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사진가 10인의 시선으로 본 경기의 삶

2022.04.25 12:29:29

류가헌, 경기포토페스티벌 2022 <경(景)긔 엇더ᄒᆞ니잇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는 오늘의 경기를 살지만, 경기는 두터운 시간의 지층을 지닌 지역이다. 그 이름이 고려시대에 만들어졌으며 서기전 18세기에 이미 정치ㆍ전략적 요지로 매김 된 이래, 면면히 수천 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2021년, 경기라는 시공간의 표층에서 우리시대 사진가 10인이 자신들이 구축해온 사진의 시선으로 오늘의 경기를 기록했다. 그리고는, 경기의 이름이 태어난 고려시대 선인들이 불렀던 시가인 ‘경기하여가(景幾何如歌)’의 형식을 빌려 묻는다.

 

경(景)긔 엇더ᄒᆞ니잇고(경기의 광경, 이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기존 사진기록 작업이 눈앞에 보이는 현실 그대로의 경기도를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경ㅋ9景ㅋ0긔 엇더ᄒᆞ니잇고>의 사진들은 강재구, 강제욱, 강진주, 김신욱, 노순택, 박종우, 박형근, 성남훈, 이재용, 이한구, 등 우리 시대 열 명의 사진가들의 눈을 빌려 현실과 현실 너머의 경기도를 사진에 담으려는 시도였다. 사진의 ‘기록’적인 기능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사진의 ‘예술’적인 특성에 의지하는 것이다. 2021년 오늘의 경기도를 기록한 사진이, 사진 그 자체로 예술성과 소장 값어치를 지닌 ‘작품으로서 기록되기를’ 의도하였다.

 

사진가 강재구는 경기도의 변모된 ‘도심하천’을 사진에 담았다. 지역민들의 문화시민 공간으로 변화된 도심하천의 여러 면면을 오늘의 시점에서 정직하게 바라보았다. 수원 행궁동의 주민이자 사진가로서 오래 수원화성 곁에 살아온 강제욱은 문화재로서의 수원화성이 아니라 시민들의 일상성 속에 배경이자 기표로 자리하는 수원화성과 행궁동의 오늘을 찍었다.

 

 

 

강진주는 현대적인 시각과 자신만의 연출법으로 흙에 기대고 사는 경기도의 농민들과 지역의 산물들을 보여준다. 도심과 지방 사이에 있는 과도기적 공간으로서 ‘경계’에 관한 작업을 이어 온 김신욱은 단절과 연결, 보존과 개발, 과거와 미래가 섞여 역동적인 공간으로서 경기도의 경계지역을 펼쳐 보인다.

 

분단 현실과 권력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주목해온 사진가 노순택은 크나큰 상징성과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마석 ‘모란공원’을 잊혀서는 안 될 경기도의 한 표상으로 매김 하였다. 다큐멘터리스트로서 DMZ과 NLL북방한계선ㆍ용치 등 분단으로 파생된 풍경과현상에 관한 작업을 이어 온 박종우는 그동안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대전차장애물들을 이데올로기의 부산물이자 경기도 북부의 풍경으로 선연히 했다.

 

 

 

 

 

한국 현대사를 표상하는 장소와 대상에 대한 기록작업에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해 온 사진가 박형근은 제목 ‘Sublime’처럼 경기도 여러 지역에서 숭고한 의미를 지닌 풍경을 찾고자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사진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환경과 기아, 난민 등을 주제로 셰계 여러나라에서 작업을 이어 온 성남훈은 경기도의 신도심을 이상향이자 욕망이 꿈틀대는 ‘파라디움한’ 도시로 해석했다.

 

역시 나라 밖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지속해 온 이재용은 경기도를 특징 짓는 지표면을 상공에서 바라다보았다. 제부도, 시화호 일대의 간척지와 염전을 드론 촬영해, 그동안 본 적 없던 경기의 한 풍경을 선사한다. 경기의 무속인과 그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자연 속 공간들, 경이로운 풍경들을 쫓은 사진가 이한구는 ‘사실을 기록한다’라는 사진의 본령처럼 ‘경기도의 신성(神聖)’을 하나의 사실로서 명확히 하였다. 이 사진들은 《Live in GyeongGi》라는 이름의 사진집으로도 묶였다.

 

 

 

 

 

 

서울 류가헌에서 4월 25일부터 열리는 이번 전시 <경(景)긔 엇더ᄒᆞ니잇고>는 경기포토페스티벌2022의 포문을 여는 전시로, 경기 연천과 수원에서 공간에 따라 변화하고 심화한 형태로 축제를 이어간다.

 

경기포토페스티벌에 대한 세부 내용은 경기문화재단 누리집(ggcf.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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