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이스탄불에서 차로 40여 분 달리면 나오는 '발랏(Balat)'은 금각만((金角灣, 튀르키에말 '할리치')의 잔잔한 물결이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오래된 구시가지의 낡은 건물들이 자리한 역사적인 지역이다. 이곳은 과거 유대인 집단 거주지였던 독특한 배경을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는 낡은 건물을 오색빛깔로 단장하여 이스탄불에서 색채감 넘치는 동네로 손꼽힌다.
좁고 가파른 골목길을 따라 파스텔톤 낡은 주택들이 줄지어 늘어선 풍경은 도시 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감성적인 카페와 고풍스러운(빈티지) 소품가게, 예술가들의 공방이 대거 들어서 도시의 예술적 심장부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이 거리를 걸으며 통영의 벽화마을 동피랑을 떠올렸다. 튀르키예의 발랏과 한국의 동피랑은 낙후된 주거 지역이 색채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예술 마을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깊은 공통점을 지닌다. 발랏이 금각만의 해안 풍경을 배경으로 비록 낡았지만 고풍스러운 역사적 건축물을 뽐낸다면, 동피랑은 강구안 바다를 내려다보며 아기자기한 벽화마을로 서민적인 정취를 전한다.
두 곳 모두 가파른 언덕과 좁은 골목이 특징이다. 하지만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예기치 못한 감성적인 카페와 탁 트인 전망을 마주하게 되는 산책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과거의 상처와 소외를 딛고 도시 재생을 통해 전 세계 여행객을 불러 모으는 이스탄불과 통영의 대표적인 표지물(랜드마크)이라는 점도 닮아 있다. 국경은 다르지만 낡은 공간에 사람의 온기와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어 마을의 운명을 바꿨다는 점에서 두 동네는 놀라운 평행이론을 보여준다.
나는 이 골목길을 걷다가 한 작은 까페에 앉아 커피한잔을 시켜놓고 발랏과 동피랑의 현재와 미래를 그려보았다. 정말 사람들은 이 도시를 오래도록 지금처럼 파스텔톤 색을 입혀가며 사랑할지 아니면 머지않아 시들해진 심성으로 부숴버리고 새로운 건축물을 세울지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