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이나 창덕궁 등 궁전과 남대문 지붕에서 가장 높고 수평인 곳을 용마루라
하고 용마루에서 수직으로 내려온 마루를 내림마루, 내림마루에서 45도 각도로 추녀
쪽으로 뻗친 마루를 귀마루(추녀마루)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귀마루에는 잡상(雜像)
이라는 것이 있지요. 잡상의 또 다른 말로는 ‘상와(像瓦)’라고도 했고 옛 토박이말로는
줏개 또는 츅두라고도 했습니다.
잡상은 모든 기와지붕 위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궁궐과 그와 관련이 있는
건물에 한정됩니다. 잡상은 맨 앞에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등을 두고 동물이
뒤따라 배열되며, 그 숫자는 최소 3개 이상인데 경회루에는 가장 많게 11개까지
있습니다. 잡상은 원래 중국에서는 악귀나 화재를 쫓으려고 만들어 주술적 의미가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왕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