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수리성, 걸출한 성음의 김경호 명창 무대

2022.09.27 12:29:24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김경호의 적벽가-박봉술제>
고수 조용수ㆍ조용안의 장단, 유영대의 해박한 해설 더해져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은 <완창판소리-김경호의 적벽가>를 10월 15일(토)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단단한 수리성(판소리 성음 가운데 하나로 컬컬하게 쉰 듯한 목소리)이 돋보이는 김경호 명창이 동편제 ‘적벽가’를 위엄 있는 소리로 들려준다.

 

김경호는 학창 시절 아버지 김일구 명창에게 아쟁산조를 배우며 국악계에 입문했고, 대학 시절 전공을 판소리로 바꿔 본격적인 소리 공부를 시작했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예능보유자이던 성우향 명창에게 동편제 소리인 김세종제 ‘춘향가’를, 부친에게 박봉술제 ‘적벽가’를, 모친인 김영자 명창에게 정광수제 ‘수궁가’와 강산제 ‘심청가’를 각각 배웠다. 명창의 자제답게 남성 소리꾼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목을 가졌다는 평을 받는 김경호는 2001년 제5회 임방울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대상을 받으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10월 완창판소리 무대에서 김경호 명창이 부를 ‘적벽가’는 중국 한나라 말엽 삼국시대 위ㆍ촉ㆍ오나라의 조조ㆍ유비ㆍ손권이 천하를 제패하기 위해 다투는 내용의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적벽대전을 중심으로 한다. 고음 영역이 많고 풍부한 성량이 필요해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서 가창의 난도가 가장 높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유비ㆍ관우ㆍ장비ㆍ조조 등 삼국지를 호령한 장군들의 소리를 농성(뱃속에서 바로 뽑아내는 목소리)과 호령조로 불러야 한다는 점에서 웬만한 공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소화하기 쉽지 않다.

 

 

그 가운데서도 박봉술제 ‘적벽가’는 송흥록-송광록-송만갑-박봉래-박봉술로 전승되어온 정통 동편제 소리다. 또렷하며 굵고 거친 통성으로 내지르고,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대마디대장단으로 툭 던지듯 놓는 소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박봉술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다 잘 불렀지만, 특히 ‘적벽가’에 뛰어났다. 박봉술제 ‘적벽가’는 여러 소리꾼이 이어받아 불렀는데, 송순섭과 김경호의 아버지이자 스승인 김일구가 대표적인 제자로 꼽힌다.

 

김일구는 구성진 목과 기교를 갖춘 명창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부친 김일구의 가르침을 받은 김경호는 ‘적벽가’를 엄정하고 정확하게 들려주는 대표 중견 명창으로 꼽힌다. 그는 2010년 ‘적벽가’를 처음으로 완창한 뒤,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완창 무대에 오르며 박봉술제 ‘적벽가’를 알리고 있다.

 

김경호 명창이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서 ‘적벽가’를 부르는 것은 2011년과 201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명창은 고어와 한자어가 많은 ‘적벽가’의 이면(裏面)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삼국지연의》를 수 차례 읽는 노력을 기울였다. 판소리 사설의 이면을 오랜 시간 고민해온 만큼 ‘조자룡 활 쏘는 대목’, ‘적벽화전’과 같이 박진감 넘치는 대목부터 ‘새타령’, ‘군사설움타령’ 등 처연한 아름다움을 지닌 대목까지 폭넓은 감정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하며 관객의 공감을 끌어낼 예정이다. 고수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장단(고법) 예능보유자 조용안과 국립창극단 기악부장 조용수가 함께하며, 해설ㆍ사회는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유영대가 맡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1984년 시작된 이래,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값어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최장수 완창 무대다. 2022년 하반기에도 전통에 대한 정체성을 지키며 소리 내공을 쌓고 있는 으뜸 소리꾼이 매달 이 무대를 통해 귀명창과 만날 예정이다.

 

전석 2만 원.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 02-2280-4114.

 

 

정석현 기자 asadal1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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