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일본판 신전설의 고향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 펴내

2021.04.27 11:36:06

한국외대 <일본고전명저독회> 회원 지음, 지만지 출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西鶴諸国ばなし)》라고 하면 얼른 이해가 안가겠지만 ‘일본판 신전설의 고향’ 이라고 하면 ‘어? 재미있겠는데..’ 라며 흥미를 가질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고전(古典) 독해를 하면서 함께 공부한 내용을 알기 쉬운 한국어로 번역해 내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고전명저독회> 회원들이 이번에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를 펴냈다.

 

<일본고전명저독회> 회원들은 3년 전 《우지습유모노가타리》(지만지 출판)에 이번에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지만지 출판)를 출간했는데 실은 코로나19로 예정보다 1년 늦게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을 쓴 사람은 ≪호색일대남(好色一代男)≫으로 유명한 일본 에도(江戶) 시대의 대표 작가 이하라 사이카쿠로 그는 일본 전역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수집해 작가 특유의 해학을 보태 새롭게 설화를 창작했다.

말하자면 옛것(전설)과 지금(사이카쿠가 생존해 있던 에도시대)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어낸 ‘일본판 전설의 고향’ 쯤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지방은 교토(京都), 오사카(大阪), 에도(江戶, 지금의 도쿄)와 같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의 외진 농촌이나 산골에 이르기까지 일본 전역에 이르고, 등장인물 또한 당시의 중심 계층이던 무사와 상인을 비롯해 선인(仙人), 덴구(天狗)와 같은 비현실 세계의 존재까지 매우 다양하다.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에는 신기하고 기묘한 35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으며 각 이야기마다 삽화가 함께 실려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삽화는 당시에 그려진 것으로 이야기의 이해에도 도움이 되지만 작가가 독자에게 보내는 일종의 암호가 담겨 있어 이를 짚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를 출간한 <일본고전명저독회>는 일본 고전 문학과 명저의 윤독을 통해 일본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함양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으로 번역에 참가한 사람은 강운경, 금영진, 김경희, 김난주, 김두성, 김미진, 김영주, 김영호, 김정희, 김태영, 김혜진, 문명재, 문인숙, 박민정, 배관문, 백현미, 신미진, 안소영, 안유진, 양선희, 이경화, 이부용, 이신혜, 이윤옥, 최이레, 최지혜, 피석희, 홍성묵(가나다순)이다.

 

<일본고전명저독회>의 지도교수인 문명재(한국외대 일본언어문화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지난해는 고전강독회를 중단해야했고 책 출간도 늦어졌지만 이제라도 세상에 나오게 되어 기쁘다. 고전을 공부하려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바쁜 틈을 내서 일본 고전 공부에 힘을 모아주고 있는 회원들이 있어 든든하다. 윤독(輪讀)을 통해 양질의 번역이 가능했으며 본문 번역에만 그치지 않고 각 이야기마다 키워드, 도움말, 삽화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이 작품을 자료로 이용하려는 연구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단편적으로만 알려지던 이야기들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일본고전명저독회>의 구성원은 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부 또는 대학원 일어일문학과 동문의 교강사 대학원생이며,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번역서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도 일본에 대한 근원적이고 깊이 있는 탐구를 지속해 그 결과를 연구자 및 일반 대중과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西鶴諸国ばなし)》를 쓴 이하라 사이카쿠는 누구?

 

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 1642~1693)는 일본 근세 시대 오사카(大坂)에서 활약한 문인이다. 1642년 무렵, 현 와카야마현(和歌山県) 나카쓰 마을(中津村)에서 태어나 15세에 하이카이(俳諧)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웃음의 요소를 구(句)로 표현하는 단린파(談林派)를 대표하는 하이카이시(俳諧師)로 높이 평가받는다. 사이카쿠는 한정된 시간에 누가 더 많은 홋쿠(発句, 하이카이의 5·7·5 17문자)를 짓는지를 경쟁하는 야카즈 하이카이(矢数俳諧)를 창시하기도 했다. 그는 하룻밤에 2만 3500수의 홋쿠를 지은 것으로 유명하며, 스스로를 이만옹(二万翁)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1682년 무렵 부터는 무가(武家)와 서민의 생활 실태를 사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묘사한 우키요조시(浮世草子)라는 새로운 장르를 구축하며 작가로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우키요조시 장르에 속하는 그의 작품은 이야기의 제재에 따라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호색물(好色物), 여러 지방의 진귀한 기담(奇談)을 모은 잡화물(雜話物), 무사도(武士道)를 주제로 그린 무가물(武家物), 서민들의 경제생활을 그린 조닌물(町人物)로 나뉜다.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西鶴諸国ばなし)》,  지만지 출간, 20800원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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