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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파리서 천상의 소리라고 격찬받은 ‘수제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22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들하 노피곰도다샤”로 시작하는 ‘정읍사’를 우리는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정읍사는 멀리 떠나보낸 남편을 그리는 여인의 애절한 사랑 노래입니다. 그 정읍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음악 ‘수제천(壽齊天)’이 있습니다. 국악과 출신인 문성모 목사가 독일의 한인교회에서 대학생들에게 한국적인 자각을 위한 질문을 했는데 서양 클래식을 대표한다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우리의 ‘수제천“을 견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수제천은 우리 음악을 대표하는 음악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정작 우리 국민은 잘 모릅니다.

 

 

수제천 악기 편성은 당초 삼현육각(三絃六角)인 향피리 2, 젓대(대금) 1, 해금 1, 장구 1, 좌고 1 등 6인 편성이었으나 지금은 장소나 때에 따라 아쟁ㆍ소금이 더해지는 등 달라지기도 하지요. 향피리가 주선율을 맡고 있으며 대금과 해금이 향피리가 쉬는 여백을 받아 연주하는 연음 형식으로 장중함과 화려함을 더해 줍니다. 하지만, 수제천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곡의 느린 속도에 우선 놀라게 됩니다. 메트로놈으로 측정하기조차 힘들다는 이러한 속도는 인간의 일상적인 감각을 크게 초월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수제천은 한 박 한 박의 길이가 또한 불규칙하기 이를 데 없어서 각 박의 길이가 같은 서양음악의 측면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곡이라는 말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어쩌면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애절한 사랑의 마음을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어 느려진 것은 아닐는지요. 은근하게 시작하던 음악은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격하게 타오르다가 다시 사그라질 때 곡도 끝나게 됩니다. 197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회 유네스코 아시아 음악제 전통음악 분야'에서 최우수곡으로 뽑혔고 당시 "천상의 소리가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 같다"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