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고 죽어감 오직 구름과 달이니 '천경대사'

2018.06.27 11:38:18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큰 바다 동해로 끝나고

층층의 봉우리 북극까지 닿다

굽어보는 성 밑 물에는

거울 속 다리를 건너는 사람  -낙민가-

 

조용히 푸른 산 마주하고 앉으니

산은 백발이 왔다고 싫어하나

바위 앞 한 떨기 꽃은

나를 위로해 늦봄에 피었구나  –괴정에서 우연히 읊다-

 

천경대사(天鏡大師, 1691~1770)는 이름이 해원(海源)이고, 호는 함월(涵月)이다. 속성은 이씨이며 이태조의 고조인 목조의 후손이다. 어머니 조 씨가 꿈에 바닷물을 긷다가 큰 물고기를 얻어 대사를 잉태했다는 이야기가 전하며 이름 해원(海源)은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14살 때 도창사(道昌寺)에서 석단(釋丹)스님에게 출가한 뒤, 능허영지(凌虛英智)대사에게 구족계를 받았다. 그 뒤 환성(喚醒)화상에게 귀의하여 6년을 모시면서 득도하였다. 평소의 마음가짐은 사람들이 친함과 관계없이 주리거나 추위에 떨면 자신이 춥고 배고파도 옷과 밥을 서슴없이 내주어 천경대사를 불심(佛心)이라 불렀다.

 

몸은 구름과 함께 환상계로 왔다가

마음은 달을 따라 어디로 가나

살아오고 죽어감 오직 구름과 달이니

구름 절로 흩어지고 달은 절로 밝아

 

이는 천경대사가 제자들을 불러놓고 입적하면서 지은 시로 달과 함께 밝은 것이 대사의 마음이요, 구름과 함께 고요한 것이 대사의 정신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천경대사는 『天鏡集』을 남겼다. 이 책은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권에는 20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고, 중권에는 문(文) 24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하권에는 문(文) 20편과 행적(行蹟), 진찬(眞贊), 24명의 문인의 이름 등이 기록되어 있다.

 

 

<참조: 한국불가시문한사론, 이종찬 지음>

 

 

 

 

 

전수희 기자 rhsls6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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