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신비로운 자연풍경을 그리는 작가 박철환은 영적이면서도 마치 한 장의 사진과도 같은 탐미적인 작품세계를 화면 가득 담아내고 있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그의 사실적 묘사는 밑칠 작업에서부터 돌가루를 젤에 개어 바르며 찍고 베껴내고 긁는 등 입체적인 효과와 촉감을 강조한다.
원숙함이 묻어나는 감각적 표현이 더해 작가는 캔버스에 붓과 아크릴 물감을 가지고 인물 또는 문인화를 닮은 정물화를 그리고 싶다고 했다. 소나무, 백자, 모란, 봄향기가 가득 퍼지는 듯한 흰 목련 등 문인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를 사용하고 동양화의 여백을 느낄 수 있도록 정교한 묘사의 정물 뒤로 추상적인 바탕을 그려 넣었다.
무엇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하고 맑은 문인화의 정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작업은 작품을 기계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그는 겨울을 견딘 꽃이 가진 충만한 생명력과 푸른 소나무와 일렁이는 바다가 보여주는 자연의 영속성에 강한 감정이입의 정서를 작품에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