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2016.01.03 09:15:15

[최운선 교수의 행복 메시지 6]

[우리문화신문=최운선 교수]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던 시계가 있었다. 그 시계는 낡고 아주 오래된 것이었지만 시간만큼은 정확해서 시계 주인은 대단히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시계 주인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시계는 너무 낡았어. 그러니까 저 무거운 추가 부담이 될 거야, 그래 저 무거운 추 대신에 가벼운 추로 바꿔 달아주면 시계 수명이 더 길어질 걸 

시계 주인은 낡은 시계에서 무거운 추를 떼어내고 훨씬 가벼운 추를 달아주었다. 그런데 그 시계는 가벼운 추를 달아주자 그만 멈추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시계주인은 다시 먼젓번의 무거운 추를 달아주었다. 그제야 시계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계가 낡아서 추가 너무 무겁지 않을까 생각했던 주인의 판단은 잘못되었던 것이다. 비록 그 시계는 낡았지만 무거운 추로 인해서 시계는 계속 움직인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렇다. 겉으로는 조용해도 속으로는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정중동(靜中動)’이라고 한다.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알찬 내실을 거둘 때 즐겨 인용되는 말이다. 호수에 떠있는 백조는 참으로 평화스럽고 은은하다. 고요와 평화의 상징처럼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물위에 떠있는 백조의 평화로운 모습과는 달리 물속에서는 잠시도 쉬지 않고 갈퀴짓을 하고 있다. 호수에 떠있는 백조를 보고 누가 그토록 바쁘게 몸을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할까?  

빈 깡통이 요란한 법이고, 정작 솜씨 있게 일을 처리하는 유능한 사람은 생색을 내는 법도 없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부인은 남편의 명성에 힘입어 명사의 부인으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어느 날 부인을 찾아온 한 신문기자가 부인께서는 박사님이 발표하신 상대성이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때 부인의 대답은 저는 남편의 학문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식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나 남편이 어떤 차를 즐겨 마시는지, 그리고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은 작고 소박한 것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혼 뒤 훌륭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소리 없는 은근한 정중동의 삶의 자세가 반드시 전제된다. 반짝하다 명멸하는 이른바 스타엄마는 생명력이 뜻밖에 짧다. 소리 없이 은근하게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는 것처럼 가정생활에 충실한 엄마의 듬직한 정중동의 모습은 아름다운 보름달과 같다 

 

   
▲ 엄마는 부뚜막에 앉아 찬밥 한 덩이로 점심을 때워도 되는줄 알았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훌륭한 엄마가 되기 위한 시련은 어떤 경우에는 자극도 되고 채찍도 되지만 시련을 겪고 나면 쾌감과 만족감도 크다. 아무런 장애 없이 온상에서 자란 채소는 밭에서 햇볕과 비바람을 맞고 자란 채소보다 맛이 떨어지듯이 훌륭한 엄마도 모진 비바람을 겪고 역경을 거친 엄마만이 남편의 사랑을 받고 자식들의 효도도 받는다. 끝으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를 조용히 읊조려 보자.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에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최운선 교수 woodheaven@daum.net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