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8월 29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74 <용산공예관>에서는 2021 국가무형문화재 선자장 김동식 특별초청전 <부채, 남실바람이어라>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던 전통사회에서 부채는 무더운 여름을 나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생활용품이었다. 특히 옛 선비들은 의관을 갖추고 손에 합죽선을 쥐어야 비로소 외출했을 정도로 당시 부채는 선비의 필수품이었다. 신분에 따라 쓸 수 있는 부채의 종류도 달랐는데 임금만이 접힌 칸이 100개인 백접선을 사용할 수 있었고 사대부는 그보다 적은 사십선, 평민들은 단선인 방구부채를 썼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은 왕실과 사대부들이 사용하던 접부채인 합죽선을 제작해오고 있다. 고종황제에게 합죽선을 진상할 만큼 기술이 뛰어났던 외조부 라학천(羅鶴千)을 스승으로 모신 그는 1956년부터 한평생을 오롯이 부채에 바쳤다. 한 개의 합죽선을 위해 150번의 까다로운 제작 과정을 거친다는 그의 부채에서는 우리 공예의 품격과 미가 여실히 느껴진다.
이에 용산공예관에서 열리는 국가무형문화재 김동식 선자장 특별초청전 <부채, 남실바람이어라>는 선자장 김동식의 부채 30여 점과 도구, 재료 등이 전시된다. 전시 제목 ‘남실바람’은 바람이 얼굴에 느껴지고 나뭇잎이 흔들거리며 깃발이 가볍게 날리는 정도의 바람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선자장이 일으킨 남실바람으로 남은 불볕더위를 날려 보내면 어떨까?
관람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입장료는 없고, 전시에 관한 문의는 전화(02-2199-6180)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