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동대사' 세운 백제 양변스님의 발자취

2022.12.05 10:47:52

[맛있는 일본이야기 671]

[우리문화신문=일본 나라 이윤옥 기자]

 

 

 

 

 

 

 

 

 

 

 

 

 

 

일본 나라(奈良)에 있는 동대사(도다이지, 東大寺)의 초겨울 풍경은 늦가을 분위기다. 어제(4일), 찾아간 동대사는 주말을 맞아 찾아온 인파로 초만원 상태였다. 인파 가운데는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단연 으뜸이다. 

 

나라(奈良)에 갔는데 동대사에 안 갔다면 그건 헛것을 본 것이라고 할 만큼 동대사는 나라의 독보적인 고찰(古刹)이요, 일본 전체를 통틀어도 동대사만한 고찰이 없을 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명찰(名刹)이다. 나라에는 고찰들이 즐비한데 특히 동대사를 포함한 고찰을 가리켜 ‘남도칠대사(南都七大寺)’라고 한다.  내친김에 남도칠대사를 소개하면,  동대사(東大寺, 奈良市雑司町)를 비롯하여 흥복사(興福寺, 奈良市登大路町), 서대사(西大寺, 奈良市西大寺芝町), 약사사(薬師寺, 奈良市西京町), 원흥사(元興寺, 奈良市芝新屋町), 대안사(大安寺, 奈良市大安寺), 법륭사(法隆寺, 生駒郡斑鳩町)다.

 

동대사를 개산(開山, 절을 처음으로 세움)한 스님은 백제스님 양변(良弁, 로벤)이다. 양변스님을 흔히 ‘매가 키운 스님’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는데 이에 대한 스님의 재미난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오우미국(近江國) 백제씨(百濟氏) 출신인 스님이 어렸을 때 일이다. 양변스님 어머니는 뽕밭 일을 하기 위해 어린 아들을 데리고 밭으로 나갔다. 아들을 뽕밭 한쪽에 두고 뽕잎을 열심히 따고 있는데 어디선가 커다란 매 한 마리가 머리 위를 빙빙 돌더니 어린 아들을 물고 가는 것이 아닌가!

 

놀란 나머지 하늘 높이 날아가는 매를 넋 놓고 쫓아갔지만 허사였다. 어린 아들을 물고 간 매는 동대사 이월당 삼나무에 걸어놓고 가버렸다. 한편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 나온 사람은 당시 승려의 최고 직책을 맡고 있던 았던 백제계의 의연(義淵)승정이었다. 그때부터 양변스님은 의연승정의 제자가 되어 수행을 쌓은 뒤 동대사 건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마침내 초대 주지에 추대된다. 이러한 이야기는 《곤쟈쿠이야기(今昔物語集: 일본 헤이안시대 말기에 성립된 설화집)》와 일본 최초의 불교통사인 《원형석서(元亨釋書: 일본 가마쿠라 시대에 한문으로 쓴 불교 통사(通史))》를 비롯한 여러 문헌에 소개되고 있다. 

 

한편, 어린 아들을 뽕 밭에서 잃은 양변스님 어머니는 아들을 찾기 위해 그로부터 정처 없이 떠돌이 길에 오른다. 양변스님 어머니는 아들을 찾기 위해 무려 30년을 하루 같이 전국을 뒤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동대사 근처에 와서 마을사람으로부터 동대사 주지스님이 매가 물어온 아이라는 말을 듣고 찾아가 꿈에도 그리 모자(母子) 상봉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일본의 유명한 인형극인 죠루리(淨瑠f璃)의 단골 주제인 죠루리기다유(淨瑠璃義太夫) 2절에 ‘이월당 양변스님의 유래’라는 이름으로 오늘날도 자주 무대에 오를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이월당(二月堂)이란 동대사 안에 있는 작은 가람으로 마당가에는 당시 양변스님을 매가 물어다 걸쳐놓은 삼나무가 있다.

 

동대사에는 입구인 남대문 건물을 비롯하여 동대사 대불(大佛)이 안치되어있는 금당(金堂, 大仏殿), 이월당, 삼월당 건물 그리고 비로자나대불상, 금동팔각등롱(金銅八角燈籠), 종루 등 국보급 건물이 많이 있다.

 

일본 화엄종의 대본산인 동대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찰로 일본 전역에서 일본인들이 찾아올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동대사 여행할 때는 1,300년전, 백제스님 양변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 찾아가는 길

*주소 : 奈良県奈良市雑司町406-1(東大寺, 도다이지)

*가는 길: JR나라에키(奈良駅)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긴테츠나라에키(近鉄奈良駅)에서 내리면 5분 거리에 있다.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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