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장수

  • 등록 2020.07.09 11: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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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멸치 장수 

                       

그가 북평장에 온 건  꽤 오랜만이었다

장사가 시원찮아 쉬었는지

다른 장엘 다녔는지 알 수 없지만

걸걸한 호객 소리나

깎아 주는 체 받을 거 다 받는 너스레는 여전했다

 

그에게 달라진 게 하나 있기는 했다

본디부터 아내였는지

안 보이는 사이에 얻었는지 알 수 없지만

허리춤에 여인네를 하나

소문 없이 꿰차고 있었다

 

여인은 꼼짝도 안 하고 한 곳만 바라보거나

낚시 의자에 앉아 졸기만 했다

배냇병인지 살다가 탈이 났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흥정 중에도 곁눈질로

여인네를 챙기곤 했다

 

무표정하기만 한 여인은

좋아서 따라왔는지

억지로 끌려왔는지 알 수 없지만

그의 손길이

싫지는 않아 보였다

 

좌판 자리를 말끔히 비질하는 그가

다음 장에 또 올지 말지는

알 수 없지만

늘 다정히 보듬고 살기를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ccrk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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