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 회 넘는 방문공연을 한 한국음악무용예술단

2020.12.22 00:21:03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03]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김동석 교수가 L.A지역의 어느 중학교에서 실행한 다인종 문화의 이해를 위한 공연 수업을 소개하였다. 음악센터에는 약 60여 개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나, 창립 이후,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단체는 김동석의 <한국음악무용예술단>이라는 이야기, 음악센터의 광장 한복판에 있는 커다란 스크린에는 항상 동 예술단의 공연 장면들이 소개되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김동석의 <한국음악무용예술단>은 창단 다음 해인 1984년부터 이웃 지역, 곧 오렌지 카운티와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 county), 산디에고(San Diego)의 전속 예술단체가 되었다. 이들 지역을 합하면 남북한을 합친 길이보다 더 길다고 하는데, 대략 3,000개 이상의 학교를 방문하였다고 한다. 김동석 교수의 말이다.

 

“어떤 날은 새벽 4시에 떠나 3시간 운전해서 학교에 도착, 공연하고, 또 어떤 날은 2~3개 도시를 돌면서 한국을 모르고 있는 어린 학생들을 만나는 기쁨에 피곤을 잊고 뛰어다녔지요. 아마도 지난해 2019년까지 우리는 5,000회 이상의 방문 공연을 했을 겁니다.

 

이 강의를 하면서 음악센터 교육국으로부터 교재의 출판을 의뢰받고 한국의 역사, 언어, 지리, 음악, 무용에 관하여 초ㆍ중ㆍ고교의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내용을 꾸며 각 학교에 보급했지요. 우리 예술단을 초청하는 학교는 먼저 교재를 통해서 예습하고, 공연수업을 하게 됩니다. 수업 뒤에는, 감상문이나 교육에 미치는 효과 등을 단계별로 평가하여 교육국에 제출 하는데, 만약 좋지 못한 평가가 나오면, 이 학교의 프로그램은 계속할 수가 없게 되지요. 우리가 지금까지 30년이 넘도록 학생들과 교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는 사실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별히 <한국전통음악학회> 여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은 UCLA 한국음악과와 공동으로 13년간 이끌어온 <한국음악심포지움> 을 열 때마다 동행해 주었던 여러 교수님들, 인간문화재 선생님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정상급 연주자분들이 학교 프로그램에도 동행하여 미국의 초, 중고등 학생들, 때로는 대학생과 일반인들에게 그 귀중하고 보람있는 공연을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뒤를 이어 이러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후계자를 키우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 공연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음악과 무용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하고, 이에 따른 전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며 또한 교육자로서 자질과, 영어의 구사 능력을 갖춘 인재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러한 후계자를 키우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L.A 소재 미주 중앙일보는 김동석 교수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비록 그 일이 옳고, 중요한 것이라 해도 주위에서 몰라준다면 그 외로움의 깊이는 본인 이외는 알 수가 없다. 그런 외로움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그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반 대중들은 깨우치고 진보한다”라고 전제하면서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김동석 교수의 외로움은 ‘사회적’이라 평가하고 있다. 또한“그가 수백 명의 학생들을 모아 놓고 장고를 치고, 가야금을 퉁기며 한국음악 전도사로서 발이 부르트게 다녀도 아는 사람은 몇 안 되며, 돈이 없어 사라질 운명에 처한 UCLA 한국음악과를 살리기 위해 ‘홈 콘서트’란 명분으로 기금을 모으고 다니는 사실을 아는 이들도 많지 않다.”

 

 

그는 학교와 문화센터 등에서 실시하는 다인종 문화의 이해를 위한 공연 프로그램에 연결한 이후 30여 년의 세월을 국악 전도사, 국악 지킴이로서 땀을 흘리고 있다. 그가 1년에 수백 군데의 초, 중, 고교와 문화센터, 그리고 시니어 센터 등을 방문하며 국악과 한국인, 한국문화를 알리고 소개하고 있는 사실이나, 여기에 덧붙여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와 한국어를 가르치며 한국정신을 설파하고 다니고 있는 것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그의 보람은 공연수업을 마치고 나면 학교의 선생님들이 보내오는 평가서에 적힌 단어들 속에서 찾는 것이다.

 

그 평가서에는 ‘경이로운(wonderful)’, ‘최고로 멋진(awesome)’, ‘아름다운(beautiful)’, ‘매혹적인(mesmerized)’, ‘최고로 즐거운(really enjoyed)’ 등등의 표현들이 진솔하게 적혀 있어서 그의 땀을 씻어주고 있는 것이다. 다인종 문화이해의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는 그의 말이다.

 

 

“매년 5월이면 각 학교의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학교에 소개할 공연 심사회를 갖는데, 그 가운데 내용이 ‘괜찮다’ 또는 ‘유익하다’라고 평가받는 단체를 채택하게 되지요. 지금까지 <한국음악무용예술단>의 공연은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대부분 학교에서 초청을 받고 있지요. 다인종의 문화를 이해하는 프로그램으로 소수계 음악이나 예술 공연 등을 학교가 선택해서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주어 느끼고 소통하는 교육이라 할 것입니다.” (다음 주에 계속)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suhilkw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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