깨끗하고 조쌀한 얼굴이었습니다. 곱게 연세가 들었다는 것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셨습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건강 잘 지키셔서 꾸준히 봉사활동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말에 '끼끗하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생기가 있고 깨끗하다."는 그림씨(형용사)입니다. 비슷한 뜻으로 '조쌀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늙었어도 얼굴이 깨끗하고 맵시 있다."는 그림씨입니다. 그냥 '깨끗하다'라는 낱말과는 '조쌀하다'는 느낌이 좀 다릅니다. 한원주 선생님 방송을 보면서 봉사, 책임, 윤리 등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넙치에 혈압을 낮추는 물질이 들어 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넙치(광어)의 단백질에서 혈압을 낮추는 기능성 물질(펩타이드)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2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유진 제주대 해양의생명과학부 교수팀은 광어의 근육 단백질에서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ACE)를 억제하는 물질을 발견했다.(중간 줄임) 연구팀은 광어 근육에서 발견된 펩타이드가 혈관 수축을 방지해 혈압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ACE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안지오텐신 Ⅱ 펩타이드의 덜 생성되도록 하는 원리이다. 특히 일본산이나 중국산에 비해 국내산 광어의 혈압 개선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 9월 26일) 이 기사는 첫줄에만 “넓치”라 쓰고 뒤엔 “광어”고 썼지만 이제 거의 모든 언론에서 '넙치(광어)'라고 씁니다. 예전에는 '광어'라고만 했는데, 요즘은 넙치로 바뀌는 추세입니다.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우럭은 순우리말을 쓰면서 넙치는 광어(廣魚)라고 한자말을 쓸 까닭이 없죠. 비 오는 날은 회를 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넙치에 소주 한잔이 생각나긴 하네요.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요즘 언론에서 '땡깡'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땡깡'은 일본말입니다. 그냥 억지나 생떼 쓰는 게 아니라 간질병으로 발작하는 것을 땡깡이라고 합니다. 야후 일본어 사전에서 てんかん[癲]을 찾아보면 “反復性のてんかん作(けいれんや意識障害)を主とする慢性の障害で、作はの神細胞の過な射による突性性律動異常paroxysmal cerebral dysrhythmiaの結果おこるものである。最近の際分類によると、てんか ...” 《日本大百科全書(ニッポニカ)》 라고 나옵니다. 어쭙잖게 두쳐보면, “반복성의 간질 발작(경련, 의식 장애)를 주징으로 한다. 만성 뇌 장애로 발작은 뇌의 신경 세포의 과잉인 발사로 인한 돌발성 뇌성 율동 이상 paroxysmal cerebral dysrhythmia의 결과 일어나는 것이다. 최근 국제 분류에 따르면 천하... 《일본 대백과 전서(닛포니카)》 입니다. 하늘이 내린 벌이라는 간질. 그 간질에 따른 발작. 땡깡은 내 자식이건 남의 자식이건 생떼 쓰는 애들에게 절대로 써서는 안 될 말입니다.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아침 뉴스를 들으니 그룹 “소녀시대”가 공연하러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한 명이 '손가락 염좌 진단'을 받았다고 나오네요. “염좌”... 아직도 이런 말을 쓰는군요. 골절은 뼈가 부러진 것이고, 염좌는 삔 것이며 타박상은 멍든 겁니다. 그냥 '손가락 삐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손가락 염좌 진단'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소속사에서 낸 보도자료를 언론이 그대로 받아쓰면서 '염좌'라고 쓴 것 같습니다. 모름지기 소통의 창구인 언론은 보도자료를 받아쓰더라도 쉬운 말로 바꿔서 써야 합니다. 소속사, 보도자료 작성자, 의사, 언론... 누군가, 또는 어디선가는 '염좌'를 '삠'으로 바꿔서 방송이나 기사가 나왔어야 할 것 같은데...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텔레비전에서 '계란 파동 우려'라는 자막이 나오는 걸 보았습니다. 앵커나 기자도 열심히 '계란'이라고 합니다. "닭이 낳은 알"은 '달걀'입니다. 계란이라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계란'을 찾아보면 '달걀'로 다듬어서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언론부터 달걀을 써야 한다고 봅니다. 달걀이라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한자말인 계란을 쓸 까닭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이고, 우리는 한자 문화권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자를 써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슨 근거로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라고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사전'을 찾아보면 모두 22개의 낱말이 나오고 모두 한자입니다. 그러나 그 낱말 가운데는 다음처럼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말이 대부분입니다. 사전(謝電) 감사의 뜻을 나타내는 전보. 사전(賜田) 고려ㆍ조선 시대에, 임금이 내려 준 논밭. 사전(肆廛) 가게 사전(私轉) 자전 사전(事前) 일이 일어나기 전. 또는 일을 시작하기 전. 사전(祀典) 제사를 지내는 예전 사전(沙田/砂田) 모래가 많이 섞인 밭.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