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축제에 선보인 인천 남사당놀이 완판공연

2022.11.08 11:10:54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600]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천년가무악》의 대표, 최영희의 광대 인생을 소개하였다.

 

춤꾼으로 시작해서 소리꾼의 영역까지 아우르고 있는 그는 2004년, <천년가무악>이라는 연희단을 창단하면서 부평풍물대축제, 잔치마당과 함께 나라 밖 공연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는 이야기, ‘명인 명창전’에 초청된 그는 춤으로 시작해서 소리, 연기까지 섭렵한 연예인데, 경서도 명창들에게 소리를 배웠고, 황해도 무형문화재 난봉가와 산염불의 이수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2016년에는 <대한민국 평화통일국악경연대회>에서 소리꾼으로 명인부 대통령상을 받았고, 국악뮤지컬로 ‘탁영금이나 수표교 연가, ’사자가 물고 간 꽃신‘ 등을 무대에 올려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이야기, 최영희는 춤과 노래, 소리극의 파수꾼으로 전통문화를 최일선에서 지켜가는 자랑스러운 예인이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이번 주에는 <26회 부평 풍물축제>에 초대된 <인천 남사당놀이보존회>가 펼친 6종목 완판공연 이야기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2022년 10월 1일 부평역 앞에는 대로를 막아 교통을 통제하고, 대축제를 마련했는데, 축제에 초대된 팀들의 대형 공연무대가 여기저기 마련되어 있었다. 각각의 공연은 객석이 마련되어 있었으나 이미 좌석은 꽉 찼고, 대부분은 둘러서서 공연을 감상하고 있어서 광장은 수많은 인파의 물결이었다. 그야말로 오랜만에 맞이하는 축제장의 분위기를 한껏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부평시민은 물론이고, 인천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풍물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풍물축제에 초대된 다양한 팀 가운데서, 이번 주에는 지운하, 남기문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인천 남사당놀이보존회>의 공연내용을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우선, 남사당놀이란 무슨 말이고, 어떤 내용의 놀이인가?

 

’남사당(男寺黨)놀이‘는 우리나라 민속놀이 집단의 대표적인 자리를 점해오고 있는 놀이로 그 전통은 조선조 중기부터 행해져 오늘에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점과 남성들만의 조직이며, 연행 종목도 ’풍물놀이‘를 비롯하여 ’버나돌리기‘, ’땅재주 넘기‘, ’줄타기‘, ’탈놀음‘, ’인형극‘ 등을 이어가며 연행한다는 점, 그 밖에 놀이 장소로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시장의 공터, 또는 마을의 너른 마당 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그래서 물건을 사고팔게 되는, 소위 시장(市場)은 언제부터 조성되었을까? 그래서 시장의 생리가 곧 남사당놀이의 연행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그 시기는 대략 조선조 후기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시기에 들어서면, 농업 생산력이 증대되고, 손으로 만들어 내는 수공업(手工業)이 활기를 띠면서 생산물의 상품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러한 상품들이 유통되고, 교환되는 소위, 시장이란 공간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던 시기는 조선조 후기에 와서야 가능했던 것이다. 곧 수공업이 발달하고 농업생산량이 증대되면서 시장의 생성은 필연이었다.

 

이렇게 여러 고을에 큰 시장이 형성되고,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유랑(流浪)예인 집단들도 모여들면서 공간의 확보가 시작되게 마련인 것이다.

 

 

지난 22년 10월 1일, 부평에서 열린 풍물대축제 현장에서 펼쳐진 남사당놀이 6종목 공연은 당일 저녁 4시부터 이어졌는데, 시작은 인형극, 일명 꼭두각시 놀음-탈놀음으로 이어졌다.

 

막 안에서 인형을 조종하는 연희자들의 대화는 북이나 장구를 치는 악사들이 상황에 맞게 처리해 주게 된다. 인형극은 인형의 ‘목덜미’를 잡고 놀린다고 하여 ‘덜미’라고도 불리는데, 박첨지놀음이나 꼭두각시놀음, 등의 말로도 불리고 있다. 참고로 덜미는 모두 40여 개의 인형과 10여 개의 소도구에 의하여 연출되며 전체 공연시간은 7~8시간이 걸리는데, 오늘은 그 일부를 소개한 것이다.

 

인형극의 연희자는 막 안에서 인형을 조종하는 ‘대잡이’와 인형과의 대화와 재담을 받고, 악사 역할을 하는 ‘산받이’로 구성된다. 참고로 이 인형극은 1960년대에 펼쳐진 전통문화 계승 운동의 하나로 옛 남사당패 연희자들에게는 재기의 발판을 제공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1964년 무렵 남사당놀이의 6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인형극>만이 문화재로 지정되었다가 뒤에 ‘남사당놀

이’ 전 종목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남운용을 중심으로 하는 <인형극회 남사당>이라는 단체는 1964년부터 활동을 재개하여 꼭두각시놀음이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받게 되었으며 그 이후, 예전의 남사당패가 연행했던 여러 연희 종목을 복원하고자 노력하여 전 종목을 복원해 낸 것이다. 축제 당일, 저녁 6시부터는 풍물놀이로 시작하여 버나돌리기- 땅재주 넘기-줄타기 놀음으로 이어졌는데, 하나같이 특별하여 다른 단체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종목들이다.

 

남사당 놀이집단은 ‘꼭두쇠’라 부르는 그 우두머리를 비롯하여 약 40~50명에 이르는 단원들로 구성된 집단이다.

 

이들은 주로 서민층을 대상으로 연행을 펼쳐 왔는데, 마을과 교섭해서 공연이 성사되면, 놀이판에는 사전에 줄타기를 위해 줄을 매고, 꼭두각시놀음을 위해 포장막을 치고, 마당 한가운데에서는 버나돌리기, 땅재주 넘기, 탈놀음, 등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현재 사양길에 들어선 남사당놀이가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운하, 남기문, 최종석, 등 몇몇 명인들에 의해 점차 활발하게 전승활로를 찾고 있어 반갑기 그지없다. (다음 주에 계속)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suhilkw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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