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름 사람의 문 앞에 서면 들어가도 좋은지를 묻는 ‘노크’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옛 사람들은 ‘노크’를 알지도,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것은 일상의 삶의 공간이
열려 있었고, 살로 이루어진 데다 창호지를 붙인 문은 노크를 할 수도 없었던
까닭입니다. 신분에 따라서는 ‘에헴’ 하고 헛기침을 하지만, 그럴 말한 지위가 못
되면 공손히 말로 아뢰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생활공간이 꽁꽁 막힌 구조로 되어 있어서 헛기침으로는 안 되고, 노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노크 대신 토박이말 ‘손기침’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글에서는 이렇게 씁니다. “저 인간은 든버릇(고치기 어려운 고질적인 버릇이나 습관)처럼 손기척도 없이 내 방문을 벌컥 열어젖힌다. 나는 번번이 그에게 나비눈(못마땅해서 사르르 눈을 굴려 못 본 체하는 눈짓)을 흘기지만 손기척에 인색한 그의 버릇은 여전하다.”
참고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서해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