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작가 신부와 발달장애인 작가의 아름다운 동행

2022.04.30 12:23:59

인사동 경인미술관 1관, <조이빌리지 이야기> 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 사회에는 ‘발달장애’라는 말이 있다. 바로 몸과 정신이 해당하는 나이에 맞게 발달하지 못한 상태를 말하는데 지난 4월 19일 장애인의날(4월 20일)을 앞두고 장애인 부모 단체 소속 회원 500여 명이 발달장애인 지원을 요구하며 삭발에 나섰다. 이들은 발달장애인이 시설을 벗어나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등록장애인 가운데 발달장애인(지적ㆍ자폐성 등)은 2021년 기준 25만 5,207명이다. 발달장애인 비율은 2011년 7.3%에서 지난해 9.6%로 증가했다. 이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숫자며, 절대 소홀히 지나칠 수 없는 종요로운 일임이 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서예작가 신부와 발달장애인의 아름다운 동행을 보여주는 <조이빌리지 이야기> 전이 5월 4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1관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서예작가인 도현우 신부(의정부교구 사회복지법인 대건카리타스 회장)의 서예 작품과 발달장애인 김범진ㆍ정도운ㆍ한승기 작가의 회화, 일러스트, 클레이 작품, 조이빌리지 가족들의 도자기 작품과 어머니들의 수예(자수) 작품도 함께 전시한다. 또한 그동안 기증받은 미술작품을 함께 걸어 자선 전시회의 의미를 더한다.

 

이번 전시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조이빌리지 개원 3돌을 기려 세상에 조이빌리지를 알리는 첫인사를 겸하고 있다. 더불어 발달장애인의 답답한 현실을 알리고 사회 속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야 할지를 묻는 것과 동시에 조이빌리지의 경제적 어려움을 돕기 위한 자선 전시회다.

 

조이빌리지 원장 김미경 씨는 “조이빌리지는 23년째 이어지고 있는 발달장애인 부모 자조 모임인 기쁨터 가족공동체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이십 년을 함께 걸어와서 조이빌리지에 닿았고 꿈이 이루어지나 했는데 코로나19가 시작되어 개원 미사도 못 한 채 3년을 맞았고 아직도 국고보조금이 나오지 않아 암담하고 두렵지만, 더 많은 분의 축하와 응원으로 힘을 얻고자 이 전시를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23점의 서예작품을 내놓았으며, 조이빌리지를 운영하고 있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사회복지법인 대건카리타스 회장 도현우 신부는 발달장애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최근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탈(脫)시설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발달장애인과 신체장애가 있는 지체장애인은 크게 다릅니다. 자기 뜻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은 장애인 문제라는 틀 안에서도 차별을 받고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곤 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로 나갔을 때 그들의 인권이 올바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따라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는 지체장애인과는 다른 바탕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곧 발달장애인에게 거주 서비스는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조이빌리지가 왜 발달장애인이 함께 살 수 있는 터전을 꾸려오고 있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기쁨터 가족공동체는 1998년 12월에 기도 모임으로 시작, 1999년 4월 장소를 마련해서 발달장애아들을 위한 작은 공부방을 열었다. 그 뒤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4년에는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센터, 2005년에는 장애-비장애 통합지역아동센터, 2009년에는 4명의 장애인이 함께 거주하는 장애인 그룹홈 두 곳을 열었다. 2019년 5월에는 파주시 광탄에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조이빌리지를 열어 중증 자폐인들이 단순 거주와 보호를 넘어서서 더욱 의미 있는 일상을 보낼 수 있는 환경적, 시간적, 인적 구조의 기준을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0년 동안 지속해서 돕는 키움증권의 후원으로 열린다. 키움증권은 중증발달장애인들의 어려운 현실을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며 기쁨터주간보호센터에 이어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조이빌리지의 개원 이후 지금까지 국고보조 없이 운영해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도 재활프로그램을 멈추지 않고 지속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키움앤조이스쿨 프로그램을 지원해서 조이빌리지 장애인들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고 이번 전시는 그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기도 하다.

 

 

 

다만 우리말로 지은 '기쁨터 가족공동체'는 좋은데 영어로 '조이빌리지'라고 지은 것은 좀 아쉽다는 느낌이다.

 

우리가 건강하다고 해서 장애인, 특히 발달장애인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세상은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통받는 이웃이 주변에 없어야 우리는 모두 행복해질 수 있음이다. <조이빌리지 이야기> 전에 함께하는 이들은 이 전시에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함으로써 발달장애인이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드는 데 작은 보탬이 되어달라고 호소한다.

 

조이빌리지 누리집 https://joyvillage2019.modoo.at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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