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9 (목)

  • 맑음동두천 11.2℃
  • 맑음강릉 10.3℃
  • 맑음서울 10.7℃
  • 맑음대전 9.5℃
  • 맑음대구 11.9℃
  • 맑음울산 12.2℃
  • 맑음광주 10.6℃
  • 맑음부산 15.4℃
  • 맑음고창 9.7℃
  • 맑음제주 11.0℃
  • 맑음강화 9.9℃
  • 맑음보은 8.8℃
  • 맑음금산 8.5℃
  • 맑음강진군 11.2℃
  • 맑음경주시 11.0℃
  • 맑음거제 12.5℃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다른 나라 풍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초대 교회 라오디게아를 가다

트루키예 유명한 관광지 파묵칼레 인근의 로마시대 초대교회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라오디게아(Laodicea)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라 아멘이시요 충성되고 참된 증인이시요 하나님의 창조의 근본이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이는 성경의 요한계시록 3장 14절에서 17절에 나오는 구절이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도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라는 말의 의미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는 바로 이러한 구절에 나오는 터키(튀르키예) 서남부 데니즐리(Denizli)주 에스키히사르 인근에 위치한 라오디게아(Laodicea) 교회(터)를 다녀왔다.

 

이 교회는 기독교 공인(서기 313년, 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1세가 반포한 밀라노 칙령) 이후인 4세기 무렵에 건립되었는데 이곳은 기원전 3세기 무렵 셀레우코스 왕조에 의해 건설된 고대도시에 자리잡고 있다. 오랜 시간 역사 속에 묻혀있었던 이 교회 유적은 2010년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발굴되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라오디게아 교회는 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소아시아 7대 교회 가운데 마지막 교회로, 풍요로운 환경 탓에 신앙이 미지근해졌다는 책망을 받은 영적 상징성을 지닌다. 당시 이 지역은 금융과 무역의 중심지로 로마의 도움 없이 지진 피해를 복구할 만큼 부유했으며, 특산물인 검은 양모와 안약(Eye salve) 제조술로 명성이 높았다. 현재 발굴된 유적지에서는 정교한 바닥 모자이크와 십자가 모양의 대형 세례 터를 통해 초기 기독교의 화려한 건축 양식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터키에는 소아시아 7대교회 유적지가 있어, 일반 관광객 말고도 이른바 성지순례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7대교회의 현재 위치는 다음과 같다.

 

에베소(Ephesus): 현재의 셀주크(Selçuk)

서머나(Smyrna): 현재의 이즈미르(İzmir)

버가모(Pergamum): 현재의 베르가마(Bergama)

두아디라(Thyatira): 현재의 아크히사르(Akhisar)

사데(Sardis): 현재의 사르트(Sart)

빌라델비아(Philadelphia): 현재의 알라셰히르(Alaşehir)

라오디게아(Laodicea): 현재의 데니즐리(Denizli) 인근

 

봄바람이 살랑대는 어제, 폐허 속에 당시 건물들의 잔재를 걸으며 2,000년 전 기독교인들의 신앙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이 초대교회는 기원 1세기, 사도 시대에 가정 교회 형태로 시작되어 세력을 확장하다가, 4세기 기독교 공인과 함께 장대한 성전 건물을 갖춘 중심 교회로 성장했지만 ‘차든지 뜨겁든지 하기를 원한다’는 요한계시록의 말처럼, 이미 그 타락의 징조가 보였던 곳이다.

 

이후 이곳은  지속적인 지진 피해와 이슬람 세력(셀주크 튀르크 등)의 침입으로 점차 쇠퇴해갔으며 13세기 무렵에는 잦은 전쟁과 수로 파괴로 인해 주민들이 인근의 '데니즐리'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완전히 버려져 현재와 같은 유적지로 남아버렸다. 지구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듯 폐허가 된 초대교회터는 쓸쓸한 모습이지만 그나마 전세계 기독교인들이 성지순례코스이자 트루키예를 찾는 이들의 관광코스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라오디게아 교회터는 현재 튀르키예 서남부 지역인 데니즐리(Denizli)주에 자리하고 있으며  현재 마을 이름은 에스키히사르(Eskihisar)이며, 이는 '오래된 성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트르키예의 유명 관광지인 파묵칼레(Pamukkale)에서 남서쪽으로 약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