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진집(포토북)의 모든 것

2022.07.16 11:37:13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대구 사진집 전시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기존의 시각예술 분야에서 사진이 가지는 특별한 점은 바로 복제와 출력, 출판이 쉽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진예술만의 특징은 인쇄, 출판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상생해왔으며, 사진과 출판이 함께 엮어낸 사진집은 시대의 흐름과 경향 그리고 당시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개성을 넘어 사료적 값어치를 지닌다.

 

그러나 사진이 우리의 일상에 녹아든 현재에도 사진집을 보거나 소장하는 문화는 아직 정착하지 못하였다. 외국의 경우 사진집 시장이 매우 활발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형서점에서 조차 미술사적 혹은 취미 코너 한쪽에 몇 권 꼽힌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 전시 작품이 아니지만, 사진집 한 권에도 그 감동과 사진가의 숨결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사진집은 사진이 익숙한 현대 대중들에게조차 계륵 같은 존재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나라 밖에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현대 사진에 있어 사진집은 매우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예술전문 출판사에서 작가, 예술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특색 있는 사진집을 꾸준히 펴내고 있으며 이들의 유통을 돕는 나라 밖 유수의 사진집 전시장, 축제도 여전히 건재하다. 동시대에는 사진집 자체가 여느 예술작품처럼 수집과 연구의 대상이 되어 전시와 출판의 중요한 화두로 다뤄지고 있다.

 

이처럼 사진집을 둘러싼 열기는 일종의 현상(Photobook Phenomenon)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디지털 시대에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인쇄된 사진집’에 주목하는 것은 해당 매체가 갖는 실험성과 창의성에서 비롯된다. 책 속에 사진을 감상하는 체험에서 나아가 사진과 그것을 담은 책의 물성을 탐구하고 경험하는 것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러한 국내와 나라 밖의 상반된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이번 《대구 사진집 전시회(2021 Paris Photo – Aperture Foundation PhotoBook Awards》는 대중들에게 사진집이 갖는 의미를 다시금 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대사진의 한 축으로서 함께 걸어온 최신 사진집을 한자리에서 음미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이번 전시는 사진가와 출판계, 그리고 대중이 서로 소통, 공감하며 사진집을 통해 우리 사진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 속에 사진가의 숨결과 작품이 주는 감동을 받을 기회다.

 

이번 《대구 사진집 전시회(2021 Paris Photo – Aperture Foundation PhotoBook Awards》는 2012년부터 애퍼처 파운데이션(Aperture Foundation)과 파리 포토(Paris Photo)가 전 세계 예술기관과 작가들을 대상으로 연 사진집 공모전 ‘2021 Paris Photo – Aperture Foundation PhotoBook Awards’(이하 ‘2021 포토북 어워즈’)에 뽑힌 도서 38권을 소개한다.

 

‘2021 사진집 어워즈’에서는 크리스티스 국제사진부 부장 다리우스 하임즈Darius Himes, 미술사학자 에밀리 분Emilie Boone, 《뉴욕(New York)》 잡지 사진 편집장 조디 쿠온Jody Quon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사진 전문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응모된 800여 권의 책 가운데 38권을 마지막 수상 명단에 올렸다. 마지막으로 뽑힌 사진집은 ‘첫 사진집(First Photobook)’, ‘올해의 사진집(Photobook of the year)’, ‘올해의 사진 카탈로그(Photography Catalogue of the year)’ 세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 뒤 2021년 11월,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파리 사진전시회에서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었다.

 

 

또한 동시에 대구지역 사진집 전문 출판사들의 책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특별전시도 함께 마련될 예정이다. 한때 사진예술의 수도라고 불렸던 대구, 그리고 현재까지 대구사진비엔날와 더불어 다양한 사진 전시가 활발히 열리고 있는 도시 대구에서도 사진집 전문 출판사들의 사진집 출판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괄목할만한 성과와 활약을 보이고 있는 대구의 대표적인 사진집 출판사인 사월의눈, 마르시안스토리(martianstory)&유화컴퍼니, 모리디자인&Bo Books를 소개한다.

 

전시 기간 연계프로그램으로 이어가기 대화를 함께 진행한다. 기획자, 편집자, 디자이너 등 사진집과 함께 살아온 전문가들을 초청해 사진집의 기획 단계부터 유통 단계까지 관련된 전문 지식들을 공유하는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7월 30일 토요일 전시 개막과 함께 사월의눈 전가경, 정재완 대표, 8월 13일 토요일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석재현 편집자, 8월 27일 토요일 서민규 마르시안스토리 대표, 유화 유화컴퍼니 대표가 함께 하는 자리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대구 사진집 전시회(2021 Paris Photo – Aperture Foundation Photobook Awards)》은 다양한 기획과 구상, 사진 작업이 담긴 사진집을 통해 전 세계 사진집 제작과 출판의 전 세계적 현황과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진집 출판사들의 다양한 사진집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집이 사진가를 비롯한 모든 대중에게 단순한 기록적 매체물을 넘어 또 하나의 사진 작품이자 작가와 관객 사이에 또 하나의 소통 매개체로서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한영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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