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날이 따뜻해지면 몸이 한 번 더 탁해진다. 봄의 피로가 지나간 것 같은데도 머리가 맑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다. 속은 더부룩하고, 몸은 묘하게 무겁다. 이때의 변화는 단순한 피로가 아니다. 겨울 동안 모였던 것이 풀리고, 봄에 올라온 기운이 머물면서 몸 안에 ‘정리되지 않은 것’이 남아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가벼운 음식을 찾는다. 그 가운데서도 바다에서 온 것, 특히 골뱅이와 소라 같은 조개류를 찾게 된다. 그 까닭은 다양하지만 결국 맛있기 때문이다. 왜 맛있는가를 궁리하면 답이 나온다. 하나는 나에게 필요한 성분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음식은 내가 필요로 하고 소화할 수 있을 때 맛있게 느껴진다. 다음으로는 실제 재료가 좋기 때문이다. 골뱅이와 소라 같은 조개류의 생명력이 가장 응축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조개류는 늦봄에서 초여름 사이에 산란을 준비한다. 산란을 앞둔 개체는 자신의 생명을 다음 세대로 넘기기 위해 몸 안에 영양과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축적한다. 곧 이때의 골뱅이와 소라는 단순한 먹이가 아니라 “생명을 준비하는 상태의 응축된 존재”다. 그래서 같은 골뱅이라도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를 연재했던 유용우 한의사가 이제 새롭게 <음식과 건강>이란 이름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우리에게 전해진 귀중한 의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 하여 “음식과 약은 본질적으로 같다.”라고 합니다. 따라서 유용우 한의사는 이번 연재를 통해 음식으로 건강을 지키는 법을 가 가르쳐 줄 것입니다.(편집자 말씀) 봄이 되면 괜히 몸이 무겁고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충분히 쉬었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오후가 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흔히 ‘춘곤증’이라 부르지만, 이때의 피로는 단순한 나른함과는 다르다. 겨울 동안 안으로 모였던 기운이 위로 올라오면서, 몸이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때 생기는 피로다. 이럴 때 예로부터 찾던 음식이 있다. 다슬기국이다. 맑은 국물에 쌉싸름한 맛이 도는 다슬기국을 한 숟갈 떠먹으면, 묘하게 속이 풀리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이 경험은 단순한 기분의 문제가 아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식생활의 감각이 만들어낸 결과다. 한의학 고전에서는 다슬기를 ‘석라(石螺)’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