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사는 지혜, 물을 닮아라

2022.04.10 11:07:34

부드러움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강함
[정운복의 아침시평 106]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류시화님의 작은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옛날 그리스에 애꾸눈 장군이 죽기 전에 자기 초상화를 남기고 싶어 이름난 화가들을 불렀습니다. 화가들이 그린 초상화를 보고 장군은 못마땅하게 생각했지요.

 

어떤 화가는 애꾸눈을 그대로 그렸고,

또 어떤 화가는 양쪽 모두 성한 눈을 그렸습니다.

장군은 애꾸눈의 초상화도 못마땅했지만

성한 눈을 그린 것도 못마땅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 이름 없는 화가가 나섰습니다.

이 무명 화가의 초상화는 장군을 흡족하게 했습니다.

그는 장군의 성한 옆모습을 그렸던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혜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물을 칭송했습니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상선약수는 노자 사상의 큰 축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세상엔 물처럼 싱거운 것이 없습니다.

맹물 같은 사람이란 표현 속에는 업신여김도 들어있지요.

물은 컵에 담으면 컵 모양으로

주전자에 담으면 주전자 모양으로 되기 때문에

지조 없음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세상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여린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단단하고 힘센 것을 물리치는데 이보다 더 훌륭한 것도 없습니다.

바닷가의 조약돌을 매끈하게 만든 것은 모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니까요.

 

 

모든 생명은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지만 죽으면 단단해집니다.

물은 낮은 데로 임하는 겸손의 미덕을 갖고 있으며

식물이나 동물에 흡수되어 자신을 희생시켜

생명체를 살리는 거룩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상은 강하게 살아갈 것이 아니라 부드러움을 유지해야 합니다.

부드러움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강함이니까요.

 

 

정운복 칼럼니스트 jwb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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