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단절시킨 '창경궁-종묘' 90년 만에 이었다

2022.07.21 11:23:51

1932년 일제가 율곡로 개설해 갈라 놔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종묘는 조선의 역대 임금과 왕비의 신주(위패)를 모신 왕가의 사당으로, 국내 최초로 등재(1995.12.)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원래 창경궁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1932년 일제가 ‘종묘관통도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놨다. 이 과정에서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했던 ‘북신문(北神門)’도 사라져버렸다.

 

서울시는 일제가 갈라놓은 창경궁과 종묘를 90년 만에 다시 연결했다.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녹지(약 8,000㎡)를 만들어 끊어졌던 녹지축을 이었다. 일제가 없애버린 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담장(503m)과 북신문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궁궐담장의 경우 공사 중 발굴된 옛 종묘 담장의 석재와 기초석을 30% 이상 재사용했다.

 

 

복원된 궁궐담장을 따라 조선왕실의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340m, 폭 3m의 ‘궁궐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도 새로 생겼다. 노약자ㆍ임산부ㆍ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편리하도록 계단과 턱이 없는 완만한 경사로 설계됐으며, 원남동사거리에는 산책로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으로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끝냈다고 밝혔다. 복원된 담장ㆍ녹지와 새로 조성한 궁궐담장길은 22일(금)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2천 년 고도 서울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문화적 품격을 높인다는 목표로 2011년 5월 오세훈 시장이 사업의 첫 삽을 뜬지 12년 만의 결실이다. 오세훈 시장은 개통 하루 전인 21일(목) 15시 시민개방행사를 연다.

 

 

 

이번 역사복원은 과거 동궐(창덕궁ㆍ창경궁)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었지만 일제의 율곡로 개설로 섬처럼 분리돼버린 종묘를 선조들이 계획하고 건설했던 공간으로 되돌려 조선의 궁궐과 국가상징물의 역사적ㆍ전통적 값어치를 회복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창경궁-종묘 역사복원이 완성됨에 따라 인근의 청와대, 서울공예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다음달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과 녹지공원으로 돌아올 송현동 부지까지, 서울 도심이 역사ㆍ문화ㆍ예술ㆍ녹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은 ①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을 선형 그대로 복원하고 ②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약 8,000㎡의 녹지대로 연결하고 ③담장을 따라 창경궁을 바라볼 수 있는 궁궐담장길(340m)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추진됐다.

 

다만, 당분간 궁궐담장길에서 종묘와 창경궁으로 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현재 문화재청과 협의 중으로, 함양문을 통해 창덕궁과 창경궁을 통행하는 것처럼 진출입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창경궁은 자유관람이지만 종묘는 예약을 통한 시간제 관람으로 운영되고 있어 통합 관람체계로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궁궐담장길에 매표소를 설치‧운영하기 위한 인력과 보안설비 등도 갖춰진 후에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수희 기자 rhsls6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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