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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감귤을 진상하는 그림 <감귤봉진(柑橘封進)>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5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 그림 <감귤봉진(柑橘封進)>은 1702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주에서 이루어진 감귤 진상을 그린 장면입니다. 특히 진상용 감귤을 가려 뽑고 포장하기 위한 여러 작업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포장 작업은 제주목 관아 망경루(望京樓) 앞에서 차일을 드리우고 진행되었지요. 머리를 틀어 올린 여인들이 바구니에 감귤을 담고 붉은색 물감의 작은 점으로 표현된 감귤이 바구니에 가득 차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당시 진상용으로 가려 뽑은 것은 당금귤(唐) 678개, 감자(柑子) 25,842개, 금귤(金) 900개, 유감(乳) 2,644개, 동정귤(洞庭) 2,804개, 당유자(唐柚子) 4,010개 등으로 감귤 종류만 해도 무려 12가지나 됩니다.

 

 

제주에서 보내진 감귤은 성균관 사학 유생들의 사기를 높이고 학문을 권장하기 위해 그들에게 일부를 나누어주면서 과거가 시행되었는데, 이것이 이른바 '황감제(黃監制)'라는 과거 시험이지요. 조선시대 제주에 살거나 제주에 유배가 된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가 진상품을 하사받아서야 감귤을 접했습니다. 감귤은 임금이 내려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기에 감귤 진상 장면은 임금에 향한 충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요.

 

이 그림 <감귤봉진>은 국립제주박물관 소장된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란 화첩에 담긴 것입니다.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는 이형상이 제주에 목사로 부임하여 곳곳을 돌아보고 남긴 중요한 순간들을 1703년 화공(畫工) 김남길(金南吉)에게 그리게 한 화첩입니다. 이 <탐라순력도>에는 정방탐승(正方探勝), 귤림풍악(橘林風樂), 우도점마(牛島點馬), 제주조점(濟州操點), 건포배은(巾浦拜恩) 등 곳곳을 돌아보는 그림 28쪽 포함 모두 43쪽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참고;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국립제주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