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 3월 19일 저녁 4시, 서울 중구 다산로 32. ‘전통춤연구소’에서 「함경남도 검무의 예술 가치와 무형유산 전승의 의미」를 주제로 한 학술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함경남도검무보존회와 함경남도검무학술연구소가 함께 주최ㆍ주관하고, 우리문화신문과 정아트앤컴퍼니와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등이 후원했다. 함경남도 검무의 학술적 정립과 무형유산으로서의 값어치를 체계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특히 이번 학술회의는 함경남도검무학술연구소 이진경 학술연구원이 기획한 행사로 함경남도 검무 원작자 고 한순옥 선생의 유지를 바탕으로 출발한 ‘한순옥류검무보존회’가 시작된 ‘전통춤연구소’에서 열려, 전승의 맥락을 확인하는 상징적 공간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이번 포럼에는 전 무형문화재(현 명칭 변경: 무형유산) 위원인 단국대학교 서한범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북5도 무형유산 함경남도 무형유산 제2호 퉁소 ‘신아우’ 보유자이자 국가무형유산 제15호 북청사자놀음 전승교육사인 동선본, 김백봉춤보존회 회장 임성옥, 이서윤한복 대표 이서윤, 함경남도 검무 전승자 양승미, 평안남도 무형유산 제2호 향두계놀이 보유자이자 국가무형유산 제29호 서도소리 전승교육사인 유지숙 등이 참석했다.
포럼은 사회자 이윤정의 진행으로 시작됐으며, 양승미 회장의 개회사와 서한범 교수의 축사가 이어졌다. 서 교수는 함경남도 검무가 지닌 독자성과 예술적 값어치를 강조하며, 학술 연구와 실연 활동이 병행될 때 전통의 지속성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조발제에서 서한범 교수는 함경도 춤의 문화사적 위치와 전승 환경의 제약을 짚으며, 무형유산 지정의 학술적 기준과 현실적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이북 지역 전통예술이 환경적 한계 속에서도 유지되어 온 점을 언급하고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제도적 지원과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값어치를 지닌 함경남도 검무가 다른 지역 검무에 휩쓸리지 않고 고유성을 유지하며 보존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서한범 교수는 과거 중국 연변 지역을 방문한 경험을 소개하며 “연변의 조선족 사회에는 함경도 출신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데도 함경도 고유 예술에 대한 갈증이 존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동선본 선생과의 인연으로 연변을 여러 차례 방문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학술포럼을 통해 함경남도 검무의 실체를 확인하게 됐다”라고 말하며, 원형을 유지한 전승 활동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어진 학술발제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가 함경남도 검무를 여러모로 분석했다. 동선본(이북5도 무형유산 함경남도 제2호 퉁소 ‘신아우’ 보유자)은 함경도 음악의 특징과 퉁소 중심의 음악 구조를 설명하며 검무가 지역 공동체 문화 속에서 형성된 예술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청사자놀이 등 민속놀이 속에서 함께 전승됐다는 점을 근거로, 권번 기반 함경남도 검무의 독립 종목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함경남도 검무를 비롯한 이북5도 무형유산에 대해 “이들 전통은 단순한 지역 예술을 넘어 통일 이후를 대비한 문화 자산으로서 반드시 보존되고 전승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임성옥(김백봉춤보존회 회장)은 함경남도 검무의 춤사위 구조와 예술적 특성을 분석하며 다른 지역 검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또한 전승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지정과 보호가 선행될 때 전승이 지속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 이서윤(이서윤한복 대표)은 복식 분석을 통해 함경남도 검무가 이북 지역 검무와 비슷하게 진한 색 계열을 사용한다며, 이러한 특징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함경남도 검무가 고유한 복식 양식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하며, 전통 복식 자료를 토대로 한 재현 작업의 필요성과 전승 요소의 체계적 정리를 언급했다.
이어서 양승미(함경남도검무 전승자) 회장은 고 장홍심–고 한순옥–양승미로 이어지는 전승 계보를 제시하며, 공연과 교육을 통해 전승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춤과 음악, 복식이 함께 전승될 때 전통의 완결성이 유지된다”라며, 서도음악 기반의 검무 음악 체계 확립과 학술연구소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또 “함경남도 검무 학술연구소는 고 한순옥 선생의 뜻을 이어 2024년 2월 28일 발족했으며, 이번 포럼은 창립식과 함께 열린 첫 학술행사다.”라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는 함경남도 검무의 무형유산 지정과 관련한 방향이 논의됐다. 토론자들은 전승 계보와 실연 사례를 바탕으로 학술자료가 축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승 체계가 점차 체계화되고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음악과 춤이 결합한 통합적 연구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됐다.
포럼 끝에는 동선본 보유자의 퉁소 연주와 양승미 전승자의 검무 시연이 이어지며, 학술 논의가 실제 전승 현장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포럼 중간에 특별히 소개받은 평안남도 무형유산 제2호 향두계놀이 보유자 유지숙은 “이북5도 무형유산은 지속적인 정리와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며 “이와 같은 학술적 논의가 전승 기반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을 잘 유지하고 있는 함경남도 검무가 제도적으로 보호받아 지속적인 전승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학술포럼은 함경남도 검무의 전승 계보와 예술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무형유산으로서의 값어치를 학술적으로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향후 지속적인 연구와 실연 축적을 통해 전승 체계가 더욱 구체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