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던 양금의 매력은 잊어라!

2022.07.02 11:42:23

2022 한국양금축제 서울시청 바스락홀에서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7월 1일, 금)는 거세게 내리던 장맛비가 잠시 주춤하면서 푸른하늘이 모처럼 세상을 환하게 비추었다. 이날 저녁 7시, 서울시청 바스락홀에서는 한국양금협회(대표 윤은화)의 ‘2022 한국양금축제’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국악기 가운데 양금(洋琴)은 18세기 영조 임금 때 유럽에서 청나라를 통해 들어온 악기로 “구라철사금(歐邏鐵絲琴)”, “구라철현금(歐羅鐵絃琴)”이라고도 불렀던 것인데 지금은 다른 국악기에 견줘 연주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런 가운데 한국양금협회는 윤은화 대표가 북한양금을 토대로 직접 개량하여 2011년에 한국에서 특허를 낸 한국개량양금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에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날 축제는 먼저 윤은화 대표가 직접 구성한 ‘윤은화류 양금산조’를 윤은화 양금, 안진의 장구로 문을 열었다. 그동안 양금은 농현이 잘 안된다는 까닭으로 산조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 윤은화 대표가 4년 전부터 나라 밖 공연 등에서 선보이기 시작하여 새롭게 완성했다. 이 양금산조는 농현을 표현하는 것과 동시에 뮤트, 트레몰로 등 여러 가지 주법들을 이용하였을 뿐만이 아니라 타현악기인 양금의 장점을 잘 살려 휘모리 부분를 빠르고 화려하게 연주하여 일거에 청중을 사로잡았다.

 

 

 

 

이어서 윤은화 작곡의 양금3중주와 정가를 위한 ‘북두칠성’ 순서다. 한편으로는 전통양금을 치면서 양금병창을 불러 옛스러움을 보여주고, 또 한편으로는 개량양금으로 기교적이고 현대적인 면을 보여준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 처량한 소리와 굵고 낮은 소리의 조합으로 전통과 현대를 함께 표현하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3대의 양금 연주는 박희수ㆍ이원주ㆍ진미림이 맡았는데 특히 박희수는 여창가곡 계면조 평롱 ‘북두칠성’의 시조 일부분을 불러 정가가 양금과도 잘 어울리는 것임을 증명해냈다.

 

이번 축제 가운데 또 눈에 띄는 것은 즉흥 그리고 협연의 시간이었다. 레인포레스트 월드뮤직 페스티벌 감독인 랜디레인로쉬(Randy Raine-Reusch)의 덜시머와 메이한(Mei Han)의 고쟁, 한국양금협회 대표인 윤은화, 동양고주파 단원 장도혁의 타악 협연이 빛을 발했다. 지구촌의 손꼽히는 예술가들이 함께하여 화려하고 눈에 번쩍 띄는 공연이 이루어진 것이다.

 

 

 

또 수많은 거대한 별들의 집단, 경이로움과 신비로움의 세계인 은하를 표현한 윤은화 작곡의 ‘은하’ 연주도 돋보였다. 이 연주에는 양금에 이인지, 피리에 송한비, 거문고에 황진호, 대아쟁에 이서준, 타악에 안진이 함께 했다. 특히 거문고와 대아쟁, 피리가 양금과 함께 어울리면서 '우주의 공허함', '별들의 대화'는 물론 '우주 속에 하나 되는 우리'를 잘 표현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윤은화 작곡의 ‘양금시나위’도 청중을 휘어잡기에 충분했다. 한국전통음악 가운데 즉흥적인 시나위형식을 빌려 창작된 곡으로 경기무속장단 위에 남도계면 선율을 입혀 개량양금의 반음계적 표현은 물론 두 개의 채(투스틱)을 활용한 화려한 기교와 함께 타악적인 요소를 극대화하였다. 이 연주는 양금에 윤은화, 가야금에 진미림, 타악에 최성묵ㆍ안진ㆍ임은별이 함께 하여 ‘시나위’ 음악의 특성을 잘 살렸다.

 

 

 

 

 

 

 

이 밖에 양금 임은별, 양금ㆍ장구 안진이 연주한 윤은화 작곡의 ‘숨바꼭질’, 이원주ㆍ민주영ㆍ손은주의 ‘아리랑’ 연곡, 박선미ㆍ이정원ㆍ배유진의 양금과 안진의 타악이 어우러진 ‘바람이 부는 언덕’, 임은별ㆍ박주화ㆍ이원주의 양금 삼중주 ‘흔들리는 숲’ 등도 청중들의 큰 손뼉을 받았다.

 

공연을 보러온 청중 이민지(37, 아현동) 씨는 “그동안 어쩌다 공연을 볼 수밖에 없었던 양금이었지만, 오늘의 공연은 단박에 나를 꼼짝 못 하게 만들어 놓는 마력을 지녔음을 실감케 했다. 특히 양금이 전통국악기인 거문고, 대아쟁, 피리와 함께 훌륭하게 어울릴 수 있었음을 확인한 것은 오늘 공연의 큰 수확이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공연은 양금이 그저 국악기의 하나일 뿐이라는 그동안의 생각이 깡그리 무너질 수밖에 없게 하는 찬란한 연주였다. 그리고 윤은화 대표의 노력이 빛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임이 분명했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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