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 행촌 이암 친필 서첩 2점 발견・공개

  • 등록 2018.03.22 11: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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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급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조맹부체를 능가하는 친필 서첩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고려말 명문거족이자 최고의 명필인 행촌(杏村) 이암(李嵒, 1297~1364)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은 최근 고려말 송설체의 대가인 행촌 이암이 쓴 대방광불화엄경 2점을 발견하였다. 이암은 고려시대 학자이자 정치가로 감찰대부를 지낸 이존비의 손자이다. 이암은 고려 말기 최고의 명필로 알려져 있으며, 왕희지의 글씨를 바탕으로 결구가 유려한 서체를 구사했다. 그의 대표적인 글씨로는 문수원장경비(文殊院藏經碑)의 탁본이 전하고 있다.

 

송설체의 대가 행촌 이암이 쓴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2


 

이번에 새로 발견한 대방광불화엄경행촌친필은 이암이 직접 쓴 화엄경의 필사본 서첩이다. 이 가운데 전자는 화엄경의 제26권 가운데 일부인 십회향품(十回向品) 25이며, 후자는 화엄경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의 한 부분이다. 크기는 각각 41.3×14.8, 24.8×13.0이다.

대방광불화엄경에는 표지에 행촌친필(杏村親筆)’이라는 표제가 붙어있다. 내용은 대방광불화엄경 가운데 <보현행원품> 가운데 일부로 확인된다. 감지에 은니(銀泥)로 쓴 서첩은 전부 10절첩으로 구성되었으나 현재 사경이 남아있는 것은 2면 뿐이며, 117자이다. 맨 앞부분에 후손 이주정(李周禎,17501818)이 짓고 쓴 발문이 붙어 있다.

그 내용은 대체로 이렇다. “행촌 선조의 필적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데 다행스럽게 취득하더라도 진위의 구별이 어렵다. 이 두 점은 호남에 사는 종친 집안에서 얻은 것으로, 화엄경은 질재공(質齋公)의 서체로 본디 분명하게 고증된 바가 있다. 선조와의 거리는 매우 멀다. 표제인 행촌친필네 글자는 수백년 전의 글씨로 믿을 만한 필적이다.”라고 하여 이 글씨가 이암의 친필임을 입증하고 있다.

 

조맹부체를 능가하는 이암의 친필서첩 유일본 


     

 

고려말기에는 송설체라 불리는 조맹부의 필법이 시대를 풍미했다. 행촌 이암은 조맹부 서체의 진수를 체득하여 굳세고 아름다운 서체를 완성했다. 그의 글씨는 조선 초기 신진 유학자들 사이에서 유행하였고 안평대군 이용에 와서 꽃을 피웠다.

 

이암의 서체는 조맹부체의 단점을 보완하여 필획이 굳세고 장중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발견된 서첩은 정성들여 사경(寫經)한 작품으로 그의 친필 글씨를 감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료라고 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행촌 이암의 친필 서첩 2점을 오는 330일 개막하는 고성이씨 문중 특별전 은둔과 개혁, 군자의 삶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성훈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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