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국, 잃었던 봄으로 가득

2022.03.26 11:59:33

김태영, <된장국>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8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된 장 국

 

                                      - 김태영

 

뚝배기에 쌀뜨물 받아 넣고

된장 한 숟갈 풀어 넣고

멀리서 온 멸치 한 움큼 보태고

보글보글 뜨겁게 끓인다

 

봄 손님 냉이도 한 움큼

파릇한 풋고추 숭숭 수웅

마늘 한 쪽을 쿡 찍어 넣으면

코끝으로 전해지는 구수한 맛

 

잃었던 입맛은 봄으로 가득하다

 

 

 

이젠 봄, 여기저기 들판에는 냉이, 달래를 캐고 쑥을 캐는 아낙들이 분주하다. 겨우내 김장김치와 장아찌로 버텼던 우리네 밥상에 드디어 푸릇푸릇 봄내음이 향긋하다. 유용우 한의사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이미지를 가장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은 새싹이며 실제로 봄에 새순이 나는 모든 식품은 모두 약동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고 기운을 차려 봄을 극복하려 하였다.”라면서 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봄나물로 냉이와 달래를 꼽는다.

 

이렇게 한겨울 엄동설한을 견뎌내고 싹이 튼 나물에 오랜 기다림의 미학이 꽃핀 된장이 더해지면 우리 겨레 고유한 천상의 맛이 된다. 우리 겨레의 먹거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던 된장은 메주로 들지만, 예전 서양인들은 메주에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이 있다고 비웃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메주로 만든 된장을 훌륭한 항암식품으로 평가한다. 씻는 과정에서 아플라톡신은 남아 있을 수 없고, 나중에 발효과정에서 항암성분이 생기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김태영 시인은 그의 시 <된장국>에서 “코끝으로 전해지는 구수한 맛 / 잃었던 입맛은 봄으로 가득하다”라며, 된장국의 미학을 노래한다. 그 된장국에는 멀리서 온 멸치 한 움큼 보태고, 봄 손님 냉이도 한 움큼 넣는단다. 이렇게 노래하는 김태영 시인은 그의 가슴 속에 봄으로 가득할 것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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